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메뉴타이틀
  • 한국미술 전시리뷰
  • 공예 전시리뷰
  • 한국미술 도서리뷰
  • 미술계 이야기
  • On View
  • 학술논문 브리핑
타이틀
  • 미술계 雜담 - 2014년에는 어떤 전시를 볼까?
  • 5109      
2014년 주요 미술관 박물관 전시 계획에 대한 기대

일시 : 1월 24일(금) 오전 11시
최열(미술평론가), 정준모(인디펜던트 큐레이터), 윤철규(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

정준모(이하 정)
201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도 여전히 문화융성, 비정상의 정상이 국정의 주요의제가 될 듯 합니다. 2014년에 접어든지도 3주가 지났으니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각 국공립미술관들이 연례적으로 연간 업무 계획, 즉 전시를 비롯한 미술관 박물관의 각종 계획들이 상세히 발표가되어야 할 때인데 공식적으로 잘 발표된 경우는 서울시립미술관 외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것들은 전화로 기자들이 취재하여 간략하게 알아낸 소개한 정도인 것 같구요. 도지사나 시장, 장관에게 업무보고가 아직 안 끝나 발표를 안 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드는데... 어쨌거나 미술관이나 박물관들이 관객들이 연간계획을 짜서 미리 언제 쯤 어떤 전시를 보러 가야겠다는 예측 가능한 문화생활 뭐 이런 것을 위해서 그리고 연간 계획을 잘 홍보해서 관객이 기대를 하도록 하는 일에도 무관심 한 것 같아요. 대국민 서비스 면과 미술관운영의 투명성 면 둘 다를 고려하면 아주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윤철규(이하 윤)
신경이 쓰이는 점이라면, 국공립미술관이 국민을 보고 일을 해야지 위를 보고 일을 하느라 그런 거 아닐까 하는 점이에요. 

정 
보통 박물관 미술관의 전시라고 한다면 정상적인 경우 적어도 2,3년 전에 계획이 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전시 계획도 일찍 나올 수 있어야 하죠. 그런데 실은 우리나라 미술관 박물관들이 그렇게 장기적인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움직이지 못하는 측면이 있고, 관장의 임기도 짧고 너무 자주 바뀌다보니 확정되지 못하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계획 발표가 번거롭고 말이 많아져 귀찮은 일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홍보기회를 놓치면 안 됩니다, 또, 관객의 기대가 높아지면 준비하는 쪽에서도 더 긴장하게 되니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 테구요. 관행이든 뭐든 연간계획의 발표가 잘 되지 않고 있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펼쳐보기 전에 비판부터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기대를 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봤으면 해요. 

미술을 사랑하는 한 개인의 경우 나의 일 년 일정표에 그 전람회를 보러가야겠다, 생각하며 수첩이나 달력에 미리 적어놓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마케팅 차원에서도 생각해 봐야 해요.

최열(이하 최)
사립이라면 모를까,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기관 운영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책임이지요.

요즘 말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도 반드시 제대로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사립미술관이라고 해도 공공성을 가지고 있으니 발표를 하면 더 좋겠지만, 사립기관이 발표를 하지 않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국공립미술관은 의무가 아닌가요. 새해 예산안도 무슨 일이 있어도 12월31일에 통과되어 공개가 되듯이 말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발표를 잘 했어요. 하지만 시립미술관의 경우 사실 처음 있는 일이에요. 연간계획도 그렇고 에뉴얼 리포트도 발간해서 미술관 박물관의 활동을 정확하게 드러내주었으며해요. 메트로폴리탄 등 외국의 주요 미술관, 박물관처럼 자료가 잘 정리된 애뉴얼리포트도 pdf로 나와서 다운받을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잖아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관의 2014 연간계획

 
대영박물관도 애뉴얼 리포트가 나와서 670만 관객이 들었다고 기사를 봤어요. 애뉴얼 리포트와 연초 계획이 함께 나오도록 관리되었으면 좋겠네요. 

연간보고를 할 때 표면적으로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떤 유물, 어느 작품을 구입했는지 등 소장품에 대한 내용도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매번 신소장품 전시를 하지 않나요?

