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메뉴타이틀
  • 한국미술 전시리뷰
  • 공예 전시리뷰
  • 한국미술 도서리뷰
  • 미술계 이야기
  • On View
  • 학술논문 브리핑
타이틀
  • 계속되는 도전을 위해 - <제3지대>전
  • 3969      

전시명 : 제3지대 The Third Zone
장소 및 기간 : 가나인사아트센터 (2016.1.14-1.24), 경기도미술관 (2016.2.19-4.3)

1월에는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2, 3월에는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리는 <제3지대>전은 국제무대에서 인정받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국내 작가 10명의 작품들로 구성된 흥미로운 전시다. 그간의 현대미술 전시에서 종종 눈에 띄던 작가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노동식(b.1973) <민들레-바람을 타고> 혼합재료 2011

 


이환권(b.1974) <장독대 가족> 합성수지 2008

김기라, 조습, 김태헌, 진기종, 윤상렬, 홍경택, 이환권, 이중근, 배종헌, 노동식 등 신진에서 중견으로 넘어가며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 ‘스타 작가’라고 할 만한 작가들의 인기 있는 작품들을 한 번에 모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라는 점에서 주목될 만하다. 매체나 주제에서 다양성을 마음껏 엿볼 수 있고 지나치게 가볍거나 지나치게 진지하지 않은, 재치있으면서도 현실을 담으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작가의 대표적 작품과 최신작들이 전시되어 그 세대의 방향성과 고민을 살펴볼 수 있다. 


진기종(b.1981) <자유의 전사> 실리콘 외, 150x90x140(x2) cm 2015


몇몇 동시대 한국 현대미술 전시들이 형이상학적인 언어로 포장되어 이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슷비슷하여 독창성을 발견하기 어려운 작품들이 많았던 데다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 대학의 동문전과 다름없거나 했던 전시들 때문에 실망스러울 때가 많았다. 그에 비해 <제3지대>전은 아예 대놓고 서울대도 홍대도 아닌 대안적인 목소리임을 노골적으로 밝힌 전시라는 점이 흥미롭다. 관객은 작품 자체의 감상과 함께 현재 미술계의 흐름이나 권력에 대한 문제 제기를 대하고 그에 대해 숙고할 수 있다. 어떤 동기가 이들의 작품 세계를 이렇게 하도록 북돋울 수 있었을까 다양한 가정을 해보게 된다. 


이중근(b.1972) <카르페 디엠>, <메멘토 모리>


물론 마이너리티의 반란이나 미술계 자체에 대한 저항의 표현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이 시대의 미술과 미술계에 대한 메타미술이라고 보기는 더욱 어렵다. 기획의 의도는 어쩔 수 없이 미술계의 맥락에 대한 문제제기를 담을지언정.

이들을 무슨 파, 무슨 스쿨이라고 규정짓지 않더라도, 시대를 보는 어떤 특정한 시각이랄까, 특정한 전시 주제로 꿰어서 이 작가들을 아울러 보는 시도도 나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해 본다. 경원대 동문전이 된 양상이 오히려 전시 의도와 동시대 미술의 비전에 대한 논의가 조금 가려진 것은 아닐까.


이중근(b.1972) <세 개의 문> 부분


  다양한 감각의 자극이 나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지나가고, 온갖 정보와 자료를 흩어 보내는 데 익숙해진다. 이런 사회에서 어떤 사물이나 정보를 대할 때 가장 손쉬운 이해의 방법은, 기존 자신의 사고 구조 속에 적당한 카테고리를 찾아 분류해 넣는 것이다. 이런 카테고리화 작업은 각종 오해와 착오를 낳을 위험에도 불구하고, 복잡하고 빠른 현대의 삶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체득 방식이다.


조습(b.1975) <쾌지나칭칭나네> 피그먼트 프린트 2013

  이런 측면에서 작가가 어디 출신인지에 대한 정보는 학풍, 스승 등에 대한 부가정보를 제공하게 되어 작품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디 외국에서 상을 타 왔다 하면 일반 관객이 한번 더 작품을 들여다보게 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출신이 어디인지를 따지고 어디에서 상을 받아왔는지를 봐서 작품 가치를 판단하는 수준에서는 좀 넘어서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 여기서 또 하나의 계파처럼 이들이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이다. 제3, 제4의 도전이 계속되어야 하고, 적어도 출신대학이 그 작가와 작품을 판단하는 데 최소한의 정보 수준으로 머물러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제3지대’전에 참여한 작가들은 모두 경원대 출신이다. 왼쪽부터 이환권, 김기라, 조습, 전시총감독을 맡은 윤범모 가천대 교수, 참여작가 윤상렬, 홍경택. 제3지대 기획위원회 제공


* 경기도미술관에서는 2016 경기아트프로젝트 <경기잡가(京畿雜歌)>로 전시명이 바뀌어 전시됩니다.

SmartK C. 관리자
업데이트 2024.10.23 06:45

  

SNS 댓글

최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