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디 흔한 단추에 담긴 풍성한 이야기 2017.08.09
단추는 흔한 만큼 누구나 하찮게 여긴다. 옷에서 단추 하나가 떨어져 나가도 그냥 내버려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이지 않는 곳이나 지장이 없으면 제짝이 아닌 단추를 그냥 달기도 한다. 숫자를 세는 것이 서툰 아이에게 단추로 가르치기도 하고 또 인형 장식으로도 쓴다. 흔하고 하찮아 보여 쉽게 지나쳤지만 ...
과거의 공간에 현재의 공예가 놓인 자연스러운 ‘자리 2017.08.02
공예품은 항상 공간과 함께 한다. 오롯이 작가 작품이 소개되는 개인전이나 공모전 전시는 전시장이라는 공간과 함께 하고 일상에 놓인 공예품은 생활의 공간과 함께 한다. 그 외에도 공예는 다양한 공간에서 폭 넓은 쓰임과 정체성을 발하며 인간의 삶을 투영한다. 현대 사회에서도 수공예가 강인한 생명력을 보이는 ...
전통부채의 다양성과 대중적 저력 2017.07.12
부채는 예부터 국가와 종교에서 의례의 상징물이었고 일상생활의 필수품이었다. 부채에 그려진 문양 하나하나는 적재적소에 사용되어 의례의 의미와 법식을 시각적으로 상징했다. 일상에서는 더위를 이겨내고 얼굴을 가리거나 선물용으로 쓰이는 등 실용적 목적을 통해 사용자의 취향과 풍류를 드러내는 역할을 했다. <...
흘러가는 시간과 기억의 멈춤과 기록 2017.06.28
지금 쓰고 있는 사물에 대해 되짚어보면, 정말 무심코 사용한 사물이라 하더라도 시간과 의미가 존재한다. 컴퓨터 키보드를 쓰고 있는 필자의 지금 이 순간을 예시로 되짚어보면, 손은 끊임없이 여러 개의 키보드를 누르고 있으며 모니터를 보며 키보드를 눌러 글자를 완성하고 지우기를 반복한다. 생각이 손에 닿고 ...
흔한 물질들끼리의 흔한 작용, 이를 바라보는 새삼스러운 시선 2017.06.07
산은 그 자리에 항상 같은 모습으로 그대로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부의 지층은 끊임없이 융기와 퇴적을 반복한다. 그 자체가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한다. 흙과 나뭇잎 그리고 돌의 파편 역시 쌓이면서 서서히 산길의 모습을 바꾼다. 시냇물의 형태도 절벽의 모습도 그대로 고정된 모습이 아니다. 언제...
다양한 삶의 모습과 표현, 만발한 ‘이야기 꽃’ 2017.05.17
인간의 삶에는 다양성이 존재한다. 문화와 사회가 영향을 미치지만 생과 사 그리고 일상은 공통적이다. 이렇게 공통적으로 주어진 삶의 줄기 안에서 인간은 자신대로의 생을 풀어나간다. 인간의 삶에 다양성이 존재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다양한 삶의 유형은 인간의 삶을 표현하고 또 살아가기 위해 필요해 만들어쓴...
다양성과 대중성 그리고 현재의 공존 2017.05.10
핸드메이드(Handmade)라는 단어는 친근하다. 우리가 입는 옷과 그릇 등 일상을 둘러싼 여러 사물에서 핸드메이드라는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말의 사전적 의미는 ‘손으로 만든’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손을 거쳐 탄생하는 모든 것들에는 핸드메이드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이는 당연히 작업 과정...
징더전(景德镇), 과거와 현재와의 조우 2017.04.12
징더전요(景德镇窯)는 중국 강서성 창강 남안에 위치한 중국 전통가마이다. 북송 연간부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졌다. 당대에는 청자와 백자를 생산했으며 이후 송대에 청백자(靑白瓷) 그리고 원대에 청화백자(靑畫白磁)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현재도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도요지이자 생산지로서의 입지를 분명히 하고 ...
시간의 환류(還流) 그리고 삶의 궤적의 형태 - 윤성필展 2017.03.22
판타 레이(Panta Rhei)는 ‘만물은 같은 상태로 존재하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하고 전해지고 생성하며 순환한다’는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에서 출발한다. 이는 사람의 삶은 물론 모든 만물조차도 순간순간 흘러가고 결코 멈춤이 없음을 의미한다. 요즘 책이나 광고카피에서 흔히 보이는...
의도한 우연으로 완성되는 개성의 얼굴 - 정은미 전 2017.02.22
추운 겨울, 소복하게 쌓여있는 눈을 자세히 보면 육각의 결정체가 보인다. 육각의 작은 결정체는 쌓이고 쌓여 하나의 모양과 형체를 이룬다. 결정체의 모습은 서로 다른 장소에서 다른 사물과 만나며 또 다른 형태로 거듭난다. 하나하나의 눈의 결정체는 여러 형태에 더해지면서 눈이 오는 날의 다채로운 풍경을 완성...
생각하는 손, 잃어버린 가치에 대한 재조명 - <사물들_조각적 시도> 2017.02.15
리처드 세넷은 『장인: 현대문명이 잃어버린 생각하는 손』(김홍식 역, 21세기북스)에서 현대 기계문명에서 가치의 인식이 절하되고 있는 손, 손기술, 수공예를 만드는 제작자의 가치를 조망했다. 그리고 사람의 ‘손’은 단순히 기술을 구현하고 물건을 완성하는 도구가 아닌, 인간의 생각과 제작하는 것에 대한 가...
인간 삶과 문화에 내재된 색의 본질과 변주 - 푸른 하얀 빛 靑白 2017.01.25
색은 다채롭다. 흰색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 푸른색 또는 노란색을 함께 머금는다. 같은 안료를 쓰더라도 기물의 재료, 물성, 소성 온도와 같은 여러 변수 그리고 공정에 따라 발색이 확연하게 다르다. 푸른색과 흰색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는 색이다. 저변이 넓은 색 중 하나이다. 고구려 고분벽화...
당연하다고 여긴 것을 보는 새삼스러운 시선 - <공예공방-공예가 되기까지展> 2017.01.04
기능과 전승을 근간으로 하는 전통공예와 현대적 삶과 작가적 사유가 반영된 파인아트. 오늘날 공예의 두 축이다. 이는 개인전, 공모전, 아트 페어 등은 물론 판매되는 작품 속에서도 공존하므로 어떻게 보면 대중에게 현재의 ‘공예’에 대한 가장 익숙한 존재이자 개념이다. 따라서 누구나 ‘전통 공예구나’ ‘현대...
오늘날의 옹기를 이야기하다 <오늘의 옹기: 이현배> 2016.12.21
글/ 김진녕1990년부터 옹기를 만들기 시작한 옹기쟁이 이현배의 개인전 <오늘의 옹기:이현배>전이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에는 한국인의 단계별 삶에 모두 관계를 맺고 있는 옹기가 모두 전시됐다.그는 전시회 소개 소책자에 “옹기는 세상에 태어날 때 태항아리, 밥을 담는 오...
‘아등바등’, 결국 지독한 어둠과 절망의 끝은 희망이다 - 이윤희展 2016.11.09
머리가 깨질 듯한 현실이다. 다사다난함은 도를 넘었다. 굉장히 자극적인 뉴스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플롯은 단순하고 뻔하다. 여러 등장인물은 개성 넘치지만 주변에서 별로 만나고 싶은 캐릭터는 아니다. 희망보다는 굳이 접하고 싶지 않은 불쾌함과 찝찝함 그리고 절망이다. ‘아등바등’이 꿈을 갈구하며 달려가는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