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사가 모여 있는 성수동 거리에 박벼리, 박은영, 정영두, 허선영 네 명의 작가들이 모여 있는 공동 작업실이 있다. 이곳의 이름은 <공간칠일>로 공동 작업실 외에도 작가들의 회의공간이자, 커피를 마시며 쉴 수 있는 쉼터가 되기도 한다. 특히 <공간칠일>은 2019년 4월부터 2020년 7월 현재 13번의 전시를 진행하며 20여명의 작가가 거쳐 간 전시공간이기도 하다. 전시는 정영두, 박은영 작가가 함께 기획, 운영하고 있으며, 자투리 공간에 가벽을 세워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드로잉 전시로 가볍게 시작했는데 횟수가 거듭될수록 회화, 설치 등 전시의 성격이 다양해지고 있다.
Border Line 전시 전경
월간칠일 포스터가 전시된 가벽과 공간칠일 내부
입주 작가들은 이 공간이 사람들에게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 되기보다는 뜻이 맞는 작가들과 함께 놀이처럼 작업하는 공간이 되길 원한다. <공간칠일>의 운영자인 정영두 작가는 “작가들에게 쉼터가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이상적 공간의 사유화(思惟化)라는 자신 작품의 주제처럼 작가에게 작업공간이자 생활공간, 전시공간이자 만남의 공간, 쉼터이자 일터의 공존하는 이상적 개념의 공동체 공간을 기획하였다. <공간칠일>은 젊은 작가들이 시간에 쫒기며 활동하다가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부담 없이 작업하고 전시를 계속 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쉼표 같은 공간이 되길 지향한다.
월간칠일 홍보 엽서
이 공간에 오는 것만으로도 작업, 전시, 토론, 감상 등 미술계에서 일어나는 제반의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작업실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개인적인 고민을 하기 보다는 전시와 토론을 통해 다른 작가들과 소통하며 자극을 받고 자신의 현 주소를 확인하도록 하는 것도 이곳의 역할 중 하나이다. 특히 정영두 작가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 맛이 꽤 괜찮은 편이라 방문객은 카페에 온 듯 작가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다. <공간칠일>에서는 일주일에 7일, 그러니까 매일의 일상을 작업과 함께하는 젊은 작가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앞으로도 <공간칠일>이 고단한 길을 걸어가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편안한 오아시스 같은 장소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