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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숭이의 해가 떴다, 번쩍! <호기심 상자 속의 원숭이>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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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호기심 상자 속의 원숭이
장 소: 서울 신세계백화점 갤러리 본점
기 간: 2016.1.6 - 1.24

새해가 밝았다. 역동적이고 유쾌한 동물인 원숭이의 한해가 시작되었다. 좋은 의미를 지닌붉은 원숭이의 해라고 좋아하는 사람부터, 이번 원숭이의 해의 한자 어감 때문에 ‘다음에 아이를 가져볼까?’ 라고 생각하는 신혼부부까지. 새해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다. 그래도 새해, 출발이라는 의미로 희망을 갖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에 ‘원숭이’라는 주제로 각 지점에서 서로 다른 소테마로 전시가 시작됐다. 본점 전시의 주제는 ‘호기심 상자 속의 원숭이’. ‘호기심 상자’라는 주제를 놓고 참여작가들이 생각하는 원숭이 그리고 새해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소개했다. 전시는 공예 뿐만 아니라 회화, 조각의 다양한 분야에서 참가했다.

노준의 <The Reason Why, They have to move a big mountain>(2009)은 나무로 만들어진 동물 군상이 제각각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다양한 색채와 무늬의 옷을 입은 동물들은 산을 올라가고 있는 건지, 아니면 올라가다 다른 곳으로 방향을 옮기는지 알 수 없다. 그런 만큼 동물들이 움직이는 방향은 제각각이다. 개구리는 먼 산을 바라보고 있고, 팬더 곰은 직진을 하고 있는 원숭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쳐다본다. 


노준 <The Reason Why, They have to move a big mountain>(2009), ⓒ 신세계갤러리 본점.


동그랗게 뜬 동물들의 눈은 호기심이 가득하면서도 무관심하다. ‘정말 산을 올라가려고?’ 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래, 너는 올라가라. 난 집에 갈래’와 같은 무관심한 눈빛과 동물이 움직이는 방향도 함께 표현돼있다. 서로의 일에 관심이 많고 함께 하는 것 같으면서도, 일정 부분의 선은 넘지 않으려하는. 그래서 결국 무관심해지는 우리 인간관계의 한 유형을 동물들의 방향과 표정을 통해 보여주는 듯하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른 새해 소망과 목표, 그래서 결국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에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함께 표현하는 듯한 작품이다. 


홍정표 <Low level warrior>(2008), ⓒ 신세계갤러리 본점.


전시장 한쪽에는 애니메이션 드래곤볼의 주인공을 표현한듯한 <Low level warrior>(2008)가 있다. 1986년부터 연재되어 연재가 끝난 지금도 인기를 끌고 있는 드래곤볼에는 손오공이 등장한다. 손오공은 ‘서유기’나 ‘날아라 슈퍼보드’에서처럼 원숭이가 가장 전형적이지만, 드래곤볼의 손오공은 사람이다. 그래서 요즘의 손오공은 원숭이, 사람 두 가지의 이미지가 동시에 구축되어 있다. 

작가는 드래곤볼에 나온 손오공의 이미지를 차용하면서, 제목에 ‘low level'이라는 전제를 붙였다. 완전히 'High level(요즘 게임과 만화책에서는 만랩이라고 한다)’, 강력한 손오공으로 변신하기 직전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좌충우돌하고 자신의 내공을 쌓고 목표하는 바를 나아가기 위해 전진하는 모습을 제목으로 상징화했다. 눈빛과 솟아있는 머리 그리고 손오공이 본래 가지고 있는 검은 머리가 아닌, 평범한 모습에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초사이언인으로 변신하기 직전의 모습을 표정과 애니메이션처럼 불꽃같은 머리의 색채를 통해 형상화 했다. 20-30대에게는 친근한 작품을 모티브로 그들에게는 너무나 힘든 요즘의 사회에서 새해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바탕으로, 희망을 그려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제형 <Apetheosis> 2009년 인천점 전시작품 ⓒ 신세계갤러리 인천점


윤남웅 <猿(원)> 2015년 광주점 전시작품 ⓒ 신세계갤러리 광주점


윤남웅 <猿(원)> 원숭이 부분 ⓒ 신세계갤러리 광주점


신세계백화점의 이번 전시에는 어린이 관람객들도 제법 많은 편이다. 귀엽게 그려진 원숭이를 보며 좋다고 소리를 지르고, 작품에 흥미를 갖는다. 친근한 소재와 이미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호응과 참여를 유도한 이번 전시의 의도는 분명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필자가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광주점에서 열리는 ‘헬로우, Mr. 몽키’전과 인천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행복한 원숭이’전 역시 흥미롭다. 올해, ‘원숭이 해’라는 모티브를 바탕으로 출품된 개성 충만한 원숭이들은 새해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엿볼 수 있음은 물론, 원숭이 자체에 대한 다채로운 모티브를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올해에는 유쾌한 원숭이의 모습처럼 즐거운 일이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도 함께한다.(*)

글/ 김세린(공예평론가)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1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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