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의 청년작가 시리즈] 두텁게 멀어져가는 의미들 - 최명숙 2021.09.06
최명숙 작가의 작품을 처음 본 건 10년 전쯤인 것 같다. 그때는 나뭇잎들이 알알이 맺혀 있는 형상을 그렸는데 평면 위에 생명의 씨앗들을 펼쳐놓은 느낌이었다. 최명숙 작가가 제주도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 씨앗들이 점점 싹을 틔운다. 화면은 여린 선들로 겹겹이 채워져 시각적 두께가 생기고 시간이 두터워진다....
[이수의 청년작가 시리즈] 식물이 전하는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 - 김이박 2021.05.12
김이박 작가는 사람과 반려 식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복합적인 문제를 작품화한다. 반려 식물은 자연을 떠나 인간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생명체이자 병들면 치유해 줘야 하는 대상이다. 김이박 작가는 식물과 관련된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제시하는 작품 외에도 죽어가거나 병든 식물을 치유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작가...
[이수의 청년작가 시리즈] 최은혜_회화적 난제에 대한 도전 2021.01.27
회화에 어떻게 변화하는 실제의 시공간을 옮길 수 있을까? 2차원 평면에 3차원 공간을 담는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회화적 평면 속 그림을 공간으로 느낄 수 있는 건 시각적 경험과 회화적 상징이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다. 명암법속에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하나의 태양 아...
[특집] 2020년의 한국 고미술계를 돌아보다 2020.12.23
매일 질병관리청의 발표를 기다리며 살얼음 걷듯 걸어 온 2020년, 문화예술계는 어떤 다른 곳보다도 큰 피해를 입었다. 미술계도 전시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작가, 화상, 전시관계자, 학자, 비평가 누구 하나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다. 한 해 동안 계획되어...
[미술정책 특집] 세제 개선으로 문화재․ 미술품의 공적 향유 북돋울 수 있을까?... 2020.12.09
지난 1일 국립중앙박물관의 한 회의실에서는 ‘상속세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 도입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문화체육관광부, 한국박물관협회 공동주최)가 열렸다.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 일부를 발췌하여 상속세의 미술품 물납제의 논쟁점들을 짚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리했다. 상속세 물납제도 현황상속세나 재산세...
[김세린의 전통공예이야기] 25. 용처에 따른 다채로운 모습, 왕실의 연적 2020.10.15
연적은 문자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먹을 갈아내는 벼루나 안료를 갈아둔 도자기*에 물을 붓는 용도로 사용된 그릇이다. 먹이나 안료의 농도를 조절해가며 물을 부어야 하기에 연적은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 붓는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이에 물이 나오는 주구(注口)가 좁고 동체에 두 개의 구멍을 ...
[이수의 청년작가 시리즈] 서성봉_표본화된 이념 이면의 그림자를 추적하는 작가 2020.09.28
코로나로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지역의 전시를 보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비행기까지 타야 하는 제주도에서의 전시는 더더욱 그렇다. 9월 20일에 끝난 2020 세계유산문화축전의 <불의 숨길 아트프로젝트: 불의 기억>전시도 마찬가지였다. 제주 방문 일정이 몇 번이나 번복되어 결...
[온라인 미술관 PICK!] 행림에 봄이 오길 - 양생을 주제로 한 서화들 2020.09.02
온라인 세상에서 그나마 전시 관람의 유사 경험을 할 수 있게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에서 제공하는 수단에는 VR 전시관 제공,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이용한 전시장 촬영 동영상의 활성화, 기관 소장품의 고화질 이미지를 이용한 온라인 전시 등이 있다. 이중 오늘은 온라인에 떠 있는 전시 중 하나를 골라 본다. ...
[이수의 청년작가 시리즈] Wavering Map - 흔들리는 가치에 대한 지도 2020.08.19
재능 있는 작가들이 다양한 전시공간과 기회가 열려있는 서울로 향한다. 한국에는 서울 외에도 6개의 광역시가 있지만 경기도권을 제외하고는 교류가 활발하지 않아 동시대 미술임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별로 각자의 시간 속에서 독특한 특색을 보인다. 이러한 특성은 특정 장르나 형식이 아닌 지역 간의 관계와 차이 속...
[김세린의 전통공예이야기] 24.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문방구류의 입사장식① :... 2020.08.05
조선시대 입사로 장식된 문방구류는 당시 사회에서 장식재인 은의 가치를 생각해 봤을 때 주로 사대부계층과 부를 축적한 상인 등 부유층을 중심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재와 그 외 생활공간에서의 비치용과 휴대용 유물이 모두 전해지고 있다. 관공서에서 사용된 것도 있지만 입사로 장식된 문방구류들은 주...
[김세린의 전통공예이야기] 23.명확한 방향의 표기를 위해 나침반에 사용된 입사기... 2020.08.05
나침반은 방위를 찾거나 확인할 때 사용한 도구로 침과 윤도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시대에는 지남철(指南鐵), 나침의(羅針儀), 지남거(指南車: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을 장착한 수레 또는 여기에 장착한 나침반을 지칭)라는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나침반의 침은 주로 지남침이라 불렸다. 우리나라에서의 나침반의 사...
[이수의 청년작가 시리즈] 성수동 <공간칠일>_성수동의 작은 오아시스 2020.07.15
공업사가 모여 있는 성수동 거리에 박벼리, 박은영, 정영두, 허선영 네 명의 작가들이 모여 있는 공동 작업실이 있다. 이곳의 이름은 <공간칠일>로 공동 작업실 외에도 작가들의 회의공간이자, 커피를 마시며 쉴 수 있는 쉼터가 되기도 한다. 특히 <공간칠일>은 2019년 4월부터 202...
[김세린의 전통공예이야기] 22. 총신의 선명한 표식을 위해 사용한 조총의 입사(... 2020.07.08
조선시대 조총, 화승총 등 개인화기와 화포 등 각종 총포류의 심지 및 총신부분에 입사기법이 활용되었다. 용도는 실용적, 장식적, 표식적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조총(鳥銃)은 불을 붙이는 심지인 화승(火繩)을 이용해 점화해 발사하는 총으로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이 사용했다. 이후 조선의 중앙군과 지방군...
[이수의 청년작가 시리즈] 서해영_여성작가로 살아가기 2020.06.15
<여성작가를 위한 행동풍부화> 2017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Something New展 전시전경)서해영 작가는 여성 조각가라는 정체성을 가진 작가이다. 여기서 ‘여성’을 굳이 언급하는 것은 조각이라는 분야에서 여성작가로 살아남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조각은 제작과정에 강한 힘...
[한국미술을 이끈 전시] 25. 축구공이 날려 보내온 일본미술의 진수 2020.05.27
‘韓国はすごいですね. ほんとうに羨ましい.’(한국은 대단하네요. 정말 부러워.)‘でも、日本もよく頑張ったじゃないですか’(그런데 일본도 열심히 잘 하지 않았나요.)‘ええ、日本はぜんぜんダメですよ.’(아니요, 일본은 전혀 틀렸어요.)2002년 여름 일본에 있었던 한국인들은 주위에서 ‘한국은 대단해요’라는 말을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