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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금산갤러리 큐레이터)

전시 제목 : France in SongEun - The French Haunted House: 프랑스 젊은 작가
전시 기간 : 2013년 3월 15일(금) - 6월 8일(토)
관람 안내 : 월요일-토요일, 11:00-19:00 (일요일 휴관) / 무료 관람
전시 장소 : 송은 아트스페이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18-2)
참여 작가 : 네일 벨루파 (Neïl Beloufa), 줄리 베나 (Julie Béna), 죠나탕 비네 (Jonathan Binet), 다미엥 카디오 (Damien Cadio), 기욤 콩스탕탱 (Guillaume Constantin), 엠마누엘 라갸리그 (Emmanuel Lagarrigue), 플로랑스 뤼카 (Florence Lucas), 테오 메르시에 (Théo Mercier), 엘자 사알 (Elsa Sahal), 엘레오노르 쌩타냥 (Eléonore Saintagnan), 줄리앙 살로 (Julien Salaud), 스테판 비니 (Stéphane Vigny) 총 12명

2012년부터 송은 아트스페이스는 연간 국가 프로젝트로서 해외의 알려지지 않은 젊은 작가를 한국에 소개하는 전시를 기획해 왔다. 작년에 선보인 “스위스 젊은 작가전”에 이어 올해는 지난 3월 15일부터 6월 8일까지 프랑스의 젊은 작가 12명을 소개하고 있다. 

뒤샹, 마티스, 마그리드 등 미술사의 획을 그은 근현대 미술대가들의 태생국가인 프랑스에서 그 거장들의 역량을 어떻게 계승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송은에서 기획한 “France in SongEun, “The French Haunted House : 프랑스 젊은 작가전”은 쉽지 않은 의미를 지닌 전시라고 볼 수 있겠다.

20대후반부터 30대 초중반 연령대의 프랑스 작가 12명과 함께 진행된 본 전시에서는 송은의 독특한 기획의도가 돋보인다. 프랑스 현지 독립 큐레이터인 가엘 샤르보(Gael Charbau)와 함께 기획한 이번 전시는 크게 두 개의 중심 내러티브로 나뉜다.
그 첫번째는 전시가 젊은 작가들과 서양미술사와의 관계를 조명하며 현대 미술 대가들의 예술적 레거시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물들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작품 개별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 점이다.   

#1 Flexibility in medium
일찍이 레디메이드라는 매체에 대해 제재를 넘어서 하나의 장르로 까지 발전시키며 개념미술의 선조가 된 마르셀 뒤샹, 인상파, 입체파를 넘어 다다의 사조를 아우른 피카비아, 초현실주의의 대중화를 이끄는 마그리트 등 이름만으로도 그 위상을 실감나게 하는 현대미술의 대가들이 그들의 후예에게 남긴 것은 표현매체의 자유로움이다.


스테판비니 <샤르보> 2013, Mixed Media, Variable dimensions, On-site production, Courtesy Galerrie Claudine Papillon, Paris

물론 미술 작가들이 자신의 창작세계와의 소통을 위해 선택하는 미디어는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로 기대치 못한 매체들이 미술이라는 장르로 들어오게 되면서 전통적인 매체 존재가 때로는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반면 새로운 매체를 미술 작품으로 대하게 될 때 관람자는 작가의 매체 선택 의도를 새로운 자극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엠마누엘 라갸리그 < We are not prepared, this is the great fault, we are not prepared to the shake of things > 2013  Sound installation, various dimensions

이러한 점에서 사운드, 빛, 영화배우들의 표정을 담은 필름, 디지털 이미지, 레디메이드 오브제 등을 소통의 도구로 삼은 12명의 프랑스 젊은 작가들이 누리고 있는 매체 선택의 자유로움은 꽤나 인상적이다. 또한 그러한 작품들로 대중과 소통이 되는 그들의 문화적 교양과 관대함이야말로 대가들의 유산일 것이라 생각된다. 


테오 메르시에 <투명 가족> 2012 Resin 190x140x70cm


#2 The interesting movie as an exhibition

전시의 두번째 서술방법은 작품들 사이의 연결 관계들을 흥미롭게 적용한 방법으로 작품들간의 연결성을 토대로 영화 같은 한편의 해체주의적 창작물을 구성한 것이다.


죠나탕 비네 <가능한 한 멀리> 2012 Variable dimensions

전체성을 부정하며 분해와 해체라는 부정적 개념을 통해 새로운 하나의 가능성을 창조해내는 해체주의적 관점을 취한 이번 전시는 하나의 고정된 사유로 프랑스의 동시대 미술을 읽어내고자 하는 관람자에게 오히려 하나하나의 작품을 분리하도록 제안하며 그렇게 프랑스의 동시대 미술을 이해하기를 요구한다. 이는 해체주의 비평이 시작된 바 있는, 지극히 프랑스적인 관점이다.

“The French Haunted House”라는 영화의 감독처럼 작품을 편집(설치)한 송은 미술관의 안내문에 따르면 아래와 같이 유령이 등장하는 한편의  프랑스 영화로 본 전시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영화 배우들 - 다미엥 카디오(Damien Cadio)의 회화 작품, 테오 메르시에(Théo Mercier)의 조소 작품, 엘레오노르 쌩타냥(Eléonore Saintagnan)의 비디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영화의 배경 - 엘자 사알(Elsa Sahal)의 도자,  네일 벨루파(Neïl Beloufa)의 설치 작품, 플로랑스 뤼카(Florence Lucas)의 프린트 이미지, 기욤 콩스탕탱(Guillaume Constantin)의 디지털 이미지 슬라이드 쇼에, 조나탕 비네(Jonathan Binet)의 래커 스프레이 작품
음향 -  줄리 베나(Julie Béna)의 사진 작품, 줄리앙 살로(Julien Salaud)의 엠마누엘 라갸리그(Emmanuel Lagarrigue)와 스테판 비니(Stéphane Vigny)의 설치 작품
 
                                       


다미엥 카디오 < Untitled 5 > 2011 Charcoal on paper 30x40cm


네일 벨루파 <지질 구조-Charbau Seoul > 2012, Mixed media, Variable dimensions, On-site production

미술 전시를 기획함에 있어서 영화 감독과 전시 기획자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영화 감독은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대본을 시각화하지만 전시 기획은 하나의 전시를 이루는 미술작품 각각의 다각적 감상 기회를 항상 열어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면에서 이번 전시는 해외의 실험적 미술 공간에서나 많이 접할 법한 해체주의라는 난해한 구성방법을 취하여 관람객으로 하여금 색다른 기획의 시각을 접하게 해준다.

글 김지혜(큐레이터)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0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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