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린의 전통공예이야기] 21. 전통의 계승과 변용,입사향완 ②: 조선시대 2020.05.27
조선은 고려시대까지 국교였던 불교를 억제하고, 유교를 숭상하는 정책을 취했다. 조선 개국의 선봉에 섰던 정도전(鄭道傳, 1342-1398)이 『불씨잡변(佛氏雜辨)』이라는 저술을 통해 성리학적 입장에서 불교의 교리를 비판해 숭유억불정책의 당위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 후 성리학자들에 의해 불교에 대한 비판...
[한국미술을 이끈 전시] 24. 조선 시대 생생한 삶의 현장, 풍속화 전 2020.05.20
한국은 살기 힘든 나라라고 한다. 우리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게 보는 경우가 많다. 일본 같은 데에서는 매스컴에서 한국의 합계 출산율 저하 문제를 소개할 때 한국은 경쟁이 극심해서 여자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그 이유를 댈 정도이다. 실제로 한국 사회의 경쟁은 악명이 높다. ...
[한국미술을 이끈 전시] 23. 천하 명필 한석봉의 뒤늦은 소개 2020.05.13
조선은 뼛속까지 신분제 사회였다. 부모를 잘 만나는 것이 최대의 성공인 나라에서 양반이 아닌 사람들은 신분 하나로 재능, 심성 나아가 교양과도 무관하게 심하게 평가절하됐다. 성종 때 그림 잘 그린 화가 석경은 재주를 아낀 왕이 그를 정3품 당상관으로 직위를 올려주자 하자 사대부들이 벌떼같이 일어나 반발하...
[한국미술을 이끈 전시] 22. 때를 잘못 만나 불운했던 서예 특별전 2020.05.06
헌걸찬 사람이라도 때를 만나야 영웅이 되는 법이다. 시운이 뒤따르지 않으면 제아무리 뛰어나도 초야에 묻혀 잊히는 게 운명이다. 전시 중에도 그 의미와 무관하게 얄궂은 운명의 장난에 휩쓸려 유야무야(有也無也)되고 만 전시가 있다. 특히 80년대 전시에 그런 불운을 맛본 전시가 더러 있었다. 80년대는 말할...
[한국미술을 이끈 전시] 21. 조선의 옛 서정을 처음 화폭에 담은 大畫家 2020.04.29
미술하는 사람들이 가끔 술자리에서 하는 말이 있다. 조선 최고의 화가를 꼽는다면 누구를 꼽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어 다르겠으나 크게는 겸재파와 단원파로 나뉜다. 겸재를 지지하는 사람이나 단원을 지지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름대로 이유가 정연하다.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
[김세린의 전통공예이야기] 20. 뜻을 담아 불전에 올린 예물, 입사향완①: 고려... 2020.04.29
향완(香垸)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입사공예품의 대표적인 기종이다. 향완은 향로의 일종으로 공간에 놓고 사용하는 거향로(居香爐)이다. 형태는 전체적으로 현재의 와인잔과 주발 형태를 하고 있는데, 향을 넣는 완부분과 완을 받치는 대(臺)로 구성되어 있다. 향완의 기원에 대해 학계에서는 삼국시대 토기, ...
[특집] 와독臥讀 - 누워서 읽는 한국 회화 도서 체크리스트 2020.04.22
윈스턴 처칠이 그랬다던가, "누울 수 있으면 절대 앉지 말라"고.이 말은 물론 게으름을 찬양하는 말이 아니라 에너지를 비축해 더 많은 일을 하라는 의미였겠지만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진 요즘에는 엄청난 유혹이 된다. 기왕 누워서 빈둥빈둥할 거면 조금이라도 인생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야 될 터. 바...
[한국미술을 이끈 전시] 20. 국내에서 처음 열린 ‘세계 최고’의 고려 불화 ... 2020.04.22
1993년 12월 23일은 한국의 문화재 역사에 더할 나위 없이 자랑스러운 유물이 세상에 처음 공개된 날이다. 백제 미술의 백미이자 한국 미술사를 다시 써야 할 만한 백제금동대향로가 이날 언론에 최초로 공개됐다. 부여에서 발굴된 이 향로는 훤칠하게 큰 키에 연꽃을 물고 하늘로 올라가려는 용을 받침대로 삼...
