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화요일 10am
최열, 조은정, 윤철규, 정준모
윤철규(이하 윤) 건국대 사학비리가 조사되고 있던 시점에 지난 3월 건국대 법인이 한 갤러리에서 사 들인 미술품이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었다는 한 일간지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것과 관련해서 방송에서도 취재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또다시 비리 관련 사건에 미술품이 등장을 한 데다, 이 일간지가 취재한 내용에서 몇 가지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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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6일 동아일보 보도
취재팀이 ‘건국대 법인 미술품 관리대장’을 입수해 건국대 법인이 Y갤러리에서 사들인 미술품 가운데 26점의 매입가를 서울옥션 등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비슷한 시기에 낙찰된 가격과 비교한 결과 절반(13점)이 낙찰가보다 3배 이상으로 비쌌다. 회화품은 1cm², 조형물은 1cm³당 가격으로 환산해 비교했다.
법인은 2009년 10월 이정자 작가의 조각품 ‘토르소’(가로 30cm×세로 37cm×높이 102cm)를 정 씨로부터 3500만 원에 사들여 법인이 운영하는 주상복합아파트 ‘더클래식500’에 설치했다. 하지만 같은 작가의 ‘꿈꾸는 소녀’(55×48×144cm)는 2008년 6월 서울옥션에서 630만 원에 낙찰됐다. 1cm³당 가격이 18.6배에 이른다. 도모에 요코이 작가의 회화 ‘판화’(55×48cm)는 같은 해 K옥션에서 낙찰된 ‘바이올린’(30×34.5cm)보다 1cm²당 가격이 5.7배로 비쌌다. 분석대상 26점 중 건국대가 경매 낙찰가보다 싼값에 산 작품은 2점뿐이었다.
정 씨는 “미술품 가격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책정된 것이고, 판매 대금은 수수료를 제외하고 전부 작가들에게 줬다”고 말했다.
(...중략...)
건국대병원 등의 임대차 계약 자료에 따르면 Y갤러리(65.55m²)는 더클래식500 2층에 입주하며 보증금 2억 원에 월 임대료 10만 원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갤러리와 마주보고 있는 W투자증권(294.32m²)이 보증금 27억 원에 월 임대료 78만 원을 낸 것과 비교하면 1m²당 환산임대료(월 임대료에 100을 곱하고 보증금을 더해 면적으로 나눈 값)가 29.5%에 불과하다. 정 씨가 건국대병원 지하 1층에 입주시킨 T음식점도 주변 A커피숍이나 S편의점과 비교했을 때 환산임대료가 각 18.5%, 34.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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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미술품 가격을 제곱센티미터당으로 계산했다는 것도 어이없는 일이고, 그것만으로는 작품을 비싸게 샀다는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검찰 조사를 거쳐 문제가 되는 점이 있으면 밝혀지겠지요.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도가 되고 이것이 반복되면, 기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반인들은 미술 자체를 사회에서 부정적인 존재로 여기게 될 수 있어요.
정준모(이하 정) 이 주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한 이유 중 하나는 밑도 끝도 없이 어떤 비리 문제가 발생하면 미술품을 덥썩 끌고 들어가는 세태를 돌아보자는 생각 때문입니다. 일전 금감원의 발표를 보면 하나은행의 김승유 회장이 경징계를 받았는데 징계 사유가 “그림을 많이 샀다”는 것이었어요. 기사에 의하면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재직시 과도한 미술품 구매 등을 이유로 경징계를 받을 예정이다...은행이 4000여점의 미술품을 보유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다 임직원 출신이 관계자로 있는 회사를 통해 미술품이 거래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하나은행은 650여개 지점에 2~3점가량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고 나머지 2000여점은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
윤 미술품이 매번 범죄에 사용되는 물건처럼 거론되는 데는 물론 미술계에서 잘못한 것도 있지만 이미 ‘미술품’ 하면 사회악과 연결되는 이미지가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봐요. 이번 기사에서 경매 가격과 화랑의 공급가격을 비교하고 있는데 경매가라는 것은 시중가와는 차이가 있어요. 상인들이 사 가는 경우 수수료와 판매이익 등을 생각하고 사기 때문에 시중가의 60~70%에 낙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매가와 소매가를 비교하면 안 되듯이, 그런 식으로 편의대로 비교한 비전문적인 기사를 쓰면 안 되지요. 비전문가인 기자가 미술 관련 기사를 쓰려면 전문가의 의견을 먼저 들었어야 하구요.
