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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유산] - 방송에는 미처 전하지 못한 우리유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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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유산
 KBS 한국의 유산 제작팀 | 상상너머 | 2011년 7월

1분. 단 1분의 시간동안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매일 하는 양치질도 3분 이내의 시간이 걸리며 지하철 한 정거장도 2분 정도의 시간이 소비된다. 이처럼 소중함을 깨닫기 전에 지나가는 1분의 시간동안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광고가 있다.

아니 광고라고 하기보다는 다큐라는 말이 어울릴듯하다. 바로 KBS 한국의 유산 시리즈 인데 매주 1편씩 수시로 방영되고 있다. 약 1분 남짓한 시간동안 제목 그대로 한국의 유산을 보여주는데, 찰나와도 같은 1분의 시간을 값진 시간으로  변화시키며 우리의 유산을 기억 속에 각인시킨다. 지금까지 88회 까지 방영되었지만 그 모든 시리즈를 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는데, 기록유산, 인물유산, 문화유산 중 마흔 다섯 가지를 추려 책으로 출간하여 방영시간을 놓쳤던 아쉬움을 달래준다.

시청한 모든 시리즈가 기억 속에 남아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시리즈는 <안중근과 그의 어머니>편이다.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의사를 독립운동가로 높이평가 하면서도 아들을 앞세워 보내야했던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사형을 기다리는 아들에게 끝까지 의연한 모습으로 마지막 편지를 보냈고. 안중근 의사는 어머니가 손수 지은 수의를 입고 시신을 고국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서른 한 해의 생을 마감했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 중 '독립'

“먼저 가는 것을 불효라 한다면 이 어미는 조소거리가 된다. 너의 죽음은 너 한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진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니 살려 하는 모습을 모이지 말고 의연히 목숨을 버려라.'

- 안중근에게 보낸 어머니의 편지 中 -

아들의 죽음 앞에서 의연할 수 있는 어머니가 세상에 몇이나 존재할 수 있을까.... 안중근은 훌륭한 어머니가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에게 안중근 의사는 독립운동가로 존재하지만 어머니에게는 그 누구보다 소중한 아들이었던 안중근의사의 업적까지도 마음속에 와 닿았던 1분의 시간이었다.

우리의 인물유산이 어디 안중근 의사뿐이겠는가..
우리에게는 안중근 의사처럼 업적을 세운 인물유산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우리 조상이 남긴 기록유산도 존재한다. 기록유산은 수난의 역사 속에서 사라지기도 했지만 우리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힘쓴 위인들과 타국에서도 우리의 유산을 찾아내고 지키고자한 선구자들의 노력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려시대.
몽고의 2차 침략으로 개경을 함락당하고 초조대장경도 불타는 등 도탄에 빠졌을 때 다시 새긴 고려재조대장경은 백성들에게 위로가 되고 나라의 힘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고려재조대장경의 판수는 8만 1,258만장이므로 팔만대장경이라고 불리는데, 무게가 280톤이나 되고 글자 수만 5,200만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몽고침략이후 중국과 일본의 침략, 한국전쟁 등 수난의 역사 속에서도 팔만대장경은 본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데 현재 전해지기 까지 우리 조상들의 노력이 있었다. 임진왜란 때 의병과 승병들은 해인사 코앞까지 온 왜군을 막았으며, 한국전쟁 당시 해인사의 폭격당할 위기에 놓이기도 했었다. 또 큰 불만 열여섯 번이나 났으나 이와 같은 수난에도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한 글자 한 글자 새겼을 고려인의 불심과 정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천상열차분야지도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도인 중국의 <순우천문도>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오래된 천문도로 평가된다.

이처럼 수난의 역사를 딛고 존재하는 유산은 팔만대장경뿐만이 아니다. 현재 만 원짜리 지폐 뒤에 그려진 국보 제 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는 풀밭에 내팽개쳐진 채 이리저리 차이던 중 창경궁에 소풍 나온 가족에 의해 발견되었고, 우리나라 최초의 조리서인『산가요록』은 쓰레기 더미 속에서 발견되었다.

            
               직지심체요절                                                       박병선 박사

그리고 외국에서 찾은 우리의 유산도 있으니. 바로 직지심체와 외규장각 도서, 조선왕실의궤, 겸재정선화첩 등이다. 박병선 박사는 프랑스 국립도서관 직원신분으로 프랑스가 약탈한 문화재인 직지심체와 외규장각 도서를 찾아 본국에 알렸으며, 직지심체가 세계최초의 금속활자본임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여 유네스코 지정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하였다.

선지훈 신부는 유학중에 독일 베네딕트 오틸리엔 수도원에서 겸재정선의 화첩을 발견하였는데, 거액의 금액대신 한국 땅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은 화가의 아름다운 정신을 조국으로 돌려달라고 간절히 호소하여 영구대여 형식의 반환이 결정되었다.

              
                         고종옥보                                                      조창수 큐레이터

또한 스미스소니엄박물관 의 조창수 큐레이터는 미국에서 경매될 뻔한 고종 옥보를 발견하고 소유자 설득과 모금 등 수년간의 노력 끝에 반환하는 등 93점의 문화재 반환에 힘썼으며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서 한국 전시회가 세 차례나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명성황후 국장도감의궤                                           혜문스님

문화재 반환운동은 현재에도 진행 중인데, 혜문스님은 일본에서 수탈해 간 조선왕실의궤를 되찾고자 문화재 의병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본에 있는 의궤는 시신도 없이 장례를 치룬 명성황후의 장례식 기록인 국장도감의궤를 포함하고 있기에 더 중요시되는데, 앞서 우리의 유산이 되돌아 올 수 있었던 것처럼 본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1분간의 방송이 마음속 깊이 뿌리내렸다면 이 책은 어렴풋하지만 우리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도 제 각각의 마음속에 제시한다. 1분! 그 가벼이 지나칠 시간만이라도 책장을 펼쳐보자. 1분 만에 얻을 수 없는 우리유산에 대한 무한한 감동과 애정, 인물유산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오늘을 만든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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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스마트K (koreanart21@naver.com)
업데이트 2024.11.1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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