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서울 성곽 밑에서 한량과 기생들이 고기를 구워먹는 이 풍속 그림은 프랑스 국립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병풍에 들어 있다. 1901년 프랑스 인류학자로 장관을 지낸 루이 마랭(1871~1960)이 파리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육로로 여행을 하는 도중 보름간 서울에 머무르며 구입했던 8폭짜리 병풍으로, 그의 사후 1962년에 마랭 부인이 그의 이름으로 기메동양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병풍 중 몇 장면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김홍도 행려풍속도 병풍과 유사하지만, 사당패 놀음, 기생방 풍경, 난로회, 고관대작의 풍류 등 그것에서 볼 수 없는 다채로운 장면들이 들어 있다. 김홍도라고 쓰여 있는 관지, 인장이 있지만 누가 그렸는지 확실치는 않다.
전 김홍도 <풍속도 팔폭병풍> 중 난로회, 19세기, 비단에 수묵담채, 각 80.5x44.8cm,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