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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엄을 만드는 사람들] - 知 < 好 < 樂
  • 2034      


뮤지엄을 만드는 사람들
최병식 | 동문선 | 2010.10


우표, 조개껍질, 병뚜껑, 엽서, 외국화폐들, 피규어... 많은 사람들이 사물에 애정을 쏟고 그것을 모으곤 한다. 이러한 취향이 극에 달하면 그렇게 되는 걸까. 무언가를 수집하는 사람들. 잘 정리하고 싶은 마음,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이 책에 담겨 있다.『뮤지엄을 만드는 사람들』의 부제는 ‘운명적인 컬렉션, 문화의 등불이 된 28인’이다.


학촌서실(鶴村書室) 《오발탄》의 작가 이범선(1920~1982)의 서실이 삼성출판박물관에 재현되어 있다.

토탈미술관, 중남미문화원병설박물관, 짚풀생활사박물관, 한국불교미술박물관, 아프리카미술관 등 이름이 꽤 알려진 국내 사립미술관을 세운 사람들의 이야기로, 예상할 수 있듯 문화적인 토양이 척박한 상태에서 홀로 싸워나가 결국 승리(?)를 쟁취했던 사립미술관의 관장들의 모험담(?)들이 펼쳐진다.

헐려나가는 한옥, 초가집을 보고 무언가 사명감을 느껴 그것들을 잡아내기 위해 몸부림쳤다는 짚풀생활사박물관 인병선 관장의 말은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잃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그 마음이 이들로 하여금 박물관을 만드는 동력이 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혜화동 짚풀생활사박물관

지금은 전국에 정말 많은 미술관, 박물관들이 있어서 어디 여행을 가더라도 근처의 색다른 미술관을 찾는 것이 흔한 광경이 되었다. 개인이 만든 미술관을 가게 되면 이 미술관을 지은 이는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을까. 어떻게 이러한 소장품들을 모으게 되었을까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이분들의 이 책에서 그 궁금증을 많이 해소할 수 있을 듯하다.

대개는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 있는 분야의 것들을 가지고 싶고 모으고 싶고, 그것들을 아끼고 보살피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다. 하고 싶어 못 견뎌야 하는 것, 사명감이 있어야 하는 것, 미치지 않고는 못하는 것이 뮤지엄을 만들어 내는 일이었고 운영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돈과 시간이 남아서 하는 게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중남미문화원 병설 박물관

경제적인 어려움보다 더 큰 것으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문제는 바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어서, 사심없이 일하고 있다고 아무리 말해도 가재미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이해부족으로 인해 도움도 받기 어렵고 오히려 국내에서보다 다른 나라에서는 훌륭하게 평가될 때 아쉬움과 섭섭함이 크다고 한다.

사립미술관, 박물관이 많아질수록, 질적으로 좋은 박물관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개인 혼자의 힘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박물관을 유지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알면서도 찾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더 훌륭한 박물관을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좋은 테마로 좋은 곳에 지어진 박물관이 운영 미숙이나 경제적 문제 등으로 찾는 발길이 끊어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남포미술관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

수집, 보존, 진열과 더불어 연구와 교육 등 공적인 분야의 박물관의 사명을 개인이 일궈내기 위해서는 문화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커져야 한다는 당연한 귀결로 생각이 모아진다.

편집 스마트K (koreanart21@naver.com)
업데이트 2024.11.1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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