パパ(아빠) ㅈㅜㅇㅅㅓㅂ - <이중섭의 사랑, 가족> 展 2015.01.20
내가 제일 좋아하는 태성군.그 후로도 건강하지?아빠가 그린 그림을 보고...“아빠는 다정해서 정말 좋아”라고 엄마에게 얘기했다면서.아빠는 기뻐서 어쩔 줄 모르겠다.더욱 더 재미있는 그림을 그려 보내줄게.안녕아빠 중섭.-태현 형이 공부할 때는... 방해하지 말고 밖에서 놀도록 하렴.이중섭의 굴곡지고 스산한...
진경산수화가 없었다면 조선 회화는 얼마나 밋밋했을까 - 간송문화 제3부 <진경산... 2015.01.14
한때 세상을 호령하던 노키아나 소니의 몰락과 추락을 보면 영웅호걸의 흥망성쇠만이 역사가 아닌 듯하다. 富도 마찬가지다. 식민지시대 조선에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큰 부자들이 더러 있었다. 공주갑부 김갑순은 ‘민나 도로보데스’라는 천하의 명대사名臺詞를 남겼지만 역사 속에서 자취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정선...
붓질 속에 숨 쉬는 기억속의 추상 <송현숙 개인전> 2014.12.16
송현숙은 바탕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덧칠하는 전통 템페라 화법으로 몇 가닥의 선을 그었다. 결정적인 단 한 번의 붓질로 이루어진 이 단호한 그림은 구체적인 대상을 재현한 그림도 아니고 형식적인 추상화의 붓질로 아니다. 그 선들이 모여서 기이한 이미지를 자꾸 연상시켜준다. 추상화이면서 동시에 내용과 이미...
고대로마회화의 새로운 만남 - 국립중앙박물관 <로마제국의 도시문화와 폼페이>전 2014.12.10
시간은 불가역(不可逆)이다. 어느 누구라도 결코 거꾸로 되돌릴 수 없다. 앞으로 가볼 수 없는 것도 물론이다. 이 절대적인 장벽 앞에 인간은 그래서 평등함을 느낀다. 인간 존재에 따라붙는 숙명 같은 것을 느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 불가역의 장벽에 바람구멍 같은 숨통을 틔어주는 것이 과거로의 여행이...
차이를 발생시키는 회화 <고지영 개인전> 2014.12.03
고지영의 회화는 안개에 갇혀있다. 안개는 대상을 지우고 덮어나가다가 조금씩 출몰시킨다. 그것은 완전한 무(부재)도 아니며 그렇다고 온전한 것도 아니다. 지시성과 은폐 사이에 머뭇거리는 회화, 가시성과 비가시성 사이를 오가는 회화다.그린 듯 그리지 않은 그림이자 구상과 기하학적 추상회화 사이에 머뭇거리며 ...
'제로'의 상태로 환원된 정물화 <조르조 모란디: 모란디와의 대화> 전 2014.11.26
조르조 모란디(Giorgio Morandi, 1890-1964)는20세기 전반 이탈리아 미술에서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하나지만, 가장 난해한 인물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에 어머니와 누이와 살던 집, 그리고 성인이 되어 살던 집, 이 두 곳을 거의 떠나지 않고 똑같은 항아리와 물병, 상자나 기껏해야 창밖...
오늘의 칠기, 그리고 내일의 가능성과 저력 - 한국나전칠기박물관 개관전<한국 나전... 2014.11.19
곱게 다듬은 기물면에 칠을 반복해 올려 갖춰진 부드럽고 탄탄한 질감과 광택. 자개를 일일이 다듬고 오려 선과 면을 만든 장식의 화려한 형태와 빛깔. 송나라 사신 서긍이 ‘매우 정교하고 세밀하다(極精巧, 細密可貴)’고 극찬할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고려의 나전장식과 칠 기술은 조선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1...
