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 2014 경기도박물관 특별전시회 <茶, 즐거움을 마시다>
장 소 : 경기도박물관
기 간 : 2014.4.30.-8.24
방학을 맞아 학생들의 박물관 나들이가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박물관의 특별전을 다시 찾았다. 4월부터의 전시에서 벌써 세번째 작품 순환이 있었다고 한다. 지난번 리뷰에서 차 문화를 다룬 회화 작품에 대해서만 다룬 데 이어 이번에는 차에 대한 기록과 도자 작품들에 대하여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 지난 리뷰 참조
차를 나누는 사람들의 기록
* 지난 리뷰 참조
차를 나누는 사람들의 기록
과거 우리나라에서 차를 즐겼던 사람은 주로 사대부 문인과 스님들이었다. 오늘날 공부 좀 한다는 사람들이 커피를 마셔 나른함을 쫓아내듯, 차는 정신을 맑게 하고, 잠을 쫓는 효능이 있어 글공부와 깊은 사색이 필요한 이들에게 적합한 음료였다.
『동다송東茶頌』 정조의 사위였던 홍현주가 다도를 묻자 초의가 노래 형식을 빌려 차의 생태부터 효능, 차를 만들고 끓이는 법, 우리나라 차의 우수성에 대해 서술한 책.
무엇보다 차는 잠깐이라도 세속을 잊을 수 있는 여유를 주고, 그것이 벗과 함께라면 더욱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을 것이다. 다산 정약용(1762-1836), 추사 김정희(1786-1856), 초의 의순(1786-1866) 세 사람은 위축되어 있던 조선의 차 문화를 회복시키고자 했던 사람들이다. 다산이 강진에 있을 때 초의와 만나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고, 그 영향으로 초의는 우리 차 문화를 엮은 『동다송』을 내기도 했다. 동갑 친구인 초의와 추사는 40여년 간 둘도 없는 친구로 지내며 추사가 10여년의 제주도 유배 생활을 할 때 초의는 매년 차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다산 정약용의 아들인 정학연이 전주에서 대흥사까지 갈 여비가 없는 초의를 돕기 위해 전주 현감에게 보낸 편지. (1857년)
김정희가 초의에게 보낸 편지들을 모아 꾸민 『나가묵연』 편지첩 중 제7면. 김정희가 초의에게 절에서 만든 소단차 30~40편을 보내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청아하고 맑은 그릇에 차를 담아내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차 문화가 수입되고 이에 중국산 다완들을 모방하여 제작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 고려시대 청자 발생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차문화의 유행과 함께 청자 기술도 성장했고 생산량도 증가되었다. 고려의 비색을 담은 그릇은 그윽한 차의 향을 더욱 깊이있게 해 주었을 것이다.
청자상감운학문 완 12~13세기, 높이 6.9cm
굽이 좁고 측사면이 직선인 기형의 찻사발이다. 내면의 구름, 학무늬와 외면의 넝쿨무늬를 상감 기법으로 장식하였다.
흑유주자, 청자잔, 잔탁.
12~13세기 충주 장천리 출토.
청자상감국화문표형주자
13세기 높이 34.8cm
고려시대보다는 차 문화가 많이 위축되었지만, 면면히 이어져 온 차 문화는 검약의 선비정신처럼 차분하고 소박한 분청사기와 백자 다기들이 제작되었다. 특히 사옹원 분원이 있던 광주에서는 왕실에서 소용되는 백자병과 잔 등의 다구를 생산했다. 백자 다완은 유려하고 넉넉한 기형의 곡선과 순수한 백색이 조화를 이뤄 그 시대 정신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백자청화죽문잔, 백자청화편복모란문잔(박쥐, 모란무늬 잔),19세기, 높이 6.0cm
은제주자, 대한제국 19세기, 높이 25.0cm
은제화형잔 대한제국 19세기 높이 2.2cm, 은제입배 대한제국 19세기 높이 6.5cm
전시장 출구에는 최근 도자 공예작가들의 다기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전통을 잇는 노력이 계속되고 이것이 현대인들의 감성에도 작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작품들이 더 다양하게 나왔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
진사 주전자, 차호, 다완
김규태, 2010년, 작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