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미술을 보는 또 다른 시각-'한일 근대미술의 눈-조선에서 그리다' 2015.04.22
귀에 익숙하지 않은 하야마(葉山)라는 시골 마을의 미술관을 찾아가는 마음은 여러가지 면에서 편치 않았다. 천왕의 별장이 있어 일본인들에게는 고귀하게 생각되는 특별한 곳이라는 사실이 그랬고, 이런 외진 곳에 그럴듯한 근대미술관이 있다는 사실 또한 그랬다. 이곳에서 일제강점기 한일미술교류에 관한 전시회를 연...
한국적 현대 문인화의 세계를 접하다 -<오채묵향五彩墨香-송영방> 2015.04.21
우현 송영방(又玄 宋榮邦, 1935- )은 서양화가 한국 화단을 빠르게 잠식해 갔던 시대 조류를 거스르며 현대적 한국 문인화의 세계를 구축한 대표적 원로화가이다. 이번 전시회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기획한 한국현대미술작가 시리즈 한국화 부문의 두 번째이며, 그에게 있어서는 1984년 현대화랑에서 개최했던 첫...
나무, 익숙하면서 기이한 타자 - 심안(心眼)으로 본 타자 2015.04.14
<심안으로 본 타자>전은 자신의 주변에서 만난 익숙한/기이한 타자를 접하는 시선을 모아본 전시다. 사진과 회화를 통해 이들 7명의 작가들은 자신의 일상에서 만난 자연(나무)을 주목해서 그리고 찍었다. 그것이 어느 날 자신에게 다가와 감정의 파문을 일으키는가 하면 익숙한 세계에 구멍을 내고 파열...
기억 속 시간의 흔적 - 김진숙 개인전 2015.04.08
김진숙은 산책자가 되어 강철과 유리로 빛나는 도시를 소요한다. 문득 건물의 창과 빛나는 물질에 표면에 비춰진, 포착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도시공간은 자신의 모습을 수시로 받아주고 내뱉고 비춰주기를 반복한다. 그러자 이 기이한 통로, 창문은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 가로질러 놓여있는 다리 같다. 자신의 시...
자신의 근원적 감정에 대한 경험-추상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展 2015.04.07
ⓒ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회화를 음악과 시가 지닌 통렬함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어서 화가가 되었다”고 했던 마크 로스코(1903-1970). 확실히 극한적인 추상으로 치닫는 그의 작품들은 영혼을 ...
생성과 소멸의 순환자리 - 윤정원 개인전 2015.04.01
윤정원은 꽃과 별을 그린다. 꽃과 별은 서로 다른 공간에 존재하지만 그림 속에서는 분리되지 않는다. 사군자의 하나인 국화가 별의 모양으로 변형되거나 새의 날개가 달리는가 하면 심장 형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그 꽃은 꽃이라는 단일한 주체가 아니라 변신과 변화를 거듭하는 애매한 존재가 된다.‘나’는 지...
내 손 안의 소리, 소리를 넘는 자본에 대한 은유 - 폴 리(Paul Lee) 개... 2015.03.25
손안의 핸드폰이 사라진 순간 혼비백산(魂飛魄散)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거기에는 언제든지 “내가 돈이 필요해”라는 문자만 날려도 도움의 손길을 건네줄 이들의 명단이 저장되어 있다. 또한 내일 무슨 주제의 회의가 몇 시에 있는지, 홈쇼핑의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무엇인지 그리고 은행거래 인증서까지. 게...
흙으로 응고시킨 영속성 <박미화展> 2015.03.25
흙은 원초적인 물질이다. 모든 신화는 그 흙으로부터 인간의 기원을 설명한다. 그러니 우리의 살은 저 흙의 탄성과 색채로부터 연유하는 내력을 지닌다. 내 몸과 흙과의 친연성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흙은 질료덩어리다. 그것은 본래의 형체가 없다. 돌이나 나무, 금속처럼 고체로서, 경질의 물체로서의 완강함이 ...
아트바젤-홍콩에서 예술을 생각하다 2015.03.18
=' (AFP 아트바젤)'앞마당에 공공미술이 설치되어 있고 아래층에서는 새로운 미술이 마치 비엔날레처럼 으르렁대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 3층 어디에선가는 이름 없는 아티스트들이 만든 조그만 장식품이나 아트상품이 기다리는 ‘아트바젤’이나, 파랗다는 말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바다를 바라보...
고통은 아주 어두운 빛깔이다 - <케테 콜비츠>전 2015.03.10
우리나라의 1980년 전후, 긴박한 정치적 격변기를 겪으면서 그 속에서 민중미술 운동도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우리의 민중미술에 케테 콜비츠(Käthe Kollwitz, 1867-1945)가 끼친 영향은 적지 않다. 굶주린 어린아이, 삶에 지친 사람들, 죽음에 맞닥뜨린 인간, 고통받는 민중의 모습을 판...
육체에의 각인, 그 불편한 시간들에 대하여 - 류인 <불안 그리고 욕망>전 2015.03.04
류인(柳仁, 1956-1999) 15주기 전이 열렸다. 2주기, 5주기, 10주기 그리고 15주기까지 나이 마흔 셋에 작고한 이 작가의 전시는 지속형이다. 작고작가 게다가 좀 이른 죽음에 크기와 무게 그리고 제작 시간의 한계가 있는 조각가의 작품이 이토록 지속적인 ‘전시’의 형태로 보여질 수 있다는 것...
고암 이응노 드로잉전 Ungno Lee, Drawings 1930-1950s 2015.03.03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이번 이응노 드로잉전은 가나화랑이 2014년에 설립한 ‘가나문화재단’의 첫 프로젝트였다. 두 개 층을 가득 메운 그의 스케치, 드로잉 작업들은 이응노를 연구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훌륭한 자료이자 일반인에게 흥미로운 감상거리로서도 손색이 없었다.고암 이응노顧菴 李應魯 19...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밀레, 모더니즘의 탄생>전 2015.02.24
지난 1월말 올림픽공원 내의 소마미술관에서 '밀레, 모더니즘의 탄생 展'이 오픈했다. 장 프랑수아 밀레(Jean Francois Millet, 1814.10.4 ~ 1875.1.20)가 탄생한지 200주년이 되는 해(2014)를 기념하여 <밀레, 바르비종과 퐁텐블로>가 기획되고 주로 일본에서 ...
사실 재현과 환상성 - <환영과 환상> 전 2015.02.11
재현이란 무엇인가.시각예술에서 재현은 중요한 화두이다. 전통적인 미술에서 어떻게 그림을 현실성있게 마치 현실처럼 매체를 이용해 표현하는가가 중요한 문제였다면, 현대미술에서의 재현은 현실과의 혼재, 인간의 시각의 환영을 벗어나 회화로서, 예술로서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등의 다양한 관점으로 나타났을 것이...
유럽 모더니즘 풍경화의 역사 <인상파의 고향, 노르망디> 전 2015.01.27
노르망디라는 공간.모네의 해돋이 인상을 탄생시킨 항구가 있는 지역.노르망디는 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한파리에서 가장 가까운 바닷가로, 인상파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준 지역으로 바다에 접한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다. 19세기 후반,철도가 연결되면서 파리 시민의 휴식처가 된 노르망디는 프랑스 유수의 리조트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