[김노암의 청년작가 시리즈] 조성훈 2020.04.21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작품에 매료되는 것을 넘어서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부조리하며 고독한지 깨닫게 한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미학적으로 아름다우며 경제적으로 부가가치가 높다하더라도 나의 존재라 문제와 만나면 하나의 계기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다. 이런 관점에서 작품이란 시간 속에 ...
[한국미술을 이끈 전시] 19-2. 중국과 교류의 새 문을 연 베이징 고궁의 명화... 2020.04.08
청초에 황실의 주목을 받으며 이후 정통 화파로 자리 잡은 사왕오운(왕시민, 왕감, 왕휘, 왕원기, 오력, 운수평)의 그림도 모두 소개됐다. 가장 연장자이자 영수인 왕시민(王時敏 1592-1680)이 그린 <방예산수도(仿倪山水圖)>는 스승인 동기창이 ‘필법 위주의 그림이라면 반드시 예찬을 따라야...
[한국미술을 이끈 전시] 19-1. 중국과 교류의 새 문을 연 베이징 고궁의 명... 2020.04.08
명청회화전 도록 표지1983년 5월5일 어린이날. 신문기자까지도 하루를 쉬면서 어린이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그날 80년대식 머리로는 금방 이해가 안 될 사건이 일어났다. 중국 선양에서 상하이로 가던 민간항공기 한 대가 오후 2시쯤 춘천의 미군비행장에 내려앉은 것이다. 밀거래 등 범죄와 어느 정...
[김세린의 전통공예이야기] 19. 사찰에 은은한 향을 채운 조선시대 사찰의 입사향... 2020.04.08
조선시대 사용된 입사로 표면이 장식된 금속 향로는 전해지는 유물이 많지 않다. 그러나 각각이 지니고 있는 개성이 뚜렷하다. 특히 표면에 입사로 장식된 각종 문양들은 장식을 위한 문양들도 있지만, 향로가 사용되는 곳과 용도에 따라 갖춰지는 법식과 상징이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또, 일반 가정이나 왕실에서 ...
[한국미술을 이끈 전시] 18. 교과서 속 스키타이 문화 최초 국내소개 2020.04.01
도록 표지흔히 ‘한국미술사’라고 하지만 거기에는 미술사뿐만 아니라 고고학 내용도 들어있다. 먼 고대에 살았던 사람들이 어떤 미적 목적을 생각하고 돌도끼를 깨고 토기를 굽지는 않았을 테지만 거기에도 수천 년 뒤에 발현(?)될 어떤 미적 요소의 단서가 있다고 보고 미술사라고 하면 어느 나라든 보통은 구석기,...
[한국미술을 이끈 전시] 17. 국가적 大사업에 先公後私 정신으로 열린 시민소장품... 2020.03.25
1985년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 저녁. 일찍 해가 져 바람이 한창 쌀쌀하게 느껴지는가운데 세종로 한복판의 세종문화회관 지하 1층 전시실에서 따뜻한 스팀 난방 가운데 성대한 전시 오프닝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이원홍 문화공보부장관, 염보현 서울시장, 박현태 KBS 사장 등이 귀빈이 참가해 「...
[한국미술을 이끈 전시] 16. 옛 그림 마지막 세대들의 박물관 입성 -한국근대회... 2020.03.18
한국 현대정치학에는 팔칠 체제라는 말이 있다. 일반에게는 생소한 감이 있지만 사전을 보면 ‘1987년을 기점으로 한 민주화 이후의 한국 사회의 정치변동과 특질을 통칭하는 개념’이라고 돼 있다. 이 해설을 보면 팔칠 체제라는 것이 온 국민이 모두 동참하다시피 한 1987년의 민주화 운동 이후에 전개된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