정 건국대학교 재단문제는 간단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 건국대 사태는 노조위원장이 재단이사장을 교비횡령및 배임협의로 고발하면서 시각되었는데 일설에 의하면 학교재단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아무튼 그 원인이야 어떻든 재단과 학교가 양분되어 나뉘어 싸우고 있는 상황인 모양인데 그런데 그 과정에서 미술품 거래와 관련시켜 비리로 몰아가는 전형적인 상황전개를 보여주면서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압박하는 모양입니다. 근거도 근거지만, 왜 미술품이 매번 죄인처럼 비리 사건에 연루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비리는 정말 존재하는것인지 대개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미술관련 문제는 대개가 그 동안 유야무야 없던 일로 지나가는데 일만 터지만 왜 말못하는 미술품을 가지고 다들 쌍지팡이를 들고 나서는지 그것이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조은정(이하 조) 미술품은 왜 매번 비자금과 연결될까요? 미술품을 얘기하는 이유가 돈세탁을 전제로 해서 나오는 경우가 많죠. 예술을 놓고서도 언제부터인가 돈으로만 이야기하고 액수만 중요하죠. 미술품이 마치 사회악처럼, 미술품을 이용한 비리가 특권층의 관행이라는 듯한 뉘앙스로 보도되구요. 이번 문제는 다른 것을 차치하더라도 일단 그림의 값을 굳이 단위면적당, 그런 식으로 비교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같은 작가라고 해도 그 질은 시기에 따라, 개별 작품에 따라 전혀 다를 수 있는데 현물같이, 땅과 똑같이 평당 가격으로 계산했다는 발상이 놀라워요.
윤 부동산이라고 해도 그 시가는 변하는 건데... 하물며 미술작품을... 일단 거래는 모두 계좌를 통해 이뤄진 거라고 하니 비리 문제가 있다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나겠죠. 깨끗한 거래였을 가능성도 분명히 있으니 화랑하는 사람들은 억울해 할 수 있어요. 과거에 비자금에 적극 협조한 화랑들이 없지는 않았으니 그 죄과가 아직도 이어지는 건가요.
조 미술이 언론 보도에서 선정적인 대상이 된 셈입니다. 국가 전체의 문제, 화랑 거래에 있어서의 불투명성 문제 등 구조적 문제도 짚어야겠지만 표면적으로 그 보도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전달자 역할에 어느 정도 자성이 필요한 듯싶어요. 작품 자체에는 관심이 없고 현물가치로서 유통되는 듯한 소개 방식에서, 선정성이 대입되는 요소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윤 미술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게 사회에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사이트에서도 가격을 비롯한 미술품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림 정보가 많은 사람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그에 따른 왜곡 보도가 좀 적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열(이하 최) 언론사가 어떻게 기사를 썼든, 건대 쪽에서 비싼 가격에 샀던, 검찰이 먼저 혐의를 두고 수사를 했건, 그 이유는 공통적으로 미술작품의 가치평가 기준이 없다는 데서 오는 것이라고 봅니다. 부동산은 공시지가도 있고 개발 가능성이나 주변 환경으로 감정이 이뤄질 수 있는데, 미술품은 감정가가 있더라도 그 객관성이 인정받지 못한다는 거죠. 그리고 미술품의 가격이라는 것이 딱 정해질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개인이 600만원에 팔릴 수 있는 작품을 3천만원에 샀을 수도 있구요.
윤 사실에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미술품의 가격이라는 것이 불투명하니, 거기에서 비리를 저질렀을 것이라고 단정하고 그 생각에 맞춘 거죠. 그게 마치 객관적인 기준인 것처럼 시기도 맞지 않는 작품을 기준으로 제곱센티미터(제곱미터도 아니고!) 당 단가를 비교한다는 것은 통념으로 봐도 맞지 않아요.
조 미술작품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는 순간 혐의를 씌워 잠재적 범죄자를 만드는 것이죠.
정 당사자인 Y화랑의 대표에 따르면, 작품가가 비교된 이번 경우에 작가고유의 양식이 성립되기 전의 작품이라 거의 거래가 되지 않거나 현재작품의 가격에 비해 1/10도 되지 않는 것이었다고 해요. 작품가를 비교할 때는 기본적으로 동시기의 비슷한 양식의 작품을 비교해야 한다는 원칙을 무시하고 단순비교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술시장에서 같은 작가의 동일한 작품이라도 판매시기에 따라 가격은 얼마든지 달라지는 것이고, 화랑거래가격과 경매시장가격을 직접 비교할 수도 없는 것이죠. 회화 작품은 1cm² 당 가격으로 환산해서 평균가격을 책정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구요.
