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검(七星劍)은 조선 중-후기에 주로 사용했던 검으로, 궁궐의 무관들이 주로 패용하고, 민간에서는 북두칠성과 칠성신의 기운을 담아 액운을 물리친다는 의미로 사용했던 검이다. 칠성검의 유래에 대한 국립민속박물관의 조사와 현재 학계의 견해에 따르면, 중국 도교에서 의례용으로 사용했던 칠성검이 도교문화의 확산에 따라 동아시아 전반에 퍼지면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칠성검의 형태와 구조는 기본적으로 인검(寅劍)과 동일하며, 무속용으로 사용된 검은 차이가 있다. 이는 조선 중기 무신 이억기(李億祺, 1561-1597)가 왕에게 하사받은 칠성검도 동일하다. 현재 전해지는 철제입사칠성검(鐵製入絲七星劍)에서 입사기법은 북두칠성을 음각으로 표현하고, 금이나 은을 음각 부분에 박아넣어, 문양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다.
도1. <사진보검(칠성)> 금입사로 표현한 북두칠성부분 세부, 조선 17-18세기, 경인미술관
조선시대 문집 및 실록 기록을 보면 사대부 내에서도 칠성검이 사인검과 거의 동일한 용도로 사용되거나 장식품 혹은 위세품으로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궁의 호위무관이 패용하거나 왕이 하사하는 칠성검은 중앙 관청에 소속되어있는 장인인 경공장(京工匠)이 제작했다. 그리고 무속용 및 기도용, 호신용, 장식용으로 다른 검에 비해 민간에서도 활발하게 소비되었는데, 민간 소비용 검들은 주로 민간에서 제작활동을 이어간 사장(私匠)의 공방에서 제작되었다.
도2. <철제은입사칠성검>, 조선 17-18세기, 육군박물관
도3. <철제은입사칠성검> 은입사로 표현한 북두칠성부분 세부.
한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펴낸 『한국민속신앙사전: 무속』(2016)에서는 황해도 등 칠성신 문화가 있고 칠성신을 위한 굿을 하는 지역에서 굿에 사용되는 신칼 중 하나로 칠성검이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무속을 위해 사용하는 칠성검은 쌍으로 된 다른 신검과 달리 외짝으로 되어 있는데 형태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전해지는 입사 장식 무속용 철검은 검신이 짧고 손잡이가 길며 끝에 쇠뭉치가 달려있다. 그리고 북두칠성을 금입사해 칠성검임을 알려준다.
도4. <무속용 칠성검>, 조선 19세기, 독일 라이프치히그라시민속박물관
도5. <무속용 칠성검> 금입사로 표현한 북두칠성부분 세부.
이러한 칠성검의 용례는 칠성이라는 의미를 공존하면서도 용도 및 사용자에 따라 달라지는 의장과 형태를 보여준다. 또 인검과 칠성검이 비단 벽사나 도교적 의미에 충실해 의례나 무속신앙에도 활용되었을 뿐 아니라 이 의미가 일반적인 통념으로 확산되어 조선시대 장식, 향유, 패용품으로 벽사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하게 활용되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