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와 매화 : 정치적 풍경의 아남네시스 <정직성 개인전> 2017.07.11
글/ 조은정(미술평론가) 지난 2017년 3월 21일자 헤럴드 경제에는 “부산광역시 조현화랑에서는 도시공간에 관심을 갖고 작업해 온 작가 정직성의 개인전 ‘겨울 꽃’이 열린다. 극한 속에서 피는 매화 ‘겨울 꽃’시리즈와 지류강들의 녹조현상을 소재로 삼는 ‘녹색풀’ 시리즈를 포함한 48점의 회...
낯선 감각과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사물의 피부 2017.07.05
한중옥은 제주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 이 경험은 그의 작업의 척추에 해당한다. 그래서인지 그는 제주의 자연 풍경만을 소재로 일관되게 다루고 이를 공들여 재현한다. 그러니까 그는 제주도라는 풍경, 환경, 그 바깥으로부터 자신의 감각과 인지 행동이 구성되었고 그에 대한 지각을 통해 비로소 주체...
동물원, 생태계 최고 포식자인 인간의 트로피 - 서울대미술관 기획전 <미술관 동물... 2017.07.05
서울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미술관 동물원>(~8월13일)은 입구에 걸린 현수막부터 팬시하다.파란 하늘을 바탕으로 기린과 홍학, 호랑이가 귀엽게 고개를 쳐들고 반긴다.전시장 들머리에는 신비한 느낌을 주는 박찬용 작가의 우상 시리즈가 걸려있어 마치 동물들의 사육제에라도 온듯한 느낌을 준다.하지...
반려동물과의 일상 - 박형진展 2017.06.28
박형진은 그림은 재현회화지만 그 형상 어법이 좀 특이하다. 상큼하고 감각적이며 앙증맞게 간추려 도상화한 형태는 실제성에서 벗어나있고 그것들의 크기는 다분히 왜곡되고 역전된다. 입가에 웃음을 거느리게 하고 감각적인 아름다움을 키우며 더없이 맑고 예쁜 이미지들이 귀엽게 출현한다. 화면을 가득 채운 커다란 소...
50년을 달려온 현대공간회 50주년 기념전 <1968 현대공간회 2017> 2017.06.14
글/ 김진녕1.현대공간회 창립 50년 기념전 <1968현대공간회2017>(6월9일~7월2일)전이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현대공간회는 1968년 당시 20~30대의 젊은 조각가였던 고영수 남철 오종욱 이정갑 주해준 최병상 최종태 최춘웅이 그해 6월10일 결성한 조각가 단체다.이들은 선언문에...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하이라이트> 2017.06.14
현대미술과 명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대중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선망의 대상? 누군가에게는 괜히 비싸기만 한 것?5월30일부터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관에서 열리고 있는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하이라이트 HIGHLIGHTS>는 적어도 돈 들이지 않고 흥미로운 현대미술 작품들을 ...
전쟁터로서의 미술관, 김홍식의 디지털 세계에 대한 단상 2017.06.07
20세기 초반, 일단의 이태리 미래주의 화가들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파괴하자고 외쳤다. 위대한 전통, 모든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 그 동경의 공간을 그들은 저주했다. 왜? 인류의 문화유산을 저장하고 관리해야 하는 임무 덕에 주어진 관광수입은 산업혁명의 결과로 얻어진 부와 비교할 수 없었고, 그들의 시...
미래로 열린 새로운 서예 시도 - 정도준展 2017.05.31
데스크탑은 물론이고 노트북조차 뒷전이다. 총아는 손바닥 안에 있는 스마트 폰이다. 글쓰기도 당연히 이 추세이다. 거구의 미국 대통령은 물론이다. 한반도의 필부필부(匹夫匹婦)까지 손가락 하나로 전부를 해치운다. 그래서 ‘손으로 썼다’는 이유만으로 연애편지 등급이 올라가기도 한다. 유럽 전시에서 시작된 천지...
새로운 국보와 보물을 보다 - <선인들의 마음, 보물이 되다 –新國寶寶物展 201... 2017.05.31
2014~2016년에 새롭게 지정된 국보와 보물을 소개하는 <선인들의 마음, 보물이 되다 신국보보물전 2014~2016>이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 공동 주최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동산분과)를 거쳐 새로 지정된 121건의 국보와 보물 중 50건이 문화유산이 선보...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1938-1965) 2017.05.24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의 회화, 드로잉, 사진 등 총 166점. 시대는 1930년대부터 60년대까지. 이집트의 현대미술의 역사와 맥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집트 현대 ‘초현실주의’ 미술 전시를 서울 한복판의 옛 궁 안에서 감상한다는 것에 대해 다소 걱정스런 마음으로 전시장을 찾았다.전형적으로 유...
송번수의 50년의 무언극, 74년의 인생극 2017.05.11
송번수 작가에게 듣는 '무언극' 그 전후의 이야기 □ 떠도는 아이 내가 1943년 생이다, 공주에서 태어났다. 4살 때이던 1946년에 어머니가 여동생을 낳다가 돌아가셨다. 그때는 2차 대전 끝나고 얼마 안됐던 때라 우리나라 의료가 낙후돼 있었다. 얼마 뒤에 새엄마가 들어왔다.초등학교는 공주여자사범대(현...
잊고 지낸 고려의 생기발랄, 자유분방 -<철, 검은 꽃으로 피어나다 - 철화청자 ... 2017.04.26
청자라고 하면서 전혀 청자처럼 보이지 않는 도자기가 있다. 형태는 청자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전체가 짙은 갈색이다. 의아하게도 여기에도 청자를 붙여 보통 철화(鐵畵)청자라고 한다. 청자 철화모란당초문 난주(欄柱), 12세기 높이 48.5cm(좌) 48.3cm(우)철화청자를 본격 소개하는 특별전을 계기...
작품으로 관람하는 ‘우리 시대의 논란’ - <균열> 展 2017.04.26
글/ 김진녕1.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한국 근·현대 미술 소장품으로 꾸민 <균열>전을 열고 있다.이 전시가 주목을 받는 것은 아직도 고소 고발이 이어지고 있는 미인도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장 25년간 위작 논란이 이어지며 미디어의 문화면 보다는 사회면을 장식해 온 ‘미인도’를 미술품으로 조...
1711년 임수간의 일본 여행기를 따라가는 일본 문화 유산 투어 2017.04.12
국립중앙박물관의 해외실은 유물 수집이나 전시 규모가 제한적이다.신안해저유물선 덕에 중국 도자 컬렉션이 국립이라는 이름값을 하고, 이왕직미술관 시절에 모은 컬렉션 덕에 일본실이 정기적인 교체전시를 하는 정도다.이렇게 가용자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일본실에 한 가지 주제로 전시를 꾸민 상설전이 등장해 눈길을 ...
도판만 남기고 사라졌던 명화의 귀환 - <택선고집擇善固執> 2017.04.04
글/ 김진녕수백년의 시간과 대륙을 넘나든 '훌륭함'의 전시전시회에 나온 적은 수십년간 없는데 사람들에게 낯익은 작품이 있다.공재 윤두서의 <마상인물도>가 그런 예이다. 말은 공재가 즐겨 그린 소재이고 국립중앙박물관에도 그가 말만 그린 <우마도>와 <수하준마도>는 물론 나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