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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문화유산 산책] - 요점만 잘 정리된 한권의 핸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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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유산 산책
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 | 새문사 | 2012. 4

문득 한편의 광고가 떠오른다. 모 텔레콤 CF중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엄마가 아이에게 보물 1호인 흥인지문을 설명해주자 꼬마아이가 엄마에게 보물2호를 질문하는 내용이었다. 엄마는 물론 버스안의 사람들도 보물 2호가 떠오르지 않아 갸우뚱하는 가운데 핸드폰으로 검색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정답은 보신각동종으로, 이 광고를 보는 사람들도 보물 2호가 선뜻 떠오르지 않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보물 2호가 떠오르지 않는 것처럼 국보2호 또한 선뜻 답변할 수 없는데, 국보1호는 숭례문, 보물1호는 흥인지문만 기억될 뿐인지라 모 개그프로그램에 나왔던 것처럼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인 것이 이 분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익산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
국보란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중 그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을 지정한다. 2012년 1월까지 지정된 국보는 316호에 이른다.

 
안동 봉정사 대웅전(보물 제55호)
보물은 유형문화재중에서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기술적 가치가 큰 것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부가 지정한 문화재를 말하며 2012년 1월까지 지정된 보물은 1746점에 이른다.

이뿐만이 아니라 더 깊이 있게 보자면 국보와 보물의 차이점조차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우며 사적과 명승의 개념도, 문화재자료가 무엇을 일컫는지도 마찬가지이다. 꼭 알아야 하는 필수 지식은 아니지만 의문점이 드는 건 사실이다. 물론 이와 같은 궁금증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책이 해주는 기능을 전부 포함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평창 상원사 동종의 각 부분별 명칭(p.378)

이 책은 마치 학창시절에 선호했던 핸드북을 보는 듯한데, 요점만 정리해놓은 점이나 보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럽다. 이 책 한 권 들고 답사를 떠난다한들 컴퓨터 검색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검색은 전혀 필요치 않을 것만 같다.

가장 기본적으로 국보 보물에 대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는 문화재에 대한 개념부터 석기시대부터 근대까지의 고분, 토기, 백자, 조각, 회화, 건축, 성곽에 이르기까지의 지식이 한권에 다 담겨져 있다. 많은 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해서 분량이 많거나 지루하지도 않은데, 중요내용만을 간략히 하면서도 그에 맞는 사진자료를 첨부하여 이해를 돕는다.


청자철화조충문매병, 삼성미술관 리움
도자기의 명칭은 도자기의 종류, 문양을 새기는 방법, 문양의 종류, 도자기 모양을 조합하여 붙여졌다.

도자기는 크게는 청자와 백자로 나뉘어 지지만 재료 또는 표면 장식상 흑유자, 철화청자, 철체청자, 철유자, 화금청자, 진사채청자, 연리문청자, 순백자, 청화백자, 철회백자, 진사백자 등으로 나뉘며 분청사기 기법으로 상감기법, 인화기법, 박지기법,조화기법, 철화기법, 귀얄기법담금 분장기법 등이 있음을 알 수있다. 각 시대별 도자기에 대한 설명은 도자기의 종류와 문양, 기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불상의 명칭(p.208)           


보살상의 명칭(p.209)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국립대구박물관                           경주 석굴암 본존불
  책에는 영주 흑석사 석조여래좌상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착의법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채 가사를
  목조아미타여래좌상으로 여겨진다. 착의법은 양쪽 어깨를        왼쪽어깨에서 겨드랑이로 걸치는 우견편단이다.
  모두 덮는 통견이다.

불교조각의 경우 종교성을 띄는것으로 여겨져 눈여겨 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불상의 자세나 수인, 복장에 대한 설명은 불교조각에 표현된 미의식을 살펴보는데 필요한 요소이다.


이자실, 영암 도갑사 관세음보살 32응신도, 235x135cm, 비단에 채색, 1550년, 일본(知恩院)
관세음보살은 중생의 종교적 소질에 맞게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 법을 설법하였는데, 이것이 응신의 의미이다.경전에 따라 32혹은 33가지 모습으로 기록되어 있다.


순천 선암사 감로도
감로왕도는 죽은이를 위로하기 위한 불화로 지옥에 바진 중생을 극락왕생시키기 위한 우란분재나 수륙재를 지내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

불교회화 또한 마찬가지. 등장인물이 많고 불화의 종류도 다양하다 보니 쉽게 살펴보기 어려운데, 석가모니 후불화, 비로자나 후불화 아미타 후불화, 약사여래 후불화, 관세음보살 후불화, 관세음보살 32응신도, 지장보살후불화, 신중도, 감로도, 변상도 등 각 특징을 그림과 함께 설명하여 불교회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석탑의 구조(p.247)

 
석탑의 시대별 변천(p.250)

탑의 종류 또한 목탑, 모전석탑, 전탑, 석탑으로 다양한데, 탑은 그저 탑이려니 생각하던것에서 벗어나 시대별이나 각 지역별 석탑의 특징을 살펴보는 것 또한 흥미로우며, 이와 함게 승탑과 석비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원행을묘정리의궤 중 시흥환어행렬도, 정조 19년(1795), 국립중앙박물관
의궤는 국가의례를 중심으로 국가의 중요행사를 기록한 기록물이다. 2007년에 세계 기록문화유산으로 국내 조장자료가 등재되었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일본 류코쿠 대학
현존 동양 최고의 세계지도이다.

대부분 전통 회화에 관한 책을 보다보면 고려시대 회화는 불교회화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회화는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시작으로 하여 조선 초기, 중기, 후기, 말기로 나누어 설명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책 또한 이러한 흐름대로 설명하고 있으나 방대한 분량을 20장이 채 안 되는 페이지에 요약하여 간략하게 흐름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여기에 의궤와 지도를 포함하여 설명하고 있다.


지붕의 형태에 다른 종류(p.351/송석상, 이강승편저 그림으로 배우는 우리의 문화유산』, p.333)

 


부석사 무량수전(p.354)

건축분야에서는 전통건축의 구조를 시작으로 불교건축, 유교건축, 궁궐, 주액, 성곽, 근대건축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구조에 따른 세부명칭과 지붕이나 천장의 종류, 각 시대에 따른 가람배치 등을 알기 쉽도록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한 분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전공자에게는 그와 관련하여 좀 더 깊이 있게 다룬 책이 유용하지만 사정이나 여건상 단 시간내에 여러 분야에 대해 알고 싶은 일반인들에게 이 책은 각 분야에 대해 기술된 책 여러 권을 대신한다. 특히 들고 다니기 편리하도록 제작된 점은 그 효과를 배가시키며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구성은 이 책의 출간을 반기게끔 한다.

 

 

편집 스마트K (koreanart21@naver.com)
업데이트 2024.11.1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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