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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린의 전통공예 이야기 ] 1. 함평궁주방명 청동은입사 향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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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에서 조선으로 이어진 전통공예의 다양한 세계를 조명해보는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전통 공예의 여러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면서도 그다지 조명을 받지 않았던 입사(入絲)기법을 각각의 실물 공예품과 함께 소개합니다. 입사 기법이란 단단한 금속 기물의 표면에 문양을 따라 홈을 내고 다른 색상이나 성질을 가진 금속을 박아 넣는 기법을 말합니다. 삼국시대부터 이미 사용됐으며 특히 17세기 이후 문화가 크게 발전하면서 여러 공예품에 많이 쓰였습니다. 새 연재에서는 현재 전하는 공예품을 통해 다양한 재료와 문양의 세계도 소개할 예정입니다. 글은 최근에 입사기법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세린 님이 집필합니다.

1. 함평궁주방명 청동은입사 향완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함평궁주방명 청동은입사 향완>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향완이다. 향완은 향로의 한 종류로 평평한 곳에 놓아두고 향을 피우는 기물로 불교 의례 때 부처님에게 소망을 담아 발원하기 위해 주로 제작되었다. 고려시대에는 금속뿐만 아니라 도자기, 목 공예품으로도 많이 제작됐다. 청동향완은 동으로 전체 형태를 만들고 꽃과 불교를 상징하는 범자문(梵字紋) 등을 은입사 기법으로 나타낸 것을 만한다.  




함평궁주방명 청동은입사 향완, 고려 13세기, 높이 23.3cm, 국립중앙박물관

이 향완의 아래쪽 바닥면과 표면 그리고 위쪽 입술부분에 명문이 새겨져있다. 명문에는 “함평궁주방이조상화엄경장배청동향완일부(咸平宮主房以造上華嚴經藏排靑銅香垸一副)”라고 적혀있다. 
이는 함평 궁주방에서 화엄경과 함께 봉헌했다는 뜻이다. 이 명문에서 함평궁주방이란 말은 이제까지 불분명했던 향완의 제작연대를 추정해볼 수 있는 귀중한 단서를 제공해준다. 우선 궁주방을 보면 이는 고려시대 왕비나 공주 등 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람들의 처소를 가리키는 말이다. 
함평궁주방의 주인공인 함평궁주는 희종(熙宗, 재위 1204-1211)의 왕비인 성평왕후 임씨(成平王后: ?-1274)를 가리킨다. 그녀는 1211년에 함평궁주에 봉해졌다. 이 궁호는 희종이 폐위된 이후 1247년 성평왕후가 사망할 때까지 사용됐다.
따라서 지금까지 막연히 13세기로만 추정해온 이 <함평궁주방명청동은입사향완>의 제작 및 사용 연대는 1211-1247년 사이로 좁혀질 수 있다. 즉 이 향완은 성평왕후 임씨의 처소에 발원해 만들어진 뒤에 아마도 궁주방에 비치되었던 향완이라고 할 수 있다.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1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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