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책가도의 한 장면이다. 잘 정리된 책감 옆에 도자기들이 정교하게 그려져 있다.
오른쪽 그림에서 표면에 굵은 금이 간 것처럼 보이는 화병은 북송 '가요(哥窯)' 자기를 18세기 들어 재현한 것이다. 옆에 입이 넓은 붉은 병은 홍유(紅釉) 바탕의 자기 위에 금채로 문양을 그린 도자기다. 모두 황실 직속 공방에서 제작한 것들이다.
오른쪽 그림에서 표면에 굵은 금이 간 것처럼 보이는 화병은 북송 '가요(哥窯)' 자기를 18세기 들어 재현한 것이다. 옆에 입이 넓은 붉은 병은 홍유(紅釉) 바탕의 자기 위에 금채로 문양을 그린 도자기다. 모두 황실 직속 공방에서 제작한 것들이다.
공작 깃털이 꽂혀 있는 큰 도자기도 마찬가지이다. 특이한 형태는 고대의 청동기 술잔인 '고(觚)'를 본 떠 만든 것이다. 도자 기술이 절정에 도달한 건륭제 전후로 이런 것들을 많이 만들었다. (그 옆은 필통으로 여겨진다)
그림은 안 보고도 그릴 수 있다고 하지만 이런 사실적인 것들까지 안 보고 그릴 수는 없다. 18세기에 중국에 간 사신의 기행문에 서화, 골동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이들을 사고파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런데 도자기에 관한 내용은 극히 드물다. 색다른 것을 봤다는 정도뿐이다. ‘샀다, 어쨌다’ 하는 얘기는 전혀 없다.
연적이나 혹 필통이라면 모르거니와 화병 정도의 자기는 당연히 여성 몫이라고 생각한 때문인가.(이형록 <책가도>(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