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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화 읽어주는 박물관] - 미술로 보는 동서양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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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읽어주는 박물관- 미술로 보는 동서양의 사랑이야기
국립제주박물관 엮음 | 서경문화사 | 2014.05

창작에 있어 끊임없는 주제는 ‘사랑’이 아닌가 싶다. TV 드라마 속에서도 영화 속에서도 소설 속에서도 로맨스는 빠지지 않는다. 이는 아주 오래전 소설 속에서도 미술작품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으니 사랑이라는 건 인간의 삶 속에서 영원한 주제이며 목표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사랑이라는 것은 남․녀 간의 사랑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모든 대상에 해당된다. 미술작품을 살펴보다 보면 만물에 대한 사랑과 교감을 확인 할 수 있다.



정선, <독서여가도>, 1727년경, 비단에 채색, 24x16.5cm, 간송미술관
주인공인 선비는 화초를 감상하고 있다. 우리 산천을 사랑하듯 꽃을 사랑하는 마음도 담겨있을것이다.

일례로 겸재 정선은 조선의 산천을 사랑했기에 자신감 넘치는 필치로 화폭에 조선의 진경을 구현 할 수 있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왕제색도>는 비가 온 후 인왕산의 묵직하면서도 장엄한 모습을 표현하며 자신의 후원자이자 60년 지기 벗에 대한 그리움과 경외에 대한 마음까지 담겨져 있다. 정선에게는 우리 산천을 표현할 수 있고 자신의 감정까지 이입할 수 있었던 그림이 사랑의 대상이기도 했을 것이며 이와 같은 옛 그림을 모으기 위해 일제강점기에 전 재산을 바쳐 수집한 간송 전형필 선생 같은 분들에게도 그림은 사랑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스승을 만나기 이전과 이후 그리고 스승이 돌아간 다음으로 생애를 나누어서 볼 수 있는 화가가 있는데 바로 소치 허련이다. 허련은 초의선사의 소개로 32세 때 추사 김정희를 만나게 되는데 스승을 만난 이 시기는 일생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허련, <동파입극상>, 종이에 수묵, 44.1x32.0cm, 일본개인
허련, <완당선생해천일립상>, 종이에 담채, 51.0x24.0cm,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허련은<동파입극상>에서 얼굴만 달리 한 <완당선생해천일립상>을 그렸다.   


지방 화가였던 허련은 추사의 권유로 서울에 올라와 여러 인사들과 교유하고 대내에 출입하여 헌종을 모시고 그림을 그리는 등 그의 인생에서 최고의 정점에 올랐다. 허련이 김정희를 얼마나 존경했는지는 추사를 북송의 대문장가 동파 소식에 비긴 것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 화가 가운데 전하는 작품이 가장 많고, 자서전을 저술하는 등 방대한 기록을 남겼으며 평민에서 양반사대부, 세도가 심지어 임금까지 모시는 등 폭 넓은 교류와 활동을 한 화가라는 점에서 허련은 독특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이는 그의 뛰어난 그림솜씨와 더불어 일생의 스승이자 후견인이 된 추사 김정희의 영향력도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신한평, <자모육아>, 종이에 담채, 23.5x31.0cm, 간송미술관



이암, <모견도>, 16세기, 지본담채, 73 x 42.2cm, 국립중앙박물관


자연에 대한 관심과 애정, 스승에 대한 존경에서 비롯된 사랑 외에 옛 사람들의 또 다른 사랑의 다양한 감정은 그림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아기에게 젖을 물린 여인의 모습에서는 모성애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러한 모성은 동물을 그린 작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풍속화 속 노동을 하는 여인들은 힘겹고 고달픈 모습이 아니라 생활의 기쁨과 삶에 대한 생기가 느껴지는데 이는 가정과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일하는 여성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림을 잘 모르는 사람도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그림이 바로 춘화는 몸을 사랑한 그림으로 여기에는 남녀노소 신분고하의 다채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당대의 성문란을 보여주는데 여기에는 19세기 춘화에는 조선 몰락기 신분사회에 대한 풍자와 농담이 짙게 깔려있다.


작자미상, 《운우도첩》中, 종이에 수묵담채, 28x38.5cm, 개인소장
사계절과 다채로운 인간상의 성희를 담은 이 화첩은
각 계절의 표현으로 인해 사계춘화첩이라도 불러도 좋을 듯 싶다.

조선후기 《운우도첩》과《건곤일회첩》은 예술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작품으로 야외라는 장소 선택은 인간의 원초적 모습을 솔직하게 표출하면서도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휴머니티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이는 일본, 중국 춘화와는 다른 우리 춘화의 멋스러운 품위이다.


《겐지모노가타리 화첩》中제5첩 〈와카무라사키(若紫)〉의 한 장면
겐지모노가타리는 헤이안시대 중기 여성작가 무라사키 시키부가 지은 장편소설로 주인공 겐지의 일생을 다룬 이야기이다.
겐지는 천황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어머니의 신분이 낮아 왕위를 물려받지 못했으나
외모와 재능이 출중하여 수많은 여인들과사랑하며 권세와 영화를 누렸다.
겐지는 어느날 한 암자의 울타리 너머로 놓친 새가 날아가버린 방향을 바라보는 예쁜소녀를 발견하였는데
담장에 기대 소녀를 훔쳐보는 이 장면은 제 5장 와카무라사키를 대표하는 도상이 되었다.



 진흥수, <서상기>, 목판인쇄, 20.2x26cm, 절강도서관
서상기는 젊고 유능한 선비 장생과 아름다운 여인 최앵앵의 사랑이야기로 과거시험을 준비하던 장생이
사찰에서 최앵앵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여러 난관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장생이 장원급제한 뒤
백년가약을 맺은 이야기로 춘향전과 비슷하다.
명대에는 희곡에 삽화를 곁들여 츨판되어 인기를 얻었으며 점차 그림이 단독으로 등장하고 비중이 커진다.


책에서 일본과 중국의 작품으로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연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겐지모노가타리와 조식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낙신부도>, 궁중여인들이 힘든 일을 하면서도 백성들을 보살핀다는 정치적 선전의 의도가 담긴 <도련도>와 한국의 『춘향전』과 비슷하게 남녀 간의 사랑을 담은 문학작품인 중국의『서상기』등을 살펴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인도민화로 보는 신화와 그리스 신화 속 사랑이야기까지 담고 있어 미술과 신화 속에서 인간의 영원한 관심사인 동서양의 사랑을 찾아 볼 수 있다.

괴테는 사랑하는 영혼만이 행복하다고 했다. 괴테의 말을 말미암아 보면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사랑하고 있기에 모두 행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13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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