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미술의 쇼! 쇼! 쇼!-<쓰리스타쇼>展 2015.07.14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다. 서촌 효자동에 자리 잡은 조그만 화랑에 별난 미술가 셋이 모였다. 조선시대 후기 중인들이 송석원시사(松石園詩社)를 열었던 인왕산 자락 아래 이 시대 중인 같은 세 남자(주재환·박이소·최정화)가 만났다. 단지 한 사람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 것이 아쉽지만 이들은 모두 이 시대 주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지디의 예술관을 논하다 - <피스마이너스원-무대를 넘어서>전 2015.07.08
한국의 대중가수 빅뱅의 지드래곤이 현대미술작가들과 협업하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현대미술 전시를 연 지 한달 째. 처음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다수였던 미술계가 이제 조용한듯하다. 전시가 긍정적이라는 반응인 것은 아닌 것 같고. 한 방송사의 아트스타코리아 때처럼 언급할 필요를 그다지 못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I AM FROM NOWHERE <앤디 워홀 라이브>전 2015.06.30
1964년의 어느 날,뉴욕 스테이블 갤러리에는 한 이상한 전시회가 열렸다.브릴로 세제와 하인즈 케첩 등의 포장박스 모형을 수백 개 가득 채워놓은 전시장은 마치 수퍼마켓의 창고 같아 보였을 것이다. 작품이 잘 팔리지는 않았으나 이 전시는 이후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다.현대미술의 한 사조로 자리잡은 팝아트와 ...
한국적 인물화의 전형을 제시 - 참 삶의 꿈: 월전의 인물화 2015.06.24
월전 장우성(月田 張遇聖, 1912-2005)의 인물화는 소재나 기법에 있어서 전통과 현대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한국적 인물화의 전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그는 미인이나 일상의 풍속, 기독교 미술, 특정 인물의 초상, 고사인물, 도석인물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었을 뿐만 아니...
나는 나의 현실을 그린다 <프리다 칼로-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전 2015.06.17
소마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프리다 칼로-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전은 20세기 멕시코를 대표하는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와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1886-1957) 외 멕시코 작가 10인의 작품 총 100여점을 소개하고 있다. 멕시코 미술의...
보이지 않는 선과 점으로 그려낸 평범한 물건들의 아름다움 - 황규백 회고전 2015.06.10
일본말 주토한빠(中途半端)라는 말은 우리말의 중둥무이와 뜻이 같다. 적당히 하다가 중간에 흐지부지 그만두고 만다는 의미이다. 사람이나 일에 대놓고 이런 말을 하게 되면 대개는 핏대를 올린 반격을 예상해야 한다. 좋은 뜻이 아니란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런 뉘앙스의 반대쯤에 있는 말을 찾자면 ‘독하다’는 ...
쌓인 시간, 사라진 시간-박기수 사진전 2015.06.02
박기수의 사진 속 대상은 다양한 색채로 뭉개져있을 뿐이다. 다분히 환상적이며 모호하다. 다만 화려한 색상들이 뭉개지고 흩어져 아롱질 뿐이다. 구체적인 대상의 윤곽은 부재하고 어렴풋이 이미지가 떠오른다. 꽃이나 나무 등의 흐릿한 자취가 암시적으로 부유한다.분명 특정 풍경, 자연의 모습이다. 그러나 사진 안...
모필과 칼 맛이 어우러진 흑백화면-강경구 목판화전 2015.05.27
강경구의 목판화는 다분히 표현적이다. 사실 인간의 모든 행위는 ‘표현적’이다. 그림은 작가와 그 상황의 표현이다. 작가의 감정이나 정서적 제스처를 방출, 전달하는 시각적 제스처를 흔히 표현주의 미술이라고 한다. 이는 인간의 모든 행위에 정신적, 영적인 의미를 관련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표현주의적인 작가들...
드러내지 않고 부처를 표현하기 - <내 안의 부처> 2015.05.26
전시명 : 내 안의 부처장 소 : 갤러리 아트링크기 간 : 2015.5.1~2015.5.31전시 제목처럼이다. 내 안에 있기 때문일까, 이번 전시에 부처는 없다. 오로지 보살상-그것도 단 1점-, 나한상이 몇 점 전시되어 있을 뿐, 전시의 주인공은 고려시대 불교공예품이다. “내 안의 부처”, 즉 부처는 ...
파이프를 닮은 화가 <정탁영> 2015.05.20
해방 후 한국화단에서 전통 수묵화의 미의식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과 새로운 매체나 표현기법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 융합되고 갈등하였는가 하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주제이다. 해외의 전위적인 조형실험, 추상화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와중에,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사회적인 혼란 상황에서 미술가의 표현은...
실경과 선경 사이 - 김병훈 사진전 <유진(幽眞)> 2015.05.13
김병훈의 사진 속 풍경은 익숙한 장소다. 그곳은 이 땅의 절경이고 명승지이자 이상향으로 간주되어 온 곳이라 오랫동안 수많은 이미지로 재현되어 온 곳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그곳을 탐방했고 화가와 사진가들 또한 그 풍경을 오롯이 담아냈다. 아마추어 사진가들과 일반인들의 풍경사진 그리고 일요화가들의 풍경화...
동아시아 차세대 작가들의 만남 <미묘한 삼각관계> 2015.04.30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라 했던가. 같은 공간에서 동일한 사건을 겪고 난 후에 국가 뿐 아니라 각 개인도 다른 역사를 만들어낸다. 한중일 삼국의 차세대 작가들이 각자 가까운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표현한 <미묘한 삼각관계>전에서 각각의 역사는 공...
형태과 일루전을 넘어선 곳에 보이는 詩的 자연-윤형근展 2015.04.28
김환기의 사위이기도 한 윤형근(1928-2007)은 1970년대 김환기의 점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화가이다. 윤형근이 번짐을 소재로 작품을 하게 된 것은 1970년 한국미술대상전에서 장인인 김환기 화백의 전면 점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윤형근,...
일제강점기 미술을 보는 또 다른 시각 2 - '한일 근대미술들의 눈 - ‘조선’에... 2015.04.28
「한일 근대미술가들의 눈-‘조선’에서 그리다」는 일제강점기 조선의 자연과 풍물을 소재로 그린 작품 300여점이 소개되는 대규모 전시이다. 특히 20세기 초·중반을 살았던 조선과 일본의 미술가들이 식민지 ‘조선’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체험했고 또 무엇을 표현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기획됐다. 그 동안 일제강점기...
도상으로 쓰여진 그림 - 양순실 展 2015.04.22
양순실의 그림은 문학적인 그림, 도상을 이용해 서사를 전개하는 일종의 텍스트 같은 그림이다. 다분히 비의적이고 내밀한 상징들로 수놓은 이미지 텍스트! 따라서 그는 도상을 뒤섞어놓아 이야기를 기술한다. 화려한 목단꽃 밑에는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그 주변에 피어나는 꽃(상사초, 목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