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은 방위를 찾거나 확인할 때 사용한 도구로 침과 윤도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시대에는 지남철(指南鐵), 나침의(羅針儀), 지남거(指南車: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을 장착한 수레 또는 여기에 장착한 나침반을 지칭)라는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나침반의 침은 주로 지남침이라 불렸다.
우리나라에서의 나침반의 사용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낙랑 혹은 삼국시대부터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발달은 통일신라시대 후기-고려 전기로 당시 사회에서 선풍적으로 유행한 풍수지리와 연결된 지관이나 풍수가 그리고 작전상 방위가 매우 중요한 요소인 군사적 목적으로의 사용이 주가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풍수, 국방에서의 사용과 함께 기후, 천문학자의 연구와 날씨 예측, 문인층의 여행에서도 활발하게 사용되었다. 이러한 사용층의 확대는 나침반의 제작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전에 비해 보다 나은 휴대성까지 갖추게 된 까닭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나침반의 전통적인 제작기술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10호 윤도장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윤도장은 목제 반 위주로 기술 전승이 이뤄지고 있다.
나침반은 전체적인 방위를 표시하는 판인 윤도와 방위를 가리키기 위해 윤도의 한가운데 설치하는 침인 지남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입사기법이 사용되는 것은 윤도이다. 현재 남아있는 입사 윤도 대부분은 대부분 동으로 제작된 것으로 조선 후기인 18-1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윤도 위에는 방위를 표시하기 위한 구획선이 촘촘하게 새겨지고 그 안에는 조선시대 당시 방위 표기법인 음양, 오행, 팔괘, 십간지(十干支)와 십이지(十二支)로 세분화 된 방위의 표식이 선 안에 새겨진다. 하지만 현전하는 입사유물을 보면 이보다 훨씬 세분화 되어 있거나 아예 간략화 된 경우가 많다.
<윤도판>, 조선 19세기, 서울역사박물관
세분화 된 사례를 살펴보면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윤도판>을 들 수 있다. 정침, 봉침, 천산 72룡, 24분금, 투지 60룡, 정침 120분금, 360도선, 28수도 등 문자표식이 빽빽하고 정교하게 시문된 것이 있다. 반면 간략하게 표식된 경우 문자 중 일부 및 전체가 생략되고 구획선만 남은 경우도 있다. 이는 본래 새기지 않았을 수도 있고, 표식이 결실되었을 수도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윤도판> 세부
윤도 표면에 명확하게 구획선이 연결되어 들어가야하기 때문에 끼움입사가 사용되었고, 장식재는 교차되는 부분의 요철을 제외하고는 한 번에 이어 들어갔다. 현전하는 조선시대 나침반을 보면 해시계와 마찬가지로 윤도가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제작되었는데, 명확한 방위의 표시 및 지침을 보기 용이하게 하기 위해 지침의 판은 흰색으로, 윤도는 검은색으로 그리고 방위 표식은 다시 흰색 등 밝은 색으로 색채의 대비를 통한 표식의 명확한 표현 및 가독성이 제작에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