임영방 관장 때 신소장품 전시를 하기 시작했었는데, 그것도 100퍼센트 되었던 건 아니고... 지금은 흐지부지된 걸로 알고 있어요. 당시 구입목록 공개는 100퍼센트 되었죠.

박물관의 사정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해외 유명 미술관 박물관의 경우 미국 새로운 유물이나 작품을 들이게 되면 연간보고 외에 중간 중간에도 보도자료를 내고 기사화합니다. 

기사도 내고 새로 들어오게 된 소장품들 가지고 작은 전시실에서 전시를 하는 경우가 많죠. 우리의 경우는 미술관 박물관이라고 이름을 걸어 놓고, 박물관으로서 꼭 해야 될 일은 놓치고 있어요. 전시관이나 갤러리가 아니고 미술관, 박물관이면, 그에 적합한 미션,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기본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소장품 상설전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 생각을 해야 됩니다. 한 미술관/박물관에 가면 그 시대나 목적에 따라 대표적인 작품이나 유물을 언제든 가서 만나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상설전이 많이 약화되는 분위기가 있어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다 마찬가지죠. 국립중앙박물관에 수차례 사적으로도 이야기를 한 적 있는데....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교육관 스타일로 꾸며져 있었어요. 지금은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2,3 층은 물론 상설전으로 꾸며놓았지만 많이 아쉬워요. 소장품이 모자라서 그런 걸까요?

우리나라 미술관 박물관들이 상설전시 기능을 다소 등한시하는 건 사실이죠. 일부는 아예 상설 전시할 작품이 없고. 프랑스에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선 직후 퐁피두에 들른 적이 있는데, 상설전이 확 바뀌었다며 둘러보라고 하더군요. 올라가봤더니 현실에 기반한 사실주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상설전시를 꾸며놓았더군요. 우리나라에선 오히려 상설전이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서 바뀐다든지 하는 경우가 없었죠. 정권으로부터 독립된 매우 선진적인 형태인 건가요(웃음).

외국인 관광객을 고려해서라도 대표적인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상설전이 중요합니다. 기획전도 마찬가지로 미술관의 성격과 목표를 염두에 둔 것이어야 하구요.

사실 상설전을 할 만한 작품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죠. 지방 국공립미술관의 경우 광주시립미술관을 제외하면 소장품이 천 점을 넘는 곳이 없어요. 다들 오백 점 미만이죠.

리움의 경우 사립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계획을 찾아봤어요.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아서 지금 하고 있는 <히로시 스기모토>전에 이어, 격년으로 열리는 <아트스펙트럼 2014>를 여는데, 외부 큐레이터, 평론가들을 초대해 내부 큐레이터와 함께 선정한 10명의 작가를 전시한다고 합니다. 또 개관 10주년 기념전으로는 한국 고미술, 현대미술, 국외현대미술을 포괄하는 엄청난 소장품으로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교감>전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삼성미술관 플라토는 정연두 개인전, 한국현대미술의 중추가 된 7명의 작가가 한국미술을 이끌 작가 7명을 소개하는 <스펙트럼-스펙트럼>전, 2014년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인 조민석의 건축전을 연다고 합니다. 관광객 동선을 생각하면 플라토도 재미있는 기획을 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금 다른 얘기지만, 매주 월요일에 모든 미술관 박물관이 쉬어서 고궁도 다 쉬었었죠. 이제는 관광객을 고려해서 경복궁, 창덕궁 등의 고궁은 교대로 열고 닫아요. 서울시내 미술관 박물관도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미술관 박물관이 관광자원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세계 미술관들의 추세는 연중무휴제로 가고 있어요. 행정적으로 조절을 잘 하면 그런 서비스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미술관 근무자도 일요일 근무하고 월요일 쉬면 다른 미술관에 갈 수도 없잖아요.

국공립미술관의 경우 관공서와 일을 해야 해서 월요일 출근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요. 좌우간 이런 서비스에 대한 문제도 조금씩 생각해서 조절해 봐야 할 것 같네요.

미술관 별로 짚고 넘어갈 눈에 띄는 전시들이 있으신지요?