최 사람들이 미술품 거래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된 것은 장기적으로 경험을 통해 누적된 결과입니다. 삼성 비자금 사건, 위작시비, 신정아 사건 등등... 근본적인 원인 제공은 미술계 쪽이 한 것이고 비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죠. 다만 검찰의 무지함이 이를 확대시킨다는 것과, 언론이 어느 정도 이성을 가지고 접근을 하지 않고 흥미, 재미 위주로 다룬다는 것이 안타까운 점이죠. 예술 작품이기 때문에 가지는 신비로움, 돈, 인간의 욕망, 이러한 선정적인 소재 자체가 데스크 입장에서는 놓치기 어려운 테마이니, 끊임없이 확대재생산될 요소를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조 스캔들이란 것은 언제나 눈길을 끌죠. 게다가 고상하기까지 하니...(웃음).
최 위작시비 같은 경우 끝없이 미술면을 장식하잖아요. 흥미 면에서는 그게 제일이고, 그 다음이 비자금이죠.
윤 후보 청문회 같은 곳에서 보면 투기 이력이 매번 문제가 되는데, 부동산 거래는 살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일단 투기일 것이라고 여기게 됩니다. 어느 순간인지 미술품=부정적 자산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됩니다. 부동산이 안정되고 예전만큼 투기의 대상이라고 여겨지지는 않은 시대가 오고 있으니, 미술품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시각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어요. 미술품을 사는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지 않도록 말이지요.
최 대중적으로 이런 미술품을 둘러싼 시끄러운 일들이 시작된 것은 70년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림 가격이 백만원에서 천만원 일억으로 치고 올라오던 시기죠. 그러나 그때는 미술품이 범죄와 직접 연결되는 지경은 아니었고 위작시비 정도였던 듯해요.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삼성 비자금 사건과 이중섭 박수근 위작사건, 이 두 가지가 사회를 흔들면서 미술품=범죄 등식이 나온 것입니다. 일차적으로는 미술계 사람들이 스스로의 욕망에 무너진 것과 연결되고, 두번째로는 사건을 다루는 검찰이 이것들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그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화랑들과 검찰이 서로 문제를 키워가고 언론이 이에 따라가는 형태지요.
조 미술계 내부에 일차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셔서 조금 놀랍습니다. 제 생각에 항상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그 논란의 와중에 미술품을 생산해 낸 주체인 화가, 작가들은 완전히 소외, 배제되어 버리고 결국 피해는 그들이 입게 됩니다. 전재국 컬렉션의 경우도 작가들은 당연히 작품을 원하는 사람에게 팔았을 뿐인데 보도에서 작가의 실명이 보도되면서 마치 비리, 검은돈과 연결되는 것같은 이미지의 타격을 입어요. 지금 이 건대 사건도 마찬가지로 작가의 작품을 직접 거래했다는 둥 얼마에 팔았는데 시중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어서 비리에 연루되었을 것이라는 식의 보도는 크던 작던 작가에게 피해를 입히죠.
최 조선생님은 “미술계”라는 표현을 작가로 한정해서 얘기하신 듯합니다.
조 미술계 내에 여러 역할이 있지만 주체는 작가라고 생각하는데, 작가가 배제되면서 미술계의 문제라고 얘기되는 것이 걸린다는 말입니다.
최 작가가 홀로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미술계는 작가 뿐 아니라 기획자. 평론가 모두 상호작용하면서 존재하죠. 수장가는 조금 멀지만.
윤 제가 보기엔 화가가 100퍼센트 피해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고 봅니다. 혜택을 본 사람도 있구요. 또 문제가 생기면 화가도 나서서 발언을 했으면 좋겠는데 주장이 들리지를 않아요.
최 저도 좋아하고 존경하는 화가가 있지만, 조선생님처럼 일반적으로 미술가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듯합니다(웃음). 최근 몇 년간 이중섭에게 이목이 집중되면서 신격화 경지까지 이르렀는데, 사실 이중섭이라는 화가도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화가죠. 삶의 과정에서 탐욕적으로 돈을 원하기도 했습니다. 생의 마지막은 한푼도 갖지 못한채 세상을 떠났지만 말입니다. 이러한 것을 들여다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는 것을 느낍니다. 존경받는 화가라고 하더라도 탐욕이 없지 않으니까요.
