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장 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제 1, 2전시실
기 간 : 2015. 7. 28 - 2015. 10. 11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는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전(展)은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격동의 현대를 살아온 한국인의 삶, 그리고 꿈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전시이다. 광복 이후 70년이 한국미술에 있어서는 ‘현대미술’의 궤적이라고 볼 수 있는 적당한 영역이기 때문에, 방대하다면 방대할 수 있는 한국현대미술의 역사를 어떻게 엮어나갔을지 궁금했다.
1945년 일제강점기가 일본의 패망으로 막을 내리게 된 이후, 한국은 전쟁과 분단을 겪었고, 경제적으로는 산업화의 거센 물결을 타고 엄청난 도약과 발전의 시기를 겪었으며, 정치적으로 비참하고 암울한 시기를 지나 어느 정도 민주화 과정을 비틀거리며 밟아 왔다.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전의 세기와 겹쳐져 그 변화량으로 따지자면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역사를 갖다 놓아도 이 시기의 한국을 따라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시각예술을 통해 그 시기의 현대사를 보여주는 정도의 단편적인 접근을 넘어서는 것이 문제 해결의 쟁점이다 싶었다. 이 불안정하고 격동적인 시기의 현대미술을 어떤 컨셉으로 뚫을까.
전시는 우선 세 파트로 나뉜다.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이라는 관형사만으로 연결된 독특한 제목이 곧 전시 구성을 보여준다. 이것이 그대로 시대 구분의 특징이 되었음은 금세 짐작할 수 있다.
1부 '소란스러운'은 전쟁으로 인해 분단된 조국, 떠나온 고향과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하는 전후의 삶을 다룬다. 고영훈, 김아타, 김환기, 김혜련, 선무, 안정주, 오윤, 이중섭, 전준호, 이수억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데, 임응식, 정범태 등의 사진 작업 등이 강조되며 전란과 그 이후의 고통의 모습이 주를 이룬다.
2부 '뜨거운'은 1960년대~80년대 단기간에 이루어진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부정된 근대성을 극복하려는 민주화를 주제로 한다. 산업화, 이농, 삶의 방식의 급격한 변화, 도시화된 삶 속의 빈곤, 불균형, 물신주의, 신군부의 쿠데타 등 수많은 사건들로 점철된 정신없는 시기의 예술은 그만큼 다양하고 복잡하다. 전시에서는 권혜원, 김구림, 배영환, 박경근, 신학철, 안성금, 오재우, 이동기, 이만익, 이승조, 이영준, 조춘만, 주재환, 최민화 등의 작품을 통해 실험적인 방식으로 예술로 파고든 작가들로부터 사회참여적인 민중미술가 까지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3부 '넘치는'은 세계화된 동시대의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삶을 보여준다. 탈냉전과 민주화, 신자본주의와 소비주의, 미디어와 디지털 기술의 무한 확장 시대에 나타난 새로운 세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가들로 권오상, 김상돈, 노재운, 데비한, 백남준, 장태원, 전준엽, 조해준, 최정화 등이 선택되어 아래 위 2층의 높은 공간에서 그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보도록 구성하였다.
설치 작가 최정화가 디자인 했다는 전시공간은 철망, 비닐, 알루미늄 등 다양한 재료로 벽을 만들거나 색채와 빛을 고려한 구성으로 한껏 감각적인 느낌을 준다. 다이나믹한 공간 구성은 흥미로웠지만, 선입견 때문인지 감상을 위한 편의성이 좀 부족한 면이 있었고, 본인의 작품으로 감상 공간이 다소 일그러진 곳도 눈에 띄었다.
과거의 사건들이라고는 해도 지난 70여 년의 한국의 역사는 현재까지 강한 영향을 미치며 살아 움직이고 있고, 동시대의 모습으로 이해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광복 이후의 역사, 그리고 그와 함께 꿈틀댔던 동시대 한국 미술가들의 고민과 발전 양상을 모두 한 자리에 담기에 전시는 다소 버거워보였다. 시각예술을 구현하고 현대를 맞이하던 작가의 고뇌, 실패와 성공을 미술사적으로 의미있게 담아냈다기보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끝나지 않았나 생각된다. 동시대 미술사의 연구와 함께 기획되고, 그 결과물이 포함된 도록이 제공되었더라면 관객에게 좀더 깊이있게 다가갈 수 있지 않았을까도 싶고, 또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전시도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에 안타까운 점이 있다.
