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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밀레, 모더니즘의 탄생>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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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let, Barbizon & Fontainebleau

전시명 : <밀레, 모더니즘의 탄생> Millet, Barbizon & Fontainebleau
장 소 : 소마미술관
기 간 : 2015. 1. 25 - 5. 10


지난 1월말 올림픽공원 내의 소마미술관에서 '밀레, 모더니즘의 탄생 展'이 오픈했다. 장 프랑수아 밀레(Jean Francois Millet, 1814.10.4 ~ 1875.1.20)가 탄생한지 200주년이 되는 해(2014)를 기념하여  <밀레, 바르비종과 퐁텐블로>가 기획되고 주로 일본에서 2014년 한 해동안 전시되었다. 그 전시가 2015년 1월12일에 일본 미츠비시 이치고칸 미술관(三菱一号館美術館)에서 막을 내린 바로 뒤에 건너온 것이어서 조금 뒷북 느낌이 있긴 했지만, 뭐 어떠랴. 탄생 201주년을 기념하여 밀레의 작품을 감상할 기회가 온 것을 감사해야 마땅하다.


밀레 <감자를 심는 사람들> 1861년경, 캔버스에 유화, 82.5x101.3cm 보스턴미술관



밀레 <자화상> 캔버스에 유화, 63.5×47㎝, 1840~1841년경, 보스턴미술관
밀레는 평생 네 점의 자화상을 남겼는데, 이 자화상에서 27세의 밀레의 눈빛은 질문을 담고 있는 듯이 보인다.
초상화를 주로 그렸던 시기여서 이후 일하는 사람들과 풍경을 그릴 때의 인물들과 차이가 있다.


달력이나 포스터 그림으로 <만종>이나 <이삭줍기> 한번 안 본 사람이 있으랴. 특히 농자천하지대본 국가였던 한국 사람들의 감성에 들판에서 일하는 농부들의 모습을 따뜻한 느낌으로 그려낸 밀레의 작품들은 마치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마냥 친숙하고 그립고 반갑고 그럴 것이다.


밀레 <빨래하는 여인들> 1855년경 캔버스에 유화, 43.5x53.7cm 보스턴미술관


에밀 샤를 랑비네 <빨래하는 여인들> 캔버스에 유화 16.2x21.9cm



밀레는 동시대에 활동했던 화가들과는 조금 다른, 자연과 농부의 모습을 화폭에 담은 대표적인 농민화가이다.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프랑스의 일상적인 농부들의 삶, 들판과 가축을 돌보고 곡식을 재배하는 남녀를 주로 그렸다. 흔히 밀레가 바르비종(Barbizon)파를 이끌었다고 하는데 파리 동남쪽의 작은 마을 바르비종의 이름을 딴 이 화파는 농부들이 처한 현실을 표현하여 적어도 화폭 안에서의 지위를 격상시키고, 그 이후 농민과 들판을 그려낸 풍경화 자체의 지위도 바꾼 사람들이다. 당시 국가 후원 공식 전람회인 살롱전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거대한 스케일의 신성한 분위기가 주된 흐름이었으나 바르비종파가 등장한 이후 가사노동을 하는 여성이나 양치기, 농부 등이 역사적 인물 대신 주인공 자리를 꿰차는 일이 생겨났다. 바르비종 근교의 퐁텐블로(Fontainebleau) 숲의 화가들도 살롱전에 출품하게 된 것. 이들은 알게모르게 당시의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고, 실제로 인상주의 미술운동의 시초와 이들 퐁텐블로 숲에서 작업한 화가들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밀레 <경작하는 농부> 1847-1850년경, 캔버스에 유화, 25.1x32.4cm 보스턴미술관 



밀레 <램프 옆 바느질하는 여인> 1853-1854년경, 패널에 유화, 35x26.7cm 보스턴미술관


이 전시에서는 자연과 농촌의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노력한 화가들이 가졌던 생각을 드러내고 서로간에 미쳤던 영향을 보여주는 데에 방점을 둔 듯하다. 유사한 주제의 그림들에 대하여 주목할 수 있도록 하고 바르비종파가 주제로 다뤘던 것과 그 기법을 비교하여 볼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테오도르 루소 <숲 속 웅덩이> 1850년대 초, 캔버스에 유화, 39.4x57.4cm 로버트 도슨 에반스 컬렉션



밀레 <숲가에 앉은 양치기 소녀> 1848-1849년경, 캔버스에 유화, 32.4x24.7cm 보스턴미술관

 

 
밀레 <씨뿌리는 사람> 1850년경, 캔버스에 유화, 101.6x82.6cm 보스턴미술관


밀레가 주로 활동하던 1850년 무렵의 프랑스는 사실주의 미술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고, 막 인상주의가 태동하던 시기이다. 밀레가 과거의 전통을 학습해 가면서 자신의 독자적인 양식을 조금씩 만들어가면서 결국은 독특한 감성을 구축해 가는 과정을 보면, 혹시 그는 동양인들처럼 도 닦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종교에 대한 주제를 다루지 않아도 종교적인 느낌이 배어나온다. 


<추수 중에 휴식(룻과 보아스)> 캔버스에 유화, 67.3×119.7㎝, 1850~1853년경, 보스턴미술관
밀레가 농부를 소재로 그린 그림 중 완성도만 보자면 <추수 중에 휴식(룻과 보아스)>를 꼽을 수 있겠다. 룻과 보아스는 구약성서 룻기에 등장하는 인물로 남편을 잃고도 지극 정성으로 시어머니를 모시던 룻에게 감동해 아내로 맞은 대지주 보아스의 사랑 이야기. 맨 왼쪽에 푸른 옷을 입은 여인이 룻, 그녀에게 일꾼들과 함께 앉아서 쉬라고 하는 남자가 보아스다. 이 한 점을 위해 50여점 이상 습작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서 속 이야기와 전통적 구도를 때문인지 밀레는 이 그림을 통해 처음으로 살롱전에서 2등을 수상했다. 


미술사적인 배경을 떠나서 그의 그림 한 폭 한 폭을 들여다보면, 소박하면서 서정적이고 묵묵하게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주는 감동이 묵직하기 그지없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는 <씨 뿌리는 사람>을 비롯하여 모네, 쿠르베, 루소, 코로, 트르아용, 도비니 등 동시대 화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감자 심는 사람들> <양치기 소녀> 등 밀레의 작품 25점을 비롯해 바르비종파 화가들의 작품 39점 등 64점의 걸작이 전시되고 있다.


밀레 <양치기 소녀> 1870-1873년경, 캔버스에 유화, 162x113cm


밀레의 인생과 모더니즘 초기의 미술사적 맥락을 공부하기에 좋은 전시이지만, 마침 그 때가 그래서인지 모르나, 전시장 내에 세 팀의 전시설명을 듣는 팀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전시를 보게 되었는데 대부분 어린이들이고 하다보니 집중이 어려웠다. 전시설명을 하는 것도 좋은데 다른 이들에 대한 배려도 있었으면 좋겠다. 동시 세 팀은 너무하다.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만 휴관. 

SmartK C. 관리자
업데이트 2024.10.1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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