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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미술관 PICK!] 행림에 봄이 오길 - 양생을 주제로 한 서화들
2007

전시명 : 행림춘난 - 양생의료취미서화杏林春暖-養生醫療趣味書畫
Testaments to Healing: Painting and Calligraphy on Healthy Living and Medical Treatment
플랫폼 : 구글 아츠 앤 컬쳐

온라인 세상에서 그나마 전시 관람의 유사 경험을 할 수 있게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에서 제공하는 수단에는 VR 전시관 제공,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이용한 전시장 촬영 동영상의 활성화, 기관 소장품의 고화질 이미지를 이용한 온라인 전시 등이 있다.

이중 오늘은 온라인에 떠 있는 전시 중 하나를 골라 본다. 온라인 전시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많다는 것. 넷플릭스에서 실제로 영상을 보는 시간보다 뭘 볼지 돌아다니는 시간이 더 많은 것과 비슷하다. 온라인으로 전시했던 작품은 수장고에 다시 집어넣을 필요가 없으니 언제든 볼 수 있고, 클로징도 없다. 기획된 테마에 따라 사용 가능한 이미지를 가져와 엮어 놓기만 하면 되니 실제로 아무 플랫폼에나 누구나 할 수 있기에, 장소나 비용의 제한 안에서 발휘되어야 할 문제해결력도 필요 없다. 너무 많으니 무엇을 보아야 할지 모르게 되고 하루 종일 구글 아츠 페이지에서 겉핥기만 해도 제대로 알게 되는 것이 없는 느낌이다.

이들 중 볼 만한 전시나 미술관을 소개하는 특집 첫 번째로, 현재 만 이천개가 넘는 구글 아츠의 온라인 전시 중에서 아주 과감하게 개인적인 기준으로 고른 오늘의 PICK 주제는 “양생養生”이다.

전시제목은 <행림춘난杏林春暖-양생의료취미서화養生醫療趣味書畫>.

살구나무 숲 ‘행림’은 의술을 펴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옛 고사에서 한 명의가 병을 치료할 때 살구나무를 약값 대신 집 주변에 심게 했는데, 환자가 나을 때마다 중병환자는 5그루, 가벼운 환자는 1그루를 심게 했고 몇 년 뒤 살구나무가 1만 그루나 돼 행림(杏林)을 이루었다고 한다. 이를 다시 가난한 사람들이 곡식과 바꿀 수 있도록 했다고 하니, ‘행림춘난’이라고 하면 ‘행림에 봄이 따뜻하다’, 즉 훌륭한 의술이 꽃피운다는 뜻이다. 서화에서 몸을 살리는 의술을 찾아본다는 것이다.

몇 년 전 대만의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있었던 작은 전시를 엮은 것으로 구글 아츠앤컬쳐에서 구현된 것과 박물관 홈페이지 제공 자료 비교할 수 있고, 이미지도 고화질이며, 재미있는 서화들을 볼 수 있다.

옛 사람들이 바라고 바라던 건강과 장수. 이것이 반영된 서화들, 불로장생을 이루기 위한 선단(仙丹), 죽은 자를 살리는 묘약 등이 등장한다. 명대 구영의 풍격이 느껴지는 <玉洞燒丹圖> 권, 도가의 경서로 양생과 수련의 원리를 담은 <황정경黃庭經>, 호흡법과 관련된 체조 모습을 두루마리에 담은 <八段錦圖冊>, 동기창이 120 종류 한약재를 연결해서 쓴 독특한 <桑寄生傳>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구글 아츠는 전체 그림과 확대 그림을 적절히 섞어 가까이서 들여다보듯이 확대하며 설명을 해 준다. 외국인과 서화에 친밀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배려가 있다.

대표 그림으로 앞세워진 것은 국보로 지정된 송대 이당의 뜸 뜨는 그림 <炙艾圖>. 환자의 등에 쑥듬을 올려 불을 붙이는데, 환자의 거죽을 태우는 고문을 하는 장면 같아 보일 정도로 생생한 현장감이 있다. 구글 아츠 페이지가 관람자의 자유도를 조금 제한하는 면이 있다면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고화질 이미지를 확대해 보는 방법도 좋다.

외국 박물관들을 관람할 때 가장 큰 장애물은 언어일지도 모르겠다. 구글아츠는 구글 번역기가 (부실하게) 번역해주고, 고궁박물원 페이지는 중국어 영어 일본어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