조선 여인의 생활 공예를 조명하다 - <아름다운 궁중자수> 2013.08.21
자수는 여성의 예술적 감각과 오랜 시간의 공력(功力)이 만들어낸 생활공예이다. 하지만 현대 여성들에게 색실과 바늘을 이용한 자수는 어머니 세대의 생활 문화로 추억의 한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대로 접어들면서 여성들이 가정에서의 육아나 가사보다 남성과 동일한 공간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는 것에 ...
돌로 구축된 일상의 세계 2013.08.20
모든 이미지의 시작은 아마 돌로부터 기인하는 것 같다. 인간의 눈에 들어온 돌은 그 자체로 매혹적인 조형물이었다. 돌은 엄청난 크기의 산이 잘게 쪼개진 것이고 어마어마한 생애를 살아온 마지막 자취를 상처처럼 안기는 오브제다. 사람들은 그 돌의 피부를 하염없이 들여다보면서 온갖 이미지를 상상해냈고 그 ...
움직임에 시원함이 있고, 머무름에 아름다움이 있다 - <5색色 바람이 분다> 2013.08.13
한 여름에는 코 끝 시렸던 겨울이, 한 겨울에는 팥빙수 한 그릇과 함께 물놀이를 즐겼던 여름이 그리운건 지난 계절을 열심히 보냈다는 증거이다. 이번 여름도 열심히 보내고 있는 탓인지 무덥고도 무덥다. 그래도 이렇게 더워야 여름 아니겠는가. 덕분에 달콤한 여행이나 휴가를 기다리는 재미로 반년을 보냈으...
사람이 사람을 위해 사람을 그리다 - <역사 속에 살다 : 초상, 시대의 거울> 2013.08.01
우리는 글로 남겨진 역사를 통해서 사건들의 결과를 읽는다. 그러나 다큐나 사극은 우리로 하여금 역사적 결과를 이끌어낸 인물들이 왜 그런 결단을 내렸는지, 왜 그런 고민을 했는지 그 과정을 상상하고 추론하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초상화는 바로 그 역할을 아주 오래전부터 해왔던 시각적 장치들이다. 이번 특...
어찌 더 아름다울 수 있겠습니까 - <찬란한 빛, 장신구 「조선여인의 노리개」展> 2013.07.23
보나장신구박물관은 일 년에 두 번, 특별전을 할 때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장신구, 민예품, 공예품 등 1만 5천여 점을 보유한 이곳은 현대미술 전시가 주를 이루는 인사동에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흔치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특별전을 그냥 지나칠 수없는 이유는 소장품만으로 이루어...
컵에 담긴 귀 2013.07.16
성정원,can you hear me,2013,가변설치 성정원은 디지털프린트 된 모르스 부호를 벽면에 가설하고 천장에는 컵을 뒤집어서 매달았다. 그것은 마치 갓을 쓴 알전구처럼 늘어져있다. 벽면에는 그림을 그리고(벽에 부착한 프린트) 종이컵은 바닥을 향해 내려져있다. 컵의 내부, 바닥은 하나의 ...
셀프 포트레이트에 담긴 시대의 고뇌 -<표암 강세황 탄신300주년 기념특별전 > 2013.07.09
18세기 문인화가 표암 강세황(豹菴 姜世晃1713-1791)의 또 다른 얼굴은 셀프 포트레이트의 마니아였다. 300년 전에 태어난 표암이지만 그는 요즘의 셀카 유행처럼 자기 얼굴에 관심이 많았다. 당시는 자기 얼굴이든 남의 얼굴이든 초상화를 그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셀프 포트레이...
조상의 삶과 함께한 장식화의 세계를 조명하다 -<길상, 우리 채색화 걸작전> 2013.07.01
채색화는 수묵화보다 역사적 시간의 길이가 훨씬 오래다. 채색화의 기원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찾을 수 있지만, 삶의 일부로 자리했던 친숙함 때문인지 수묵화에 비해 그 소중함과 가치를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이유는 조선시대를 이끈 사대부들이 유교 문화의 영향을 받아 그림을 인격 수양의 방편...
마음의 눈으로 보는 자연 2013.06.25
전시명:김정숙展 장소: 인사아트센터 기간: 2013.7.3-7.9 김정숙, 축복, 한지에 채색, 2013 공간이란 생의 근원적인 인식소다. 그것은 그 공간에 거주하는 이의 심성과 정신, 그리고 사물과 세계를 보는 눈을 형성하는 ...
1000년을 이어온 명문가 - <용인이씨(龍仁李氏)> 2013.06.25
우리나라 인구 중 가장 많은 성씨는? 이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대다수는 김·이·박씨 순으로 답변하지 않을까 싶다. 올해 4월에 작성된 뉴스기사에 의하면 김·이·박씨 아래로 최·정·강에서 정·최·조 순으로 바뀌었을 뿐이라고 하니사회 통설로 내려오던 다수 성씨 순위 1,2,3위는 아직까지 부동인 듯하다....
명작으로 만난 근세와 근대의 거장들-<근대미술명품전 Ⅳ> 2013.06.18
기술 발달로 복제품이 진품 이상으로 리얼해진 시대가 됐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디테일까지 정교한 사진술이 복제해주니 진품의 가치가 시들하게 보일 수도 있다. 루브르 같은 곳에서 모나리자 앞으로 달려가 사진 한 장 덜렁 찍고 그림 감상은 도록 속 사진으로 대신하는 보통 사람들의 생각도 이 때문일 것이다. ...
미움의 틀을 해체하다-<야나기 무네요시>전 2013.06.11
식민지 조선에서 희끗희끗하게 배를 드러낸 생선처럼 기사가 깎인 신문의 지면은 그리 낯설지 않다. 1920년 4월 15일자 『동아일보』 2면의 일부도 깎인 채 발간되었고, 이튿날 같은 면에는 ‘당국의 忌諱에 觸하야’라며 검열에 따른 게재금지로 기사의 일부를 삭제하느라 배달이 지연되었노라고 사과문이 실렸다...
유령의 집을 해체하다 2013.06.05
2012년부터 송은 아트스페이스는 연간 국가 프로젝트로서 해외의 알려지지 않은 젊은 작가를 한국에 소개하는 전시를 기획해 왔다. 작년에 선보인 “스위스 젊은 작가전”에 이어 올해는 지난 3월 15일부터 6월 8일까지 프랑스의 젊은 작가 12명을 소개하고 있다. 뒤샹, 마티스, 마그리드 등 미술사의 획을...
분출하는 욕망, 흔쾌한 일상-<상상의 나라, 민화여행>展 2013.05.29
정갈한 대리석 계단, 짙은 회색의 안정된 공간에서 '민화'들이 찬란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불과 이십여년 전만 해도 민화로 논문을 발표한다면 교수님의 비난과 동료들의 코웃음을 감내할 수 있을 만큼은 민화를 사랑했어야만 했다. <책거리> 8폭병풍 중 19세기 후반, 종이에 채색,...
구상과 추상사이의 돌 2013.05.22
전시명:한중옥展-시각과 인식 장소: 그림손갤러리 기간: 2013.5.22-5.28 한중옥, 종이에 크레파스, 2013 한중옥은 제주도의 용암석을 그리고 있다. 그는 오로지 돌의 피부에 근접해서 그 표면을 애무하듯이 그린다. 화면을 가득채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