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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나무로 자라날까 <투모로우Tomorrow 2014> 1부: 발아 SPR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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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투모로우 2014> 1부: 발아 SPROUT
장 소 :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 디자인박물관
기 간 : 2014. 10. 9 - 2014. 11. 2

한국 동시대 미술의 잠재적인 흐름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줘온  ‘투모로우 TOMORROW’展이 올해로 벌써 6회를 맞이했다. 올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에서 열리게 되어 현재 전시중인 이번 투모로우 전의 1부의 주제는 ‘발아(發芽)’. SPROUT. 이 제목은 투모로우의 취지를 담고 있으면서 올해의 맥락을 좀더 분명히 표현하는 말이다. 간송의 보물창고가 DDP에서 전시되었던 것을 계기로 ‘아직 싹틔우지 못한’ 한국 미술에 양분을 주어 미래의 울창한 숲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인데, 우리 문화예술의 정체성, 중요성을 지켜나가는 맥락에 방점을 찍는다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강석호, Trans-Society #4(Book), book, wood, glass, acrylic, 48.7x42x10.1cm, 2013
Trans-Society 프로젝트는 흰개미라는 생물학적 사회를 책에 이접시켜 책을 갉아먹으면서 길을 내고 집을 짓게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책은 점점 지워지고 흰개미 사회가 생성된다.  



김병호, Garden, aluminum, steel, powder coating, 280x750x250cm, 2013
김병호는 자신의 작업이 시스템, 규범, 모듈 등과 같이 문명의 진행과 함께 자연발생된 합리성에 대한 접근이라고 말한다.
생산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낸 제품을 자신의 작품 속 부품으로 만들고 동시대 생산 시스템을 작품 안으로 끌어들인다.



박민준은 자신의 작품 속에 유럽 신화나 이집트, 동양 철학, 종교 등을 등장시켜 과거의 거장의 회화적 견지를
자신의 시각으로 다시 재구성하여 다른 이야기를 담는다.



이세현, Between Red-187(부분), oil on linen, 334x745cm, 2013
이세현은 풍경이 무수한 단편들의 섞임이라고 말한다. 이 풍경의 특정한 부분이나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건
속에 이데올로기가 직접 드러나지는 않지만 시각예술이 정치적인 메시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을
당연한 듯이 드러낸다. 그의 풍경화는 들여다볼수록 강력한 정치적 층위를 찾아간다.




박물관에 진열된 기록화를 보고 느낀 감응에 대한 의심으로 작품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최현석은 수많은 기록화가 사실을 기록하고자 하는 목적보다는 권위의식의 전유물은 아닌지 의심하면서 기존의 권위의 박제화에 불과했던 기록화를 순수한 기록의 의미로 전복시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설치, 회화 외에 디자인과 공예 부분의 주목 받는 작가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다. 도예 작가인 이가진은 고려시대의 청자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 우리 청자를 재해석하여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그 기술적 토대를 과거가 아닌 현대로 옮겨왔다. 예외적으로 두껍게 유약을 바르고 높은 온도로 소성하여 청자의 맑고 서늘한 푸른 색감을 극대화시키는데, 이렇듯 유약을 두껍게 시유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기술적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에서는 청자 같기도 하고 옥 같기도 한 독특한 물질감이 느껴지고, 물방울을 연상시키는 형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며 주목받고 있다.









이윤희는 소박한 백자가 아니라 욕망을 담은 듯한 백자 오브제로 주목받는 현대 도예작가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벽면을 채우는 부조 백자로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간송문화전이 열렸던 DDP 디자인박물관의 같은 자리에 훈민정음 해례본을 놓고 그 주변에 한글 텍스트를 이미지화하여 작업하는 신진작가의 작품을 배치한 것이 주제의 가장 직접적인 표현이다. 전해 내려오는 것들에서 새삼 발견하는 아름다움, 과학성, 거기에 동시대의 고민을 담는다는 면에서 박윤경의 작품을 상당히 설명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박윤경의 러그 작업은 인터넷 문화 속 신조어와 한국의 전통적 인장 형식을 혼합하여
공적인 넷 공간과 사적인 공간의 관계 설정, 과거와 현재 속 텍스트 혹은 언어에 대한 작가의 시각을 보여준다. 


다양한 시각예술의 범주 안에서 한국미술의 현황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는 전시를 지향한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 큰 목표였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우리만의 숨겨진 보물 같던 ‘간송 컬렉션’이 ‘동대문 운동장’이 있던 자리에 건설된 ‘쇼핑관광의 메카’가 된 곳 맞은편에 지어진 ‘세계적인 건축가’의 건물 안에서 오픈 되었다는 사건과 한국 미술의 갈 길을 연결하고자 했던 부분은 또 다른 시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대되는 신진작가들을 조망하여 국내외에 알리고자 하는 수많은 노력들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또 희망을 가지게 된다. 꿈나무라는 지칭에 새싹이라는 지칭에 부담가지지 말기를.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파고드는 젊은 작가들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11월2일까지의 1부 전시가 끝나고 설치를 위한 휴식기 후 11월8일부터 2부 문화지형도(Culture Print)가 열린다. 간송문화전에 비해 썰렁한 전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기를 기대해 본다.

글 SmartK C.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1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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