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劃)이 입체(立體)가 되어 만난 세계 2018.02.21
기이하다면 기이하고 특이하다면 특이하다고 할 전시다. 이(異)자가 금방 떠오르는 것은 보통의 두뇌회로로는 이해의 통로를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레토릭이라 해도 붓으로 조각을 한다고 할 수 있는가. 이 의미는 잠시 접어두고 먼저 전시 성격부터 보자. 이 전시는 전후(戰後) 제1세대 추상조각가의 ...
예르미타시박물관展-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2018.02.05
예르미타시박물관 겨울궁전 전경‘유럽을 향한 창’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겨울궁전, 러시아 국립 예르미타시*박물관의 소장품은 특히 그 프랑스 미술 컬렉션이 양적, 질적으로 유명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유럽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한 전초기지였던 것처럼, 예르미타시박물관은 러시아 컬렉터들이 프랑스를 중심으로 ...
호랑이로 바라보는 동아시아 문화의 전통과 변주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韓國・日本... 2018.01.31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한국 일본 중국의 호랑이건국 설화부터 5000년을 이어온 한국인과 호랑이의 동거한국 용호도와 일본 에도시대 용호도의 스케일 대결도 볼거리새해 무렵에는 호랑이와 까치가 그려진 연하장을 주고 받고 절집 산신각에는 호랑이가 들어가 앉아있고, 20세기와 21세기에 한국이 주...
양승우 사진전 <그 날 풍 경> 2018.01.26
갤러리 인디프레스에서 열리는 사진가 양승우의 개인전 《그 날 풍 경》은 일본 사진계 최고의 권위 있는 상인 '도몬켄 사진상' 수상을 기념하는 전시이다. '도몬켄 사진상'은 1981년 일본 마이니치 신문사가 일본의 대표적인 사진가인 ‘도몬켄(土門拳)’을 기려 제정한 상이다. 지금까지 37회 수상자를 배출하...
회화적인 경험으로 한국의 겨울을 환기시키다 <겨울나기>展 2018.01.24
1. 화면 전면에는 나무 한그루가 있고 중앙에 오두막집이 한 채 있다. 바람이 거세게 이는지 나뭇가지도 휘엉청 휘어져 있고 초가집 지붕을 덮었던 이엉도 나뭇가지가 휘어진 방향으로 흩나리고 있다. 그 거세바람으로 인해 화면에는 온통 흩날리는 눈 천지다. 김화경 <심촌의 취설도> 종이에 수묵담채,...
유홍준의 순백자에 대한 사랑 고백 <순백자의 어제와 오늘> 2018.01.17
서울 성북동 리홀아트갤러리에서 <순백자의 어제와 오늘>(~1월31일)이란 전시가 열리고 있다.‘어제와 오늘’인 만큼 전시장은 16~19세기 조선백자가 반, 20세기 현대 백자가 반을 차지한다.전시장 들머리엔 현대 도예가 김익영의 백자 푼주(높이 34cm)와 운원 스님이 쓴 <꿈 속에 금강...
전시 미장센의 승리 <신여성 도착하다> 2018.01.08
전시장 문을 열고 들어서면 멀리서부터 울리는 축음기 소리가 작지만 강하게 공간을 채운다. 내게는 어린시절 “춤추면서도 칼을 막아낸다”며 아름다운 무희에 대한 전설 같은 이야기를 전해주시던 어머니의 추억이 묻어 있는 추억의 멜로디다. “~ 저녁 종소리 들려오면/세레나델 부르면서/사랑을 속삭이러/님 오길 ...
20년만의 봉인 해제, 박계희 20주년 기념전 <기억> 2018.01.02
지난 11월29일부터 12월5일까지 서울 워커힐호텔 아트홀에서 <박계희 여사 타계 20주년 기념전-기억>전이 열렸다.우란(友蘭) 박계희(1935~1997) 여사는 SK그룹 2대 회장인 최종현 회장의 아내이자 현 최태원 회장의 어머니로 1984년 워커힐미술관을 설립(초대관장 이경성 전 국립현대미...
신은 미천하고 용렬하오나 지키는 바가 도둑이옵니다 2017.12.27
신년 벽두부터 남의 얘기를 해서 뭐하지만 들어볼 만한 얘기일수도 있다. 해가 바뀌면 어느 모임이나 직장, 단체할 것 없이 대개 모두 모여 덕담을 나누고 새해 다짐을 함께 나눈다. 그런데 매해 꼭 같은, 틀에 박힌 행사라면 자연히 누구나 심드렁해지게 마련이다. 작자미상 <맹견도> 종이에 채색, ...
고민하는 인간에 대한 통찰, <오원배>전 2017.12.13
OCI미술관에서 오원배 작가의 17번째 개인전(~12월23일)이 열리고 있다.미술관 현장에서 제작한 가로 길이 32미터의 대작을 포함한 평면 작품 11점과 드로잉 37점이 나왔다. 마침 그의 초기작인 1987년 작 <무제>가 국립현대미술관의 <균열>전(~2018년 4월29일)에 출품...
유럽에 선보이는 본격적인 중국의 전통 초상화 <중국의 얼굴> 2017.12.05
독일 베를린 주립미술관 게멜데갤러리에서 <중국의 얼굴 Face of China>(~2018.1.7.)전이 열리고 있다.주최측에선 이 전시가 유럽에서 중국의 전통 초상화, 주로 명청시대의 초상화에 초점을 맞춘 전시로는 아마 첫 번째 전시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품작은 주로 중국 베이징 고궁박물관...
복제와 집착의 미학 <리처드 해밀턴 : 연속적 강박> 2017.11.29
아시아에서 리처드 해밀턴의 이름을 건 전시는 처음이라는 건 의외다. 어느 현대미술사 책이든 영국 팝아트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작품으로 꼽는 <도대체 무엇이 오늘날의 가정을 이토록 색다르고 매력 있게 만드는가?Just what is it that makes today's homes so differ...
일본과 유럽 다리를 놓은 일본의 천재 풍속화가 - 호쿠사이(北齋)와 재패니즘 2017.11.22
지난해 이맘때쯤 도쿄 동쪽의 스미다구에는 구립 미술관이 새로 하나 오픈했다. 이름은 스미다 호쿠사이미술관. 호쿠사이(北齋)는 말할 것도 없이 19세기 일본 우키요에를 대표하는 화가의 한 사람이다. 호쿠사이판화 후진산 36경중 <가나가와해변의 높은 파도> 스미다구가 34억엔을 들여 프리츠커상 수...
20세기 한국 청년의 연대기, 청년의 초상전 2017.11.08
식민과 분단, 내전, 산업화, 민주화 등 근대화 사건의 백화점 한반도서구의 300년을 50년 만에 압축 통과한 한국 청년의 가파른 자화상1.권력 1번지로 불리는 광화문 앞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청년의 초상>(~11.13)이란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주최측은 전시 서문에 <청년의 초상>...
18세기 독일 바로크미술에 빛을 더한 동양도자기 - 왕이 사랑한 보물 2017.11.08
중국, 일본과 같은 꼭 알아야할 인국(隣國)의 역사조차 담 쌓고 사는 우리 현실에서 서양사(西洋史)에 대한 관심은 문밖을 지나가는 개나 닭보다 덜할지도 모른다. 드레스덴은 물론 그 문에서조차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있다. 강건왕 아우구스트 2세의 초상(1710-1729년경)과 금실자주 군복(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