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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대왕이 현재의 아티스트에게 던진 화두 <세종대왕과 음악 : 황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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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세종대왕과 음악 : 황종
장 소 : 세종특별자치시 대통령기록관
기 간 : 2018.10.6-10.31

올해는 세종이 즉위한지 600년이 된 해다.(재위 1418-1450) 세종의 수많은 업적 중에 우리의 독자적 음악을 위한 ‘음률의 기준 확립’이 있다. 역사책의 성군 업적의 필수 리스트 중 하나인 ‘도량형의 통일’과 비슷하다고 할까, 요즘같이 핸드폰으로 튜닝이 척척 되는 시대에선 상상하기 힘들지만 기준음의 확립은 그만큼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서양 음악처럼 국악에서도 한 옥타브를 12간격으로 나누는데(각 음을 ‘율’이라고 함), 세종은 이 12율* 중 첫째 율인 ‘황종(黃鐘)’이 어떤 음인지를 정해 그 음을 내는 율관을 만드는 등의 일을 추진했다. 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맞지 않아 한글을 만드셨듯이, 나라 음악이 중국과 달라 황종률을 새로 정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종은 음악에 관심이 지대하여 향악을 키우거나 악보인 정간보를 만들거나 심지어 제사용 음악을 작곡하기도 했는데, 건국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국가에서 왕가의 제례 형식을 자주적으로 세우고자 한 정치적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현대의 시각예술 아티스트는 이러한 세종의 음악적 업적, 특히 독자적인 스탠다드를 세우고자 한 사실에 대해 어떤 해석과 표현을 할 수 있을까. 그들에게 던져진 화두 ‘황종’에 대한 대답은 여러 방향이었다. 

10팀의 작가들은 영상, 인터랙티브 장치, 음악, 정간보 등을 매체로 작업해 온 이들로, ‘황종’의 개념을 공부하고 공유하고 토론한 후 작품 방향에 대한 생각들을 나눴다. 

강서경은 세종이 창안한 정간보의 악보법을 빌려 와서 두 사람 사이의 대화가 철제 프레임의 조형물로 가시화되는 영상 작품과 설치를 보여주었고, 강애란은 세종이 만들었다고 하는 음악이 텍스트와 함께 펼쳐지는 공간 안에 빛나는 형태의 플라스틱 디지털북의 구조물이 있는 복합적인 인터랙티브 아트를 선보인다. 


강서경 <검은아래 색달>, 2015, 비디오, 컬러, 사운드, 26분


강애란 <빛나는 세종 음악> 2018 LED, 프로젝터, 컴퓨터, 스피커


김기라×김형규는 여민락에서 EDM 형식의 구조를 추출하여 사운드 설치 작업을 선보임으로써, 기본적인 요소로의 환원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바로 연결시켜 새로운 창조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 황종의 가치가 그 ‘기준’과 불연속성에 있음으로 접근한 것은 문준용의 작품이었고, 안정주의 비디오-사운드 작품 공간 내에서는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가 어떤 함수를 통해 연관-변환되고 있는 접점을 경험할 수 있다. 


김기라×김형규 <세상의 저편_표준화된 시점> 2018, 3채널 비디오, 10분


김성복 <꿈을 지키다> 2018 스테인리스 스틸, 나무


김효진 <소환//세종/ 봉래의/ 여민락 -2018p>


문준용 <공간을 밝히는 소리> 2018 LED조명, 컴퓨터, 스피커


조해리 <연향악채보: 해금 정간보> 2017 나무에 옻칠



설립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세종시문화재단은 풍족하지 않은 조건에서도 세종의 업적을 도판과 설명문으로 꾸며놓는 것에 만족하지 않은 야심찬 프로젝트를 시도한 것으로 보였다. 주말에 가족들이 와서 즐기기에 전시가 너무 어렵다고, 설명이 불친절하다고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해석이 쉽지 않은 현대미술. 낯선 국악이론. 여기에 교통이 불편한 전시장. 이 3대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 것은 열린 마음이다. 해석이야 관람객 마음이고 정답도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전위적인 동시대미술 국제 비엔날레가 동시다발로 열리는 곳 아닌가. 최근 잘 나가는 작가의 작품이란 이런 것이구나. 세종의 앞선 마인드는 이 시대의 아티스트에게도 영감을 주는구나, 느낄 수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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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율 각각의 이름은 황종·대려·태주·협종·고선·중려·유빈·임종·이칙·남려·무역·응종. 황종은 아악에서는 서양의 C(다)음과 비슷하다. 한 옥타브 안 12율의 간격은 서양의 12음과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국립국악원 사이트에가면 다양한 국악기의 율에 따른 음을 들을 수 있다.

SmartK 관리자
업데이트 2024.10.2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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