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 2019 한국화여성작가회 창립 20주년 기념전시 <두 겹의 그림자 노동>
장 소 : 세종미술관 1관, 2관
기 간 : 2019.10.2(수)-10.7(월)
우리나라, 현대의 직업화가 세계에도 메이저-기득권층이 있다면 어떤 이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선 주요 미술대학의 졸업생인가, 유명한 선생님을 모시고 있는가, 유학을 다녀왔는가 등등의 다양한 기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서양화냐 동양화(한국화)냐,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한국화를 전공하는 사람들,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미술대학을 졸업한 여성들이 기득권이 아니라 할 수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적어도 여성으로서 한국화를 전공하여 활동하는 직업 화가들이 이중 삼중의 사회적 장애를 극복한다고 해도 팔자 편한 사람들이라는 편견을 없애기는 어려워 보인다.
도근미, 숨, 40x20cm, 장지에 혼합재료, 2018
전은희, 관람자들 #1, 112x162cm, 한지에 채색, 2019
두 겹의 그림자 노동이라는 것은 여성 직업 화가가 직면하는 현실적인 어려움, 장애를 드러내는 말이다. 과거 여성들이 조건 없이 주어지는 의무인 집안일(육아 포함)이라는 그림자 노동을 해야 했던 것과 예술가로서 더 나은 작품을 위해 필요한 끝이 없는 노역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여성과 작가로서 처한 상황에다, 특히 한국화를 전공한 이들이 헤쳐나가야 했던 현실의 어려움까지 삼중고를 겪으면서 함께 풀고자 했던 사람들인 한국화여성작가회가 20년을 맞으면서 대규모의 특별 전시를 열었다.
오정미, 화훼본색-그림자 노동, 116x91cm, 장지에 채색, 2019
한국화여성작가회는 국내 유일의 한국화를 전공한 여성작가들의 단체로서 1999년 창립하여 매해 정기기획전과 해외전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두 겹의 그림자 노동》전시는 단체의 2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이다. 지난 20년의 활동을 돌아보고 한국화 여성작가로서 한국화가 나아갈 미래를 함께 그려본다는 취지 아래 ‘두 겹의 그림자 노동’을 주제로 한 그림들이 출품됐고, 미술평론가 이선영이 발제를 맡은 세미나, 2014년부터 시행해 온 나눔 기증 프로젝트로 이번에는 20만원 특별展-아트쉐어2020(판매 수익금의 50%를 모자원 등 기관에 기부) 등의 행사가 진행된다.
이정은, 숨바꼭질, 70x100cm, 장지에 먹과 채색, 2019
허은호, Wonder of Nature, 61x61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192명의 작가의 작품은 한국화와 여성작가라는 두 가지 카테고리 외에는 특별한 흐름으로 엮기 어렵다. 추상에 비해서는 구상이, 수묵에 비해서는 채색이 많고 전반적으로 여성 인물, 동물과 식물, 정물과 소담한 풍경의 아름다움, 현대미술에서 요구하는 임프레션 보다는 시각적 만족감에 더 큰 점수를 받을 만한 작품이 많다. 공간과 참여작가의 제약 때문인지 대형 작품보다는 50호 내외의 작품이 다수를 이뤘다.
남빛, 바람의 소리, 91x117cm, 한지에 먹,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