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ZOOM IN] 서쪽은 정원이요, 동쪽은 보회당이라 2020.10.28
한양에 이렇게 번듯한 대문간을 가진 집이 있었는가. 지붕이 없는 것으로 보아 대문은 아니다. 중문쯤 돼 보인다. 그런데 규모가 남다르다. 오 척 단구나 지나다니는 시시한 문이 아니다. 사람 머리 위로 곱절이 솟아 있다. 문광(門框)은 조각을 새긴 웅장한 돌기둥을 썼다. 그 사이로 나무로 짠 액방(額枋)을...
[ART ZOOM IN] 동구 밖 선정비 믿을만 한가 2020.10.12
동구 밖의 선정비가 아닌가. 하나, 둘, 셋. 나무에 가린 두 번째 것을 제하고 어디 안쪽부터 보자. 글자가 읽힌다. ‘목사이공선정비(牧使李公善政碑)’라. 누군지 모르지만 이씨 성 목사가 행한 선정의 공덕을 기린 것이다. 바깥쪽 것은 더 거창하다. 받침에 거북 머리가 분명한 귀부(龜趺)를 놓았다. 머리에...
[ART ZOOM IN] 구글 지도에 보이지 않는 평양 기자 묘 2020.09.28
대동문, 연광정에서 부벽루, 을밀대를 이르는 대동강변 경치는 조선 시대부터 유명했다. 그외 평양은 여인 미모로도 이름났다.조선 시대에 일급 임지로 흔히 풍광 좋은 청풍, 단양을 꼽는다. 하지만 이는 중년 관리들의 희망 사항일 뿐. 청풍 사또는 그저 중년의 자리인 종6품이다. 그래서 여러 관직을 거친 노년...
[ART ZOOM IN] 신선 나라로 통하는 도르래인가 2020.09.23
선녀와 나무꾼에는 마지막에 나무꾼이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선녀와 아이들을 재회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 말고도 두레박에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이야기는 전래 동화에 많이 있다. 그렇다면 어딘가 옛날 사람들에게는 두레박을 타고 하늘에 올라간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이 그림은 조선 그림치고는 색...
[ART ZOOM IN] 방구석 교실이 아닌 맑은 공기 가득한 논두렁 교실 2020.09.16
6.25 이래 처음으로 다시 학교 공부가 엉망인 시대가 됐다. 컴퓨터 앞에 앉은 방구석 교실(?)이 몇 달째 계속 중이다. ‘수업 효과가 정말 걱정’이라는 학부모들의 탄식을 들으며 6.25 때 노천 교실은 난리도 아니라는 생각까지 든다. 아무도 없는 방에 혼자 앉아 몸을 비비 꼬는 것보다 푸른 하늘 아래...
[ART ZOOM IN] 산골 마을은 세속을 피한 사람들의 별세계 2020.09.09
신조어를 모르면 세상 분위기를 못 따라가기 십상. '냉파'는 아마 따끈한 신조어는 아닐 거다. 한참 전에 나온 말인데 냉장고를 파먹듯 남은 재료를 알뜰하게 요리해 먹는다는 말이라고 한다. 그림에도 냉파처럼 ‘그림 파먹기’를 해야 진면목(眞面目)이 보이는 그림이 있다. 이 장면이 냉장고 속 두부에 해당하는...
[ART ZOOM IN] 궁중음악이면 어떤가, 흥만 즐기면 그만이지 2020.09.02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것들이 보기 힘들어졌다. 학생들이 사라진 교실과 관중 대신 큰 천으로 가려진 경기장 그리고 썰렁한 유흥가 등.아마 그중에 이런 장면도 있을 것이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마이크를 잡고 한 곡조 뽑는 일이다. 또 비좁은 통로가 아쉽다는 듯이 몸을 흔들며 춤추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