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봄비가 내리고 또 하늘이 맑게 갰다. 물기 머금은 나무의 새잎이 한층 싱그럽다.
화가는 새도 그리고 짐승도 그리고 산수도 그린다. 그러나 다 잘 그릴 수는 없다. 화가 김홍도는 그럼에도 여러 면에서 뛰어났다. 당대에는 특히 새와 꽃, 즉 화조를 잘 그리는 화가로 이름났다.
특징은 시정(詩情) 물씬한 필치에 있다. 솜씨도 솜씨려니와 우선 꽃과 새를 그렇게 보는 눈과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감흥 같은 것인데 어릴 때부터 퉁소를 잘 불었다는 얘기와 어딘가 통하는 데가 있다. (김홍도 <유상독조도>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