서울시립미술관을 먼저 살펴보면... 기획전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부 기획사가 주관하는 대관전시들을 벗어나려고 노력한 것은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다만 단순한 전시관이 아닌 미술관이 되기 위해서는 상설전에 대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서울이 세계 6대도시라고 하는데, 시립미술관은 최소한 60등은 되어야 할 거 아닙니까. 문화적인 인프라의 부족에 대해 서울시가 생각을 많이 해 봐야 될 거 같아요. 서울에 온 사람이 서울시립미술관에 가서 서울의 미술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예산을 합리적으로 쓰지 못하고 북서울미술관은 왜 만들었는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그 예산으로 훌륭한 소장품 구입을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서울시 얘기를 하자면 동대문에 지은 자하 하디드의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경우도 의구심이 들어요. 규모 면에서 세계적이라고 하는데. 소장품은 없죠. 그 큰 공간을 뭘로 채우려는지?

소장품이 없다보니 기획전시만 할 수 있고, 미술관이 아닌 전시관이 되는 거죠.

기획전도 좋지만 상설전을 통해 기초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행정부서가 반성을 해야 됩니다. 2~3년 자리를 유지할 뿐인 관장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겠습니까? 서울시립미술관은 올 1년 전시가 문제가 아니라 소장품 구입 예산을 책임지고 관장과 시장이 함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서울시문화재단도 있는데. 

서울시립미술관은 계획을 잘 만들고 연초에 밝혀서 좋은데 스토리온 채널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트스타코리아 파이널전은 조금 걱정스럽습니다. 미술관을 홍보하고자 하는 충정은 이해하지만, 케이블 채널 서바이벌 프로그램 결승 전시라면 아트센터용이지 미술관이 끼어들 일이 아니에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여론이 안 좋은데 시립에서 그 전시를 한다는 것은 조금 아니다 싶네요.

사립 화랑들에서 서바이벌 경쟁시장에 화가들을 내모는 것도 부족해서... 작가들의 경쟁을 경마 취급을 하는 것도 기분이 안 좋은데 말이죠.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미술관에서 이런 일에 참여한 다는 것은 반대입니다.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시립미술관은 서울시를 대표하는 간판 미술관인데, 미디어 미술관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도 있어요. 관장의 성향 때문이라지만, 언제 서울시민들이 서울시립미술관을 미디어 전문 미술관으로 동의한 적이 있나요?

서울시립미술관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해 봐야 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서울시민을 고려하여 어떤 모습으로 서야 하는지.

서울시립미술관의 계획을 보면 전체적으로 젊은 감각이 돋보이긴 합니다.

서울시립 현대미술관이 아닌데... 좀더 시대를 아우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연간 기획들을 놓고 보니 시립미술관이 가져야 되는 정체성, 스탠스 등에 대한 문제가 보이네요.

관장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시가 미술관 만들 때의 목표, 미션을 분명히 해야 했던 것이지요. 이게 분명치 않으니 정책이나 관장이 바뀔 때마다 정체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어요. 

연초에 기획안이 나올 때마다 이런 얘기가 공유되어서 미술관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의 2014년 기획전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를 살펴보면, 역시 서울관에 상설전시 기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서울시립이 서울의 미술을 보여준다면 국립현대는 대한민국의 현대미술을 보여주어야 하니까요. 소장품 기획전과 상설전은 다른 것입니다. 새로 지어진 서울관이 상설전을 할 만한 공간이 부족하긴 한데, 맥락 있는 큰 전시를 할 수 있도록 생각을 더 해봐야 할 듯해요.

이번에 기획하고 있다고 하는 소장품전에서는 뭘 보여줄지 기대가 되네요. 지금의 소장품전은 다소 실망한 것이 사실인데. 개인적으로는 모란디전이 기대됩니다. 

현대 미디어, 설치 작가들이 중심이 되어서 서울시립하고 국립현대하고 메뉴가 비슷해 보이네요. 마치 하나의 미술관 처럼 말입니다. 