조 어떤 작가의 작품이 얼마다, 범죄와 연관이 되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신중히 얘기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경매가를 거래가로 산정하는 것을 공식화 하거나, 앉아서 생각해서 면적당 단가를 따지는 것 등을 일반화시킬 수 있는지 등은 심각하게 문제제기 해야된다고 봅니다.
윤 부당한 거래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미술품을 면적당 단가로 가치평가하는 방식의 적절치 않은 비교가 보도되고, 사람들은 미술품 가지고 이렇게 장난치는구나 여기게 되고, 악순환이 형성됩니다. 불확실한 정보가 돌아다니는 세상에서 기자들은 전문가의 조언이라도 받았어야 해요. 정보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러니 선정적인 것을 자꾸 써도 먹혀들어가요.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의견제시하지 않으면 문제가 계속됩니다.
최 예전에 프랑스 사법계의 사례를 포괄적으로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 귀족 전통 유지해오면서 예술의 나라라는 자부심이 있고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데, 사법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 미술과 관련된 사건을 대할 때는 주의깊고 섬세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고 해요. 일선 경찰은 어떨지 몰라도 전체적 기조에서 그렇다는 것이죠.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검찰이 삼성 에버랜드 미술품 수장고를 마약창고 급습하듯 마구잡이로 습격해 들어가고, 창고에 들어가서 라면 끓여먹고 담배 피고 그런 장면이 보도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프랑스 사법부의 태도와 이렇게 다르구나, 천박하기 이를 데 없구나 하는. 언론도 신이 나서 미술품이 범죄로 사용된 것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하기 바빴죠. 결국 이런 인식이 그런 기사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회화작품이나 조형물이나 임대 평수나 같은 수준에서 다루는.
조 일반인 대상의 미술 강의를 나가면, 한동안은 “행복한 눈물”에 대한 비꼬는 질문이나 “신정아 씨 아세요?” 등의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이중섭 진위사건 등 2000년대에 미술계에 악재가 유난히 많았죠. 당시 학자들은 어떤 길을 택해야 되는지 고민들 많이 했어요. 어떤 작품을 놓고 내가 정말 아무런 사회의 영향 없이 순수하게 그 작품에 대해 판단할 수 있을까 같은.
윤 우리나라에서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먼저 보도되는 것이 그 선수가 받을 연금에 대한 것이에요. 다른 나라도 그런지 찾아봐도 그런 예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탤런트가 방송에 나와서 광고를 해서 돈을 얼마 벌었는지 묻고 답하는 이상한 나라예요.
조 급속한 자본주의의 편입으로 사회 저변의 의식 없이 본질을 금전으로만 파악한 때문인가요.
최 우리 스스로 쟁취하고 개발해 나간 자본주의가 아니라서... 조선시대에 그나마 있던 고상한 전통들이 소멸되었어요. 시민사회 형성과정도 비정상적이고 추악한 자본의 욕망이 우리를 지배합니다. 검찰이나 언론도 품격 격조 교양 이런 것들을 무시하고 선정적으로 접근하구요.
조 한국 사회의 탐욕스런 측면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최 아시아프 등의 기획으로 미술대학의 학부생들을 일찌감치 미술시장에 들여 일찍이 돈맛을 들여 대학교육의 기본이념과 배치되도록 하더니, 이젠 아트스타 코리아 등 방송을 통해 예술을 경쟁하도록 해 한 작가 스타탄생, 자본주의 먹이사슬에 기여하도록 하고... 그런 프로그램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또 풍요롭고 다양해지는 면도 있지만, 이것들이 천박함을 드러내고 미술이 탐욕의 도구로 전락하는 표상이라고 보여지는 것입니다. 내가 비판하는 것은 그런 현상을 고무하는 교수들, 공공기관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그런 현상에 뛰어드는 시립미술관, 행정가들입니다.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미술관에서 천박한 시장논리로 공간을 내어주는 것은 범죄입니다. 시립미술관이 블록버스터 전시를 지양하고 기획전을 착실하게 해나가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터에 큰 실망이에요.
윤 미술, 예술이 사회에 하는 역할이 있잖아요. 자본주의에서 돈이나 경쟁 요소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 외의 영역이 있다는 것을 알릴 시스템이 부족합니다. 결국 선정적인 것만 살아남고 아래에 있는 것들은 보이지 않게 되지요.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여 문화 예술이 연명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사회적 차원에서 더 많이 지원될 수 있도록 미술계에서 힘쓰고, 미술에 대한 정보가 널리 공유되고 긍정적인 차원에서 문화와 예술을 보고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