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겨 넣음의 미학 - 호림 40주년 기념특별전 <상감> 2022.08.16
우리는 보통 ‘상감’이라고 할 때 우리의 대표적 문화재 고려청자를 떠올리지만, 파내고 다른 물질을 채워 넣어 문양을 만드는 것은 다양한 공예 분야에서 사용되는 기법이다. 영어로는 Damascening, Inlaying 등으로 말할 수 있는데 이 단어를 들은 유럽 사람들은 철이나 청동에 금이나 은을 새겨넣...
기나긴 유랑 끝에 제자리로 돌아온 문화재,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2022.07.27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국립고궁박물관과 국외소재문화재단의 공동 주최로 환수문화재 40여 점을 전시하는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9.25)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서 설립 10주년을 기념하기도 하는 이번 전시에는 해외 주요 경매에 등장해 관심을 최근 모았던 유물이 ...
현대 회화에서 살아남은 민화 유전자를 보다 <생의 찬미>전 2022.07.13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전(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9.25)이 열리고 있다. 양화 위주의 전시로 짜여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오랜만에 열리는 한국화 전시다.1.주최측은 이번 전시에 대해 “한국 채색화의 전통적인 역할에 주목하고, 각 역할별로 19세기~20세기 초에 제작된 민화와 궁중장...
18세기 조선의 영광 <조선의 아름다움>전 2022.06.29
<호렵도> 여덟 폭 병풍, <곽분양행락도> 여섯 폭 병풍, 수운 유덕장(1675-1756)의 <황강노절 黃岡老節>, 발톱 네 개의 용이 그려진 구름 용무늬 항아리, 문갑 … 전시장을 채운 이 오래된 그림과 기물의 공통점은 조선이 가장 찬란했던 18세기를 전후해 쏟아져 나온...
현판, 아름다운 이름을 새겨 훌륭한 뜻을 함께 돌아보게 하다 2022.06.15
집을 짓고 나서야 뜻을 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집을 짓고자 하는 뜻을 정하면 그 뜻을 담은 이름을 생각하게 마련이다.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기 전에 이름부터 짓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건물을 지은 뜻을 담은 이름을 드러내고 싶으면 좋은 글씨를 판에 새겨 두었다가 집이 완성된 다음 앞쪽 처마 아래나 집...
20세기 작가가 괴석을 다루는 법, 황창배의 돌그림전 2022.05.25
황창배(1947-2001)의 <돌 그림전>(5.2 – 31)이 황창배미술공간에서 열리고 있다.황창배의 작고 20주기인 2021년부터 2년에 걸쳐 4개의 챕터로 나뉘어 열리는 20주기 기념 전시의 마지막 챕터다.1부 전시는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이 기획을 맡은 <의도를 넘어선 회화_...
디지털 시대 회화의 반복과 기시감의 전략 - 《The Colours》 2022.05.20
김성국은 대상에 대한 묘사의 회화적 기법의 다양성을 익힌 몇 안되는 작가 중 하나이다. 그는 적절히 화면에 광택을 주어 실재감을 높이게 하거나 결코 콜라주 기법 같은 것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입체가 평면에 고정된 사진으로 느끼게 하는 눈속임까지 할 줄 아는 작가이다. 필자는 그러한 화면에 깊은 흥미를 ...
화려한 작품들 속 서화 몇 장면 - <어느 수집가의 초대> 전 2022.05.10
고 이건희 회장 개인의 미술품 컬렉션을 국내 각지의 박물관과 미술관에 나누어 기증할 것이라는 삼성전자의 발표가 있었던 것이 작년 4월 28일이다. 별도의 미술관을 만들자는 논의에 전국이 들썩이면서 그 해 여름에 서둘러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기증 작품 전시를 열고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난리 가...
때빼고 광낸 보화각의 보물을 다시 만나는 자리 <보화수보>전 2022.04.27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의 보화각은 일제강점기인 1938년 간송 전형필 선생이 세운 한반도 최초의 민간 박물관이다. 컬렉터가 자신의 수집품을 모아놓은 곳이란 의미에서 르네상스 후기에 등장한 박물관의 원형인 ‘경이로운 방’(wunderkammer)에 딱 들어맞는 곳이기도 하다. 보화각은 20세기 후반부터는 ...
송은문화재단 소장품전 《Past. Present. Future》 2022.04.13
어둠의 깊이로 공간감을 표시한다면, 전시장 3층 ‘Cabinet of Curiosity’라는 별도의 전시실이 '가장 깊은 곳’이다. 르네상스 후기쯤에 그때의 권력층(또는 신흥 부유층)이 자신의 컬렉션을 모아둔 방을 ‘Wunder Kammer’(Cabinet of Curiosity), 호기심의 방으로 부르...
기운과 색이 넘치는 한반도의 채색화 1500년을 펼친 <한국 채색화의 흐름>전 2022.03.30
진주시와 국립진주박물관이 공동주최한 <한국 채색화의 흐름 : 참(眞) 색과 참 빛이 흐르는 고을(晉州)>전(3.22-6.19)이 열리고 있다. 전시에는 국립진주박물관 소장품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박물관, 밀양시립박물관, 남원향토박물관,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세종로 광장과 경복궁이 그리는 희비의 쌍곡선 2022.03.16
서울역사박물관은 상설전시뿐 아니라 기획전시를 통해서도 서울이라는 도시공간 속에서 펼쳐진 도시의 역사를 다각도로 펼쳐 보여주는 전시를 개관 이후 20년 동안 계속해 왔다. 그동안 현대 서울의 형성 과정을 되짚어 본 전시를 열어 현대 서울의 삶과 도시의 관계를 뒤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한편, 서울의...
“경복궁 회복, 반추하는 역사에의 꿈”-고궁연화(古宮年華) 2022.02.23
서울에는 경복궁을 비롯하여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덕수궁 등 조선왕조의 궁궐 다섯 곳이 남아있다. 경복궁은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운 태조가 처음 세운 궁궐이어서, 조선시대에는 특별히 정궁으로 불렸다. 고종 중건 당시인 1868년에 7,800여 칸 규모의 건물로 가득 차 있었던 경복궁은 일제강점 36년간...
그릇으로 들여다본 19세기 문화사 <완상의 벽>전 2022.02.09
OCI미술관에서 <완상玩賞의 벽癖>전(- 3.5)이 열리고 있다. OCI그룹의 창업주인 송암 이회림 회장의 컬렉션에서 골라 뽑아 차려낸 고미술품 위주의 전시이고, OCI미술관 이름으로 처음 여는 고미술 전시다. 주최측은 전시 제목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을 붙였다. “《완상의 벽》은 한국의 도...
호랑이 해에 보는 호랑이 그림전 2022.01.26
박지원(1737-1805)의 소설 <호질>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된다.“범은 착하고도 성스러우며, 문채롭고도 싸움을 잘한다. 인자하고도 효성스러우며, 슬기롭고도 어질다. 엉큼스럽고 날래며, 세차고도 사납다. 그야말로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다.”인간의 개입이 없는 상황에서 지구 생태계 최상위 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