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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단청의 원류] - 발생에서 고려시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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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청의 원류
곽동해 지음 | 학연문화사 | 2011. 11

단청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고자 한다면 왠지 머리가 아파질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매년 문화재 수리기술자 단청시험의 응시자가 적은 수는 아님에도 그야말로 모르는 이들은 모르는 것이 단청이기도 하다.

단청은 글자 그대로 풀어보면 붉은색과 푸른색의 대비와 조화를 가리키는 말로 예부터 전통 목조건축물은 물론 벽화, 칠기, 공예품, 조각상, 장신구에 이르기 까지 매우 광범위 하게 적용되었다. 원시가옥이 목조건축으로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건축물의 수명연장은 최대 난관으로 대두되었는데, 특히 동북아지역에서 건축재로 많이 사용되는 소나무는 특성상 표면이 거칠고 건조 후 열상이 큰 단점도 있기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천연의 채료를 칠하는 단청은 그 해결책이 되었다. 조상들은 아름다움까지 고려하여 각종 문양을 장식하여 심미적인 부분까지도 고려하였으며, 궁궐이나 불교사원등을 장엄하여 그 상징을 드높이기도 했다.

    
                백제 무령왕릉 출토, 무령왕 족좌                                백제 무령왕릉 출토, 왕비 목침

고문헌에는 단칠(丹漆)이란 단어도 자주 등장하는데 이를 붉은 칠의 일종으로 해석하기도하나 ‘단’은 단청을, ‘칠’을 옻칠을 지칭하는 말이다. 단칠이 단청과 칠의 두 종류임을 뒷받침해주는 유물이 바로 무령왕릉 출토 왕과 왕비의 두침과 족좌인데, 각기 칠과 단청으로 도채 되어있다. 왕의 것은 옻칠을 왕비의 것은 붉은 색으로 단청되어 있어 단청보다 칠이 더 소중한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오층채회도기, 동한중기, 하남박물관 

오늘에 전하는 가장 오래된 단청유물은 중국 한나라 묘의 부장품이었던 가옥형 토기를 들 수 있으며, 단청과 관련 우리나라의 가장 오랜 기록으로는 『삼국사기』권48「솔거」를 들 수 있는데, 신라시대 화가인 솔거가 황룡사벽에 그려놓은 노송을 세월이 흘러 절의 승려가 단청으로 덧칠하였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안악2호분 건축부재단청도

  
쌍영총 팔각기둥
쌍영총 기둥의 경우는 용을 장식한 가장 오래된 단청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삼국시대 단청양식은 당시 축조된 무덤의 벽화에서 그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데, 특히 고구려 고분벽화에는 당시 건축을 파악할 수 있는 건물도를 통해 단청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진파리1호분 덩굴무늬


안악3호분 천정 평연화문

벽화고분에 장식된 주요 단청 패턴 중 머리초단청(거치무늬 패턴)은 동북아 삼국 가운데 특히 우리나라 단청에서 발달된 독특한 패턴이며, 인동덩굴패턴은 통일신라시대로 내려오면서 이른바 보상화문이라는 황금기의 장식문양으로 발전하게 된다. 또한 고구려 벽화고분 가운데 가장 이른 안악3호분의 현실 천장의 연화문 단청은 고구려에 불교수용이 이미 그 이전부터 진전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단초이기도 하다.


봉정사 극락전 건립초기 주심장여 계풍모양 복원도


『영조법식』, 오채잡화, 어린기각
정사 극락전 단청문양 가운데 11세기말 중국에서 출간된 『영조법식』의 독특한 문양인 주심장여 계풍문양과 동일한 것이 확인되어 중요한 의미를 시사한다.

 
일제강점기의 부석사 조사당 단청 (조선고적도보) 
당시 활영된 내부 모습은 단청패턴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양호한 상태를 보여준다.

고려시대는 건축단청의 기틀이 다져진 시기로 목조건축술의 발단과 함께 건축단청도 활발해 졌다. 이 시대에 조성된 목조건축(봉정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 수덕사 대웅전, 강릉 임영관 삼문, 부석사 조사당 등)의 단청은 대부분 퇴색되었고 보수와 중수가 시행되면서 단청이 개채된 사례도 확인된다. 그러나 햇볕이 거의 들지 않는 내부 부재 깊숙한 곳에 희미하게 남은 단청문양을 살펴볼 수 있으며, 이 책에 실린 모사도를 통해 그 추이를 살펴볼 수 있다


『영조법식』건축채화 재연(북송도읍 개봉부 좌청 연옥장)

또한 한국단청문양 가운데 독창적이고 가장 많이 사용되어 한국단청을 대표하는 문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연화머리초에 대한 설명과 한국에서 계승된 단청양식이 실린 북송대 건축종합기술서『영조법식』에 대한 번역과 도판은 단청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모든 책은 스스로 읽어야 하지만 차선책으로 타인에게 그 내용을 듣는 것으로도 도움이 되는 책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세세하게 설명된 도판이 이해를 돕기 때문에 직접 읽는 것을 추천하고픈 책이다. 단청에 대해 굳이 알지 않아도 삶을 살아가는데 무방하지만 잊혀져가고 있는 것에 대한 원류를 안다는 것은 어떤 비밀을 알게 된 듯한 깊이를 느끼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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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스마트K (koreanart21@naver.com)
업데이트 2024.11.1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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