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내려 공원 옆길을 걸어 가는데 이번에는 ‘서울 어디서나 마스크 착용’이라고 쓴 커다란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요즘은 어디가나 마스크다. 마스크가 제2의 몸쯤 된 듯하다.
조간신문에 부러운 사진 하나가 보인다. 영국 런던의 어느 공원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어떤 이들은 앉아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누워 있기까지 하다. 그렇게 런던의 봄날을 즐기는데 마스크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서울에도 ‘마스크여, 안녕’은 언제 올 것인가.
김홍도는 시추에이션 묘사의 달인이다. 풍속화에서도 몸짓은 기막히게 그렸다. 그런 그의 위크포인트는 표정 묘사라고 한다. 그렇기는 해도 풍속화첩 속 인물들에는 볼만한 표정들이 많이 있다. 물론 모두 마스크와 전혀 무관하다. 아래쪽 오른편 인물은 <우물가>에 나온다. 나머지는 모두 <활쏘기>에 그려진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