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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존과 개성이 조우되는 영역, 디자인과 공예 - <알레산드로 멘디니展 - 디자인으로 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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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명 : 알레산드로 멘디니展 - 디자인으로 쓴 시
전시기간 : 2015.10.9-2016.2.28
전시장소 : 서울 DDP 디자인전시관
글 : 김세린(공예 평론가)


디자인과 공예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공존해야 하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그 우위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기능과 미감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완성까지 담당하는 공예와 기성품의 형태와 장식을 평면적으로 그려내는 디자인. 전통시대 이후 기계적 ‘대량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디자인이 생산적 측면에서 우위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돼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날 기성품이 아닌 공예는 여전히 예술적 성격 외에 생산에서 디자인 영역을 공유하고 있다. 제작 과정에 디자인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디자이너와의 협업 활동이 포함된다. 디자인과 공예는 두 영역의 활성화 정도에만 차이가 있을 뿐 여전히 전통시대와 마찬가지로 공존을 이어가고 있다. 디자이너도 공예가와 마찬가지로 예술가적 성격이 다분히 중시된다. 기계의 도입으로 사회가 변화하고 그에 따라 역할이 확장되었음에도 ‘창작’과 ‘제작’으로 대변되는 이들의 공존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알레산드르 멘디니의 작품은 이런 의미에서 ‘산업’과 ‘예술’이라는 확장된 틀 안에서 현대 디자인과 공예의 공존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아울러 그의 삶과 행적은 디자인이 현대 사회 속의 여타 영역과 어떤 꽌게를 맺고 있는지는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알레산드로 멘디니와 그의 작품인(스텐드)


1931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출생한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는 1970년에서 1985년까지 건축 전문잡지 『까사벨라』와 『도무스』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건축 전공의 그는 건축 전문잡지의 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경향들을 소개하고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등  ‘산업과 디자인’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했다. 그리고 1989년, 58세라는 결코 적지 않은 나이로 디자이너로서의 활동을 시작한다. 

건축을 전공해 틈틈이 디자인 작업을 하기도 하고, 1970년대 중반부터 포스트모더니즘을 기반으로 이탈리아에서 ‘산업’과 ‘수공예’에 대한 디자인 운동을 전개하기는 했었지만 본격적으로 디자이너로 활동한 것은 이 시점부터이다. 
그는 주로 기업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맡아 산업디자인면에서 주로 활동했으나 예술적 부분도 놓지 않았다. 그같은 면모는 작품 외에 드로잉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드로잉 작품들


그의 디자인은 지극히 작가주의에 가까운 드로잉에서 시작된다. 초기 드로잉에는 사물의 형태가 완전하게 들어가지는 않는다. 사유에서 영감을 받은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점차 구체화시킨다. 구체화된 형태에도 여전히 사물은 보이지 않는다. 점진적으로 선이 나아가고 상징이 드러내면서 하나의 회화 작품으로 완성된다. 이는 다시 모티브로 활성화된다. 작업 메모가 들어가고 평면화된 사물의 형체로 서서히 흡수되는 것이다. 철저하게 ‘예술가’적 입장에서 디자인을 하는 것이다. 조금 더 아름답게 일상의 기물을, 일상의 공예품을 완성하기 위해 그는 오히려 산업적인 측면을 배제하고 예술적 측면부터 다가서는 것이다. 


알레산드로 멘디니, <100% Make Up>


그의 작업에는 아예 이같은 측면이 돋보이는 작품도 여럿 존재한다. 맨디니의 <100% Make Up>은 이집트의 피라밋에서 출토된 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처음에는 피라밋을 시작으로 하나씩 항아리의 문양 디자인을 입혀 시작했지만 디자인의 영역이 점차 확장되면서 100개의 다양한 디자인이 항아리에 적용됐다. 예술가적 방식으로 디자인과 공예를 통합해 재차 예술 작품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알레산드로 멘디니, 


또 한편으로 개성작인 작품인 역시 <100% Make up>의 연장선상에서 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프루스트 의자에 다채로운 색상으로 의장을 올린 이들은 안나 G와 함께 그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이다. 마치 점묘파화가 조르주 쇠라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수많은 점을 프루스트의 의자에 찍어 색채와 무늬를 표현하기도 하고 단색을 넓게 펼쳐 전체적으로 면 구성이 아름다운 페브릭 같은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알레산드로 멘디니, <안나 G>


<안나 G> 역시 마찬가지의 출발선상에 있다. 동일한 방법으로 디자인 과정과 수많은 드로잉을 거쳐 오늘날의 형태가 완성된 것이다. 공장에서 생산된 기성품이지만 많은 조율을 거치며 모티브가 겹쳐진 것이다. 단순히 디자이너의 설계에 생산업체의 제작이 아닌, 공존을 통해 <안나 G>는 완성된 것이다.

지금은 널리 알려진 와인오프너이지만 처음 탄생했을 때만 해도 기존의 정형화된 모습을 완전히 탈피한 새로운 것이었다. 사람의 형태를 보이며 그 팔을 누르면 와인 코르크가 올라오는 오프너의 형태는 당시만 해도 분명 생소하고 이채로웠다. 기능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개성을 갖춘 형태와 다양한 색채는 이후 오늘날까지 소비자의 구매 의욕를 자극하고 있다.(*)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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