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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나의 현실을 그린다 <프리다 칼로-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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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프리다 칼로_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
기 간 : 2015. 6. 6.(토) ~ 2015. 9. 4.(금)
장 소 :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

소마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프리다 칼로-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전은 20세기 멕시코를 대표하는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와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1886-1957) 외 멕시코 작가 10인의 작품 총 100여점을 소개하고 있다. 멕시코 미술의 컬렉터였던 자크와 나타샤 겔만 부부(Jacques & Natasha Gelman)의 컬렉션으로, 재작년 파리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순회하고 있다. 

*전시 구성 
1. 비둘기와 코끼리-칼로와 리베라의 생애 연표 , 영상  
2. 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프리다 칼로의 고통을 표현한 작품들 
3. 예술과 사랑 – 리베라를 향한 애증의 시선이 담긴 작품들, 편지들. 
4-1. 예술과 혁명- 순수한 혁명정신을 표현한 리베라의 사회적 작품들. 
4-2. 비바 프리다! 칼로의 의상 재현, 장신구, 사진작가들이 담아낸 그녀의 모습. 
5. 멕시코 근대미술 – 겔만 부부 소장품인 멕시코 근현대 작품.


  이번 전시의 중심은 역시 프리다 칼로. 칼로는 생전에 총 200여점의 작품을 남겼는데, 143점의 회화 중 55점이 자화상이며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겔만 컬렉션 칼로의 자화상은 <내 마음 속의 디에고 (테우아나 차림의 자화상)> (Diego on My Mind(Self-Portrait as Tehuana))(1943)과 <원숭이가 있는 자화상>(Self-Portrait with Monkeys)(1943) 등 여섯 점이다. 


프리다 칼로, Diego on My Mind (Self-Portrait as Tehuana), 1943, Oil on masonite, 76 x 61cm 




자화상을 그리는 칼로를 지켜보는 디에고, c.1940 Silberstein Bernard,



프리다 칼로, Self-Portrait with Monkeys, 1943, Oil on canvas, 81.5 x 63 cm 


독일계 유태인인 아버지와, 인디오-스페인 혼혈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막달레나 카르멘 프리에다 칼로(Magdalena Carmen Frieda Kahlo, 후에 Diego와 글자 수를 맞추어 Frida로 바꿈), 6세에 척추성 소아마비, 18세에 당한 교통사고로 전신에 석고붕대를 감고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특수 제작된 이젤과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그려가던 가여운 소녀가 멕시코의 보물로 거듭나기까지 수많은 드라마가 있었다. 칼로의 작가로서의 공식 경력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지 12년만인 1938년에 멕시코시티 대학 갤러리 그룹전에 처음으로 출품했다가 프랑스 초현실주의 미술가인 앙드레 브르통(Andre Breton)의 찬사를 받으면서부터이다. 1939년 파리에서의 전시를 통해 만난 초현실주의 작가들은 저마다 칼로의 작품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는 눈물까지 흘렸다는 일화가 있다. 피카소도 감동하여 우정의 징표로 작은 손 모양의 귀고리 한 쌍을 칼로에게 선물했고, 루브르 미술관이 칼로의 자화상 <자화상-프레임>(Self-Portrait-The Frame)(1938) 1점을 구입함으로써 루브르에 입성한 최초의 남미 여성작가로 기록되었다. 

칼로는 리베라와 정치적 노선을 같이 하며 많은 거리 시위에 참가하여 활동가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칼로는 고통과 절망의 무게를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것으로 떨쳐내려는 성향이 강했고 작품에서는 정치성을 드러내지 않았다. 라 에스메랄다 미술학교(La Esmeralda) 교수로 위촉되었을 때에도 사회주의 담론보다는 자기성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가르쳤다. 다만 스페인 식민시대의 잔재에서 벗어나려는 의식처럼 멕시코 전통의상을 입었던 것 같이, 칼로는 자신의 뿌리를 상징하는 여러 가지 도상들(인디오 여인, 테우아나 의상과 장신구, 멕시코 신화 등)이나 그림에 글씨를 넣는 멕시코 전통 봉헌화의 전형적 구조와 세밀한 표현방식을 통해 민족주의적 성향을 은유적으로 드러냈다.


프리다 칼로, The Love Embrace of the Universe, the Earth (Mexico), Diego, Me and Señor Xólotl, 1949, Oil on masonite, 70 x 60.5cm 


국내에 본격적인 칼로 전시가 열린 적이 없음에도 그녀와 그녀의 작품들은 매우 인기가 있다. 소아마비를 앓던 소녀, 의대를 준비할만큼 똑똑했던 소녀, 죽을 뻔 했던 사고, 평생 육체의 고통에 시달리며 32번에 걸친 수술을 겪고, 아이를 가지고 싶어했으나 연이어 유산한 비극적인 개인사, 나이차가 나는 국민대표화가와의 뜨거운 사랑과 동지애, 남편의 계속된 바람으로 정신적으로 고통받았음에도 죽을 때까지 그를 사랑했고, 그와 함께 활발히 사회 정치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첫 개인전을 들것에 실려 볼 수밖에 없었던 것, 정치인 지지 집회에 나갔다가 폐렴으로 젊은 나이에 죽었던 것까지, 그녀의 일화들은 마치 신화처럼 드라마틱하게 전해져 오고 있다. 그녀의 생애는 어떤 드라마보다 드라마스럽고 천재, 불행, 비극, 장애극복, 로맨스, 스캔들 등 흥행요소를 모두 지니고 있다. 


프리다 칼로, Self Portrait with bed(Me and My Doll)


프리다 칼로, My Birth



  전시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흥행요소에 거리를 두고 애써 그녀의 작품을 진지하게 해석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전통과의 연관, 상징, 멕시코 근현대 사회와 미술사의 맥락을 짚으려는 노력이 아쉬운 점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첫 방의 제목이 ‘비둘기와 코끼리’라니. 미녀와 야수 스토리로 머리를 채우고 전시를 보게 되는 관객들을 생각할 때 다소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셀마 헤이엑 주연의 영화 <프리다>를 본 뒤와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좋은 작품을 눈으로 본 감동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자화상에서 사진에서 본 그녀의 깊은 눈빛이 마음을 흔들어 놓은 것 같다.





SmartK C.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1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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