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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불화대전 - 물방울 속의 관음보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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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고려불화대전 -700년 만의 해후 기  간 : 2010년 10월 12일(화) - 2010년 11월 21(일) 장  소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전시명 : 고려불화대전 -700년 만의 해후
기  간 : 2010년 10월 12일(화) - 2010년 11월 21일(일)
장  소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1. 물방울 속의 관음보살

현재 국내외에 전하는 고려 불화는 13세기부터 14세기말까지 제작된 것이 대부분이다. 지금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팔구백년 전쯤에 그려진 그림이다.

옛말에 ‘견오백, 종이천’이란 말이 있다. 비단에 그린 그림은 수명이 500년이고 종이는 그보다 갑절인 1천년이라는 말이다. 그 정도의 세월이 지나면 종이고 비단이고 보존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그래서 늘 꺼내놓고 전시하는 이른바 상설 전시에 고려 불화는 보존상의 이유로 아예 처음부터 대상외다. 고려 불화는 평소에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그림인 것이다.

수월 관음도(水月觀音圖)
고려후기 비단에 색ㅣ142.0 x 61.5 cm

그런 고려 불화 가운데 ‘문외불출(門外不出)’ 이라는 빗장을 하나 더 걸어 놓고 작품을 보존하는 곳도 많이 있다. 일본 센소지(淺草寺) 절 소장의 《수월관음도》도 그중 하나다. 문밖으로 내보내지 말라는 것은 필요 없는 사람에게 함부로 보이지 말라는 뜻이다.

필자도 필요 없는 사람축에 끼여 이 불화에는 접근도 못해봤다. 센소지 절이라면 낯설겠지만 아사쿠사(淺草)는 도쿄 관광을 다녀온 분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절의 입구 양쪽으로 늘어선 상점들, 뇌문(雷門)이라고 쓰여 있는 집 채만한 등롱 그리고 삼문 안쪽에 걸려있는 거대한 집세기 한 짝 등등.

이 아름다운 관음보살님이 계신 곳이 바로 아사쿠사의 센소지 절이다. 한 15년 쯤전의 일이다. 신문사 일로 이 불화의 배관(拜觀, 그림을 보게 되는 기회를 높여 부르는 말)과 취재를 요청했으나 ‘차나 한 잔 들고 가십시오’ 라고 그곳 스님께 점잖게 거절당했다. 함부로 모셔질 물건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국내에서 이 불화에 대한 정보는 오랫동안 이동주 선생의 『우리나라 옛그림』(박영사)에 실린 도판만이 유일했다. 그런 그림이 정말 뜻깊게 이번에 서울 나들이를 한 것이다.

세부1. 세부2.

함초롬한 물방울이 틀림없는데 그 속에 관음보살님이 영롱하게 비춰져 있다. 숲이 무성했던 어느 계곡이었을까. 물방울 속까지 에메랄드빛 기운이 촘촘히 배어있다. 온데 사방에 주재하시는 관음보살께서 화신(化身)이 되어 물방울 속으로 들어가신 것이다. 고개를 살포시 기울이고 손을 들어 올려 어느 신앙심 깊은 동자의 이야기를 듣고 계신다.

물론 이야기 설정은 어느 경전을 충실히 따랐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위엄과 자비 그리고 부드럽고 인자한 사랑이 가득 넘쳐 난다. 대부분의 명화나 명작은 필치나 사실 재현 이외에 마음과 뜻 그리고 생각과 사상을 담고 있는데 이 고려불화 수월관음도 정말 그렇다.

글/사진 스마트K
업데이트 2024.11.2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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