기억과 상상의 투쟁적 공간 - <근대회화> 대한제국에서 1950년대까지 2014.11.12
1876년 개항 이후 조선은 열강의 침탈 속에서 자구책을 강구해야 했다. 그리하여 제국(帝國)으로서의 꿈이라는 명(明)과 활조차 지니지 않은 채 제국주의의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외교적 세상에 노출된 암(暗)이 공존하는 공간이 탄생하였다. 일제 식민경영의 시기가 우리의 근대기와 맞물려 있음으로 인하여 서양...
제국 흉내에 그친 총독부박물관의 동양 수집 - <동양을 수집하다> 2014.11.05
국립으로 운영되는 세계의 박물관도 크게 보면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소장품이 자국에 한하는 박물관이 있는가 하면 여타 지역, 민족, 국가의 유물도 함께 소장하고 있는 곳이다. 후자에 관해서는 당연히 이런 설명이 가능하다. 제국주의의 경험이 있는 나라들의 박물관이라고.대영박물관, 루브르박물관, ...
혜곡 최순우 30주기 추모전 <분향, 향로와 향> 2014.11.05
어떤 박물관 혹은 미술관의 전시가 되었든 작품의 감상은 주변의 상황에서 완전히 독립적일 수 없다. 코 끝에 향이 스치고, 가을 햇살이 감나무에 열린 감 사이로 비쳐 뒤꼍의 돌 항아리를 비추고 있는데 한중일 향로의 특색을 비교해서 보려는 노력은 얼마나 아득한 일인지.문화유산을 시민의 것으로 지켜내려는 내셔...
어떤 나무로 자라날까 <투모로우Tomorrow 2014> 1부: 발아 SPROUT 2014.10.29
한국 동시대 미술의 잠재적인 흐름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줘온 ‘투모로우 TOMORROW’展이 올해로 벌써 6회를 맞이했다. 올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에서 열리게 되어 현재 전시중인 이번 투모로우 전의 1부의 주제는 ‘발아(發芽)’. SPROUT. 이 제목은 투모로우의 취지를 담고 있으면서 올해의 맥락...
컬렉션,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실력-< 새롭게 선보이는 우리 문화재 > 2014.10.22
컬렉션은 단순히 물건을 모으는 일만이 아니다. 무얼 모으든 간에 안목이 전제가 돼야 한다. 자기 실력이든 주변에서 빌려온 실력이든 이것이 없으면 컬렉션은 단순히 모아서 쌓아놓은데 불과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박물관의 실력은 국내 최고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고려나전경함 높이 22.6cm ...
글씨의 기세란 외로운 소나무가지 하나와 마찬가지다 - <추사정화秋史精華- 간송미술... 2014.10.14
사람의 마음에는 묘한 데가 있다. 삐까 번쩍한 신관으로 안내받기 보다는 칠 벗겨진 낡은 탁자에 엉덩이가 부딪치는 구관에 앉아있어야 무언가 제대로 대접을 받는다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간송의 올드팬들도 모르긴 해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직성수구(直聲秀句)> 각 122.1x28.0cm 182...
여전히 아름다운지-<한국의 팔경문화_수원팔경> 2014.10.14
‘수원’하면 떠오르는 것은?어느 지역을 말했을 때 이름난 명산이나 명소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으나 젊은 세대에게는 유명한 음식이나 줄서서 기다린다는 맛집이 먼저 떠오르기도 한다. 바쁜 일상 탓도 있지만 즐거움을 가장하여 현혹하는 유혹거리로 인해 자연을 둘러볼 여유가 ...
함부로 쓰면 장 팔십에 처하노라 - <조선 청화, 푸른빛에 물들다> 2014.10.01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도자기는 누가 뭐라 해도 백자일 것이다. 그런데 그 백자 위에 미지의 이국을 상징하는 푸른 안료로 그림을 그린 청화백자 역시 그 조선시대 내내 제작된 사정과 그 쓰임의 위상을 보면 백자와 나란히 가히 조선을 대표하는 또 다른 도자기라 할 수 있다. 공작석과 청금석(라피스 라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