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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출되었던 문화재 반환의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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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품에 돌아온 문화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 (주)눌와 | 2013.12.30


1866년, 흥선대원군은 천주교를 탄압해 8000여 명에 달하는 천주교도가 처형된다. 이때 조선에서 활동하고 있던 프랑스 신부 열 두 명 가운데 아홉 명도 함께 죽음을 맞았다. 살아남은 세 명 중 한명인 리델 신부는 조선을 탈출하여 중국 톈진에 주둔해 있던 프랑스 극동함대에 사실을 알리게 되고, 프랑스 해군은 자국민 처형을 빌미로 함대를 보내 강화도를 침공한다. 조선군과 싸우다 퇴각하면서 이 프랑스 함대는 관아 등에서 값진 물건을 약탈하고 왕실서고인 외규장각에서도 340권의 의궤를 비롯한 서책을 갈취한 뒤 나머지는 불태우고 달아나게 된다. 100여년의 세월이 흘러, 유학을 갔다가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사서로 일하게 되었던 박병선 박사가 도서관 별관 창고에서 외규장각 의궤 297책을 찾아내었고, 이를 알게 된 서울대학교도서관(규장각 관리)이 외무부에 공문을 보내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의궤 297책의 반환을 요청해달라고 하게 된 것이 1991년의 일이다. 


<의소세손 예장도감 의궤> 1752년.
사도세자의 아들인 의소세손의 장례를 기록하였다. 반차도 왼쪽 거대한 상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장렬왕후 빈전도감 의궤> 1688년.
장렬왕후의 빈전을 설치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의식에 사용된 기물들의 모습이 그림으로 실렸다.


  이후 진전이 없던 이 일은 1993년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의 한국방문, 고속철도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약속해야 했던 것, 프랑스국립도서관 담당자가 거부한 사건 분상용 의궤와의 맞교환 약속 등등 우여곡절 끝에 2010년 드디어 5년 단위로 갱신되는 대여 형식으로 일괄 양도하는 방법을 택하면서 2011년 네 차례에 걸쳐 145년 만에 의궤는 이 땅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
2011년 7월 1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려 수많은 시민들이 찾았다.


  우리의 근대사가 수난으로 점철된 까닭에, 우리의 문화유산도 똑같은 운명을 겪었다. 약탈, 분실, 도난, 소실, 훼손 등의 위험으로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이 적은 까닭에 더욱더 소중하다. 최근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해외로 유출되었던 문화재가 돌아왔는데, 이 책은 그 과정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다. 문화재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세한도> 두루마리의 전체 길이는 14미터가 넘는다


일본의 후지츠카로부터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받아 온 소전 손재형의 이야기, 1965년 한일협정 이후 일본에 있던 1432점의 문화재가 환수된 지난한 과정, 멀리 미국 메릴랜드 주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웅크려있던 가로세로 4미터가 넘는 대장 깃발이 돌아온 사연 등 서프라이즈 프로에 나올 만한 스토리들이 담겨 있다. 


<어제연 장군 수자기> 조선 19세기 무명 430x413cm
대장의 상징인 '수帥'자가 크게 새겨져 있는 거대한 깃발이다.


1970년 유네스코는 ‘문화재의 불법적인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또 국제박물관협의회의 윤리강령에는 ‘모든 문화재는 합법적, 도덕적, 윤리적으로 소장하고 수집하고 구입해야 하며 강령에 어긋나거나 다른 방법으로 문화재를 보유하는 것 자체가 위반’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법 반출된 문화재가 쉽게 돌아오지는 않으며 그렇지 못한 사례가 훨씬 더 많다. 한 번 그런 사례를 남기면 모두 다 돌려줘야 하게 되기 때문에 쉽지 않을 뿐더러, 국가간 외교문제, 문화재 관리의 취약성 등이 핑계가 되기도 한다. 

 전세계적으로 약탈 문화재의 반환 문제가 끊임없이 이슈화되고 있고, 방송 등을 통해서 문화재의 반환 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책은 문화재가 반출되고 다시 반환되었던 다이내믹한 과정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풀이해 냄으로써, 해외에 반출된 문화재에 대하여 연구한 결과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었던 좋은 시도라고 여겨진다. 책에서 다룬 반환 문화재 들은 다음과 같다.

목차

소장자의 기증으로 돌아온 문화재
1. 추사 김정희 <세한도>와 서화류
2. 와룡매
3. 데라우치문고 한국관계자료

정부의 협상으로 돌아온 문화재
4. 한일협정 환수문화재 1432점
5. 어재연 장군 수자기
6. 외규장각 의궤 297책

민간의 노력으로 돌아온 문화재
7. 고종어보 등 문화재 93점
8. 경복궁 자선당 유구
9. 겸재정선화첩
10. 김시민 선무공신교서

민관 협력으로 돌아온 문화재
11. 북관대첩비
12.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 47책
13. 일본 궁내청 보관 한국도서 1205책
14.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일제강점기에 돌아온 문화재
15.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16. 개성 경천사지 십층석탑

 
이 책을 펴낸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2012년 설립된 문화재청 산하 법인으로 국외소재 한국문화재를 체계적으로 조사·연구하고 그 가치를 알리고 지원하는 단체이다. 국외에 소재한 우리 문화재는 모두 15만6천여 점이 넘는데, 이들 중 불법적으로 유출된 문화재는 되찾기 위해 힘쓰고 그렇지 않은 문화재는 현지에서 최대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글 SmartK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13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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