아시아 현대미술의 중심과 세계와의 네트워크 구축 등의 목적이 이해는 됩니다. 그러나 서울관이 할 일, 즉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를 주욱 둘러보고 싶을 텐데 말입니다. 

어려운 미술도 보여줄 필요는 있지요. 그런데 이런 것만 보여주면 어떻게 하나요. 맛보기로 유명한 작품이나 이해하기 쉬운 작품들을 보여주고 더불어 조금 어려운 것들도 함께 볼 수 있게 해야죠. 전시기획이라는 것이 매우 전략적이어야 하며, 마케팅 차원에서 총체적인 성격과 연관지어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현재 전시들은 관객들에게 ‘니들이 게 맛을 알아’하는 스타일 같아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소장품 기획전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또, 균형을 맞추려 노력은 했지만 정 선생이 지적한 대로 서울시립미술관 기획전과 미디어 부분에서 겹치는 느낌이 많아요.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울시립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리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서울관 자체의 목적이 보여져야 하는데 그냥 같아 보이네요. 현재 관장이 성격을 규정한 데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기획은 의도와 맞아 보이네요. 

과천관의 경우 현대미술작가 시리즈를 선보이는데 작가 명단이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어요. 특정 학교 출신으로 또 편중되어 미술관이 구설수에 오르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정영렬 유작전의 경우 그의 주 활동연대가 70~80년대이고 거의 추상작품인데, 왜 근대미술 중심을 표방하는 덕수궁관에서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예술원 60주년전을 국민세금으로 하는 것은 낭비라고 봅니다. 예술원은 서울대 출신이 90% 가까이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서울대 원로 퇴직교수 친목모임 비슷하지 않나요? 세금으로 월급도 나오는 예술원 자체의 존립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이전에도 예술원 기념전을 두어 번 한 것으로 아는데 몇 년 되지 않아 또 한다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예술원이 너무 폐쇄적이다보니 여기에 끼지 못한 원로작가도 많지요. 복지 차원에서 150만원정도 드리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예산으로 전체 원로들이 혜택을 보게 하자는 얘기도 있었어요.

예술원 60주년 전시를 한다면 먼저 예술원의 문화예술적인 공과 과를 언론에서 다뤄줘야 할 것 같아요.

공은 그다지 없어 보이네요. 폐해는 있을지 몰라도. 

몇 년전 입니다만 예술원 미술분과를 찾아가 서울관 관련해서 성명서를 발표하는데 예술원 회원들도 참여해 주십사 청을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원로들이 나서면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하면서 성명서에 이름 올리는 것을 반대하시더군요. 덕수궁 서관을 인수 할 때도 모양새와 체면을 이유로 참여해주지 않더니 이제 와서 덕수궁관에서 전시를 하겠다고 하니...

예술원은 미술분야 외에 다른 분야도 그렇다고 들었어요. 예술원 자체가 국고를 좀먹는 암적 존재라고 봐요.

해방 후 만들어진 것인데 관행화 되어 남아있는 것이죠. 개혁해야 할 대상이 공기업만이 아니라 예술원, 학술원도 마찬가지일터인데, 고민은 해 봐야 될 것 같아요.

예술원 60주년 전에 대한 철회를 요청하고 싶습니다. 서울관에서의 미협 미술대전 개최에 대한 로비설도 있던데 사실이 아니더라도 그 이야기가 나온 것 자체도 부끄러운 일이에요. 해당 행정부서 차원에서 절대적으로 용납해선 안 됩니다.  
저 역시 모란디 전이나 바우하우스 전 등은 기대가 됩니다. 새해니만큼 긍정적으로 얘기하고 싶어요. 문광부나 서울시에서 소장품 예산 등 굵직한 측면에 대해 판단을 잘 내려주고 전문인력도 제대로 배치해줬으면 좋겠어요. 

이제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요?

작년 강세황전은 참 좋았어요. 페르시아 보물전도 좋았구요.

그래서 베트남전을 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는데.... 선사 유물이라면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일제강점기를 조명한 전시, 즉 일본인들이 발굴하다 총독부 박물관에 넣은 것들을 전시하는 것은 주목받아야 할 듯해요. 박물관이 근본적으로 해야 될 일에 가깝다고 봅니다.