70년의 동시대 한국미술의 모습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고는 하지만, 한국 현대사를 되짚으며 250여 점에 달하는 현대 작가의 작품을 한 눈에 봄으로써 한국 현대미술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감상하기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1부 '소란스러운'은 전쟁으로 인해 분단된 조국, 떠나온 고향과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하는 전후의 삶을 다룬다. 고영훈, 김아타, 김환기, 김혜련, 선무, 안정주, 오윤, 이중섭, 전준호, 이수억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데, 임응식, 정범태 등의 사진 작업 등이 강조되며 전란과 그 이후의 고통의 모습이 주를 이룬다.
박석원 <초토> 1968 112x133x30cm 브론즈
이수억 <6.25 동란> 1954 123x189.5cm 캔버스에 유채
주명덕 <도큐멘터-부산영도다리밑> 1971.1998 27.9x35.5cm
권영우 <폭격이 있은 후> 1957 146x183cm 종이에 먹
2부 '뜨거운'은 1960년대~80년대 단기간에 이루어진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부정된 근대성을 극복하려는 민주화를 주제로 한다. 산업화, 이농, 삶의 방식의 급격한 변화, 도시화된 삶 속의 빈곤, 불균형, 물신주의, 신군부의 쿠데타 등 수많은 사건들로 점철된 정신없는 시기의 예술은 그만큼 다양하고 복잡하다. 전시에서는 권혜원, 김구림, 배영환, 박경근, 신학철, 안성금, 오재우, 이동기, 이만익, 이승조, 이영준, 조춘만, 주재환, 최민화 등의 작품을 통해 실험적인 방식으로 예술로 파고든 작가들로부터 사회참여적인 민중미술가 까지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김구림 <1.24초의 의미> 1969 10분 컬러.흑백영상
조춘만 <인터스트리 코리아(IK150312-석유화학)> 2015 110x165cm
이종구 <대지-모내기, 여름, 가을, 겨울> 1997~98 206X146X(4) cm
마지막으로 3부 '넘치는'은 세계화된 동시대의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삶을 보여준다. 탈냉전과 민주화, 신자본주의와 소비주의, 미디어와 디지털 기술의 무한 확장 시대에 나타난 새로운 세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가들로 권오상, 김상돈, 노재운, 데비한, 백남준, 장태원, 전준엽, 조해준, 최정화 등이 선택되어 아래 위 2층의 높은 공간에서 그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보도록 구성하였다.
박이소 <당신의 밝은 미래> 2002 가변크기 전기램프,나무,전선
최정화 <내일의 꽃> 2015
설치 작가 최정화가 디자인 했다는 전시공간은 철망, 비닐, 알루미늄 등 다양한 재료로 벽을 만들거나 색채와 빛을 고려한 구성으로 한껏 감각적인 느낌을 준다. 다이나믹한 공간 구성은 흥미로웠지만, 선입견 때문인지 감상을 위한 편의성이 좀 부족한 면이 있었고, 본인의 작품으로 감상 공간이 다소 일그러진 곳도 눈에 띄었다.
과거의 사건들이라고는 해도 지난 70여 년의 한국의 역사는 현재까지 강한 영향을 미치며 살아 움직이고 있고, 동시대의 모습으로 이해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광복 이후의 역사, 그리고 그와 함께 꿈틀댔던 동시대 한국 미술가들의 고민과 발전 양상을 모두 한 자리에 담기에 전시는 다소 버거워보였다. 시각예술을 구현하고 현대를 맞이하던 작가의 고뇌, 실패와 성공을 미술사적으로 의미있게 담아냈다기보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끝나지 않았나 생각된다. 동시대 미술사의 연구와 함께 기획되고, 그 결과물이 포함된 도록이 제공되었더라면 관객에게 좀더 깊이있게 다가갈 수 있지 않았을까도 싶고, 또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전시도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에 안타까운 점이 있다.
70년의 동시대 한국미술의 모습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고는 하지만, 한국 현대사를 되짚으며 250여 점에 달하는 현대 작가의 작품을 한 눈에 봄으로써 한국 현대미술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감상하기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