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명 : 구름과 비행展 -강운, 김가을, 신정필, 정지현-
전시기간 : 2015.10.13~2015.11.08
전시장소 : 대전시립미술관 5전시실
글 : 김세린(미술평론가)
구름과 비행.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테마 중 하나이다. 어른이 된 지금은 하늘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졌다고 하지만 어린 시절에는 위만 쳐다보면 늘 보인 것이 구름 그리고 날고 있는 새와 비행기였다. ‘구름과 비행’전은 일상에서 아이들이 손쉽게 그리고 즐겁게 보는 하늘에 담긴 여러 가지 모티브들을 회화, 공예 등 여러 분야로 작품화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미술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이다.
<포스터>
비행기를 모는 나의 모습, 구름을 타고 하늘을 유영하는 공주님과 선녀의 모습 등. 파란 하늘에 떠있는 여러 구름은 아이들의 상상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를 보는 어른들의 추억도 일깨운다. 아이들을 위한 전시라고는 하지만 예전에 보았던 구름 그리고 어른이 된 지금의 눈에 비춰진 구름. 참여 작가들의 작품은 어른이 된 후 느끼는 하늘과 구름 즉, ‘어른들의 하늘과 구름’이 형상화된 것이다.
강훈 <공기와 꿈> 227x182cm 캔버스 염색 한지 위에 염색 한지 부착.
전시를 보는 사람은 아이나 어른이나 표현된 하늘과 구름 모두를 평소 언제나 볼 수 있는, 있었던 하늘과 구름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염색한 한지를 캔버스에 마름모꼴로 붙여 구름을 표현한 강운의 <공기와 꿈>은 일상에서 보는 ‘하늘의 구름’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이 작품을 본 어른과 아이의 해석은 다양하다. ‘구름이 흘러가는 구나’ 정도의 무덤덤함에서 ‘구름이 화가 났나 봐요’ 라는 동화적 상상력이 가득한 해석까지. 이는 구름을 모티브로 관람하는 다양한 세대의 상상력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이런 반응은 ‘오려붙이는 힘들고 세밀한 과정을 통해 바람결을 느끼며 유영하는 하늘을 완성시켰다’는 작품의 기본 해설을 통해 작가가 뜻한 의도에 곁들여 감상자의 또 다른 의미가 추가된다.
신정필
신정필의 는 빛을 내는 광섬유, 골격을 만드는 나무와 철을 이용해 만든 복합 소재의 작품이다. 광섬유로 기본적인 빛을 내지만 주변의 철이 반사시켜 빛을 더욱 밝게 승화한다. 형태를 보면 눈을 닮기도 하고 환한 가로등을 닮기도 했다. 작가는 이를 ‘눈’ 즉 세상을 볼 수 있고 또 세상과 연결해주는 통로를 나타냈다. 작가는 이 눈에 대해 ‘하늘은 물론 자아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말한다. 이를 보는 아이에게 만들어진 작품이 철인지 광섬유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머릿속에서 ‘하늘을 나는 우주선’처럼 그려지는 작품의 형상은 어린이 관람객이 느끼는 의미 그 자체이다.
전시는 기획의도 대로 소풍 온 어린이 관람객들이 많았다. 떠들썩하게 ‘이거보세요~’하며 작품을 보고 자신만의 느낌과 해석을 말하려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즐겁게 보일 뿐 아니라 전시 분위기도 밝게 해준다. 현대 공예의 주류인 작가 표현주의적 작품을 소개하며 상냥한 캡션과 더불어 아이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서려한 기획은, 여전히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현대 공예가 한층 생활 속으로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시도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