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꾼 중에는 잿밥에 맘이 가는 사람도 있는 법. 씨름은 뒷전이고 둘러서서 한 잔 즐기는 모습을 눈에 보이는 대로 그렸다. 조선 그림은 알다시피 보이는 것보다 안 보이는 것이 위주다. 그래서 더 눈길을 끈다.
겨울이 지나가고 꽃 피고 초록이 무성해지는 시절이 돌아오면 야외로 나가고 싶어지는 마음은 당연지사. 따듯하게 일렁이는 바람 속에 높이 치켜드는 술잔은 운치가 그만이다.
등장인물들의 포즈로 보아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을 법하다. 더욱이 여기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애인도 등장한다. 그린 사람의 눈썰미가 보통이 아닌 듯한데 아쉽게 작자는 미상이다. (작자미상 <대쾌도> 부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