기획전시 숫자도 그렇고 적절한 것으로 보여요.

개인적으로는 청화백자전이 많이 기대됩니다.

다섯 개의 특별기획전. 굵고 강하게 해서 좋아요. 각각 성격을 다양하게 하여 진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국립현대나 서울시립도 세마그린이다 골드다, 현대미술 시리즈를 잡다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 회고전을 긴 기간, 최대 규모로 집중조명했으면 좋겠어요. 3년, 5년 준비해서 제대로. 

굳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오르세박물관전을 해야 되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떠신지요?

이해하고자 노력하자면 시대가 흐르면서 21세기가 되고, 19세기의 것들도 박물관에서 다루는 범위로 들어가는 추세라고 할 수도 있겠죠. 국립중앙박물관의 마지막 섹션에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이어진 것처럼 오르세도 19세기 중심이니까요. 

같은 19세기더라도 우리 미술은 근대가 아닌 근세로 보아야 하는데... 

자체기획인지 대관전인지 알 수 없지만, 근대미술관이 없다보니 근대 쪽의 것들을 국립박물관에서 다루게 된 면이 있는 듯해요. 외연을 넓히려고 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미술 300년 전의 경우 1700년대 그림이어서 설득력이 좀 떨어지기는 했지만 반응이 좋기는 했지요.

뉴욕 메트도 그렇고...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장 지향점도 그렇고. 

범위를 넓히는 것은 좋지만 각각의 미술관 박물관이 자기 정체성도 안 갖추고 있으면서 더 흐트러지는 것처럼 보여서 걱정입니다. 

외연을 넓히기보다는 내부에서 가진 것과 그 범위 안에서도 아직 정리해서 보여줄 것 많을 것 같은데 말이죠.

산수화전을 하는 것은 좋습니다. 작년 강세황 전 같은 경우 10번이라도 할 수 있죠. 서양에서 마네 고흐 전시를 수없이 하는 것처럼요. 중요한 것은 국립박물관이기 때문에 윤재홍이라든지 이유신이라든지 일반에게 낯선 사람들을 집중조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이번 달력을 신명현 화조화로 만들었던데 참신하고 좋았어요. 그런 식으로 발굴해서 보여주면 좋겠어요. 매번 정선 김홍도 되풀이하지 말고.

도자기도 다양하게 발굴할 수 있는 주제들이 많습니다.

밀려나고 소외된 작품들. 돈이 안 되는 것이라도 이런 것들에 주목할 수 있어야 해요.

그게 공공성이죠. 민간에서는 사람 끌어모으기 쉬운 걸 하고 국립에서는 이익과 관계없이 그런 기획들을 해야 합니다.

삼성미술관 리움의 경우 <교감>전이 눈에 띄는데요.

사립이니 리움의 계획에 대해 공공성 얘기를 하기는 힘들어도 대단한 소장품들을 가지고 있으니 훨씬 더 다양한 기획을 할 수 있을 듯한데, 조금 아쉬워요.

화정이나 호림 같은 좋은 미술관 박물관에서 가끔 해주는 기획전도 좋은 게 많았습니다. 올해 호림이나 화정에서 어떤 전시를 할지 기대가 되기도 하구요. 사립미술관이지만 미술관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때는 공공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니만큼 공적인 기여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해요.


간송의 경우 작년부터 사업팀이 꾸려지고 동대문 DDP 등 새로운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훌륭한 간송 소장품을 가지고 파리떼처럼 달라붙는 추악한 사람들이 없도록 우리 사회가 비판하고 지적해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모습은 언론도 상황을 중계방송만 하고 있는데 비판적인 시각으로 지켜봐야 합니다. 


설립의 좋은 뜻을 훼손시키지 않도록. 리움, 간송을 포함한 사립미술관은, 지금까지 잘 해왔지만, 앞으로 공공성을 더 고민해야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이제라도 국공립미술관, 박물관들이 전시를 비롯한 올해의 로드 맵을 발표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아닌가요?  



정리 SmartK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13 19:58

  

SNS 댓글

최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