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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오년 맞이 전시 - <신성한 영혼의 조력자, 말(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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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신성한 영혼의 조력자, 말(馬)
전시장소 : 부산박물관
전시일정 : 2014-1-14 ~ 2014-3-2

2002년 여름, 그 여름이 더 뜨거웠던 것은 4강 신화를 이뤘던 한일 월드컵으로 인해 일렁였던 붉은 열정 때문이었다. 그 열정이 기억으로 남아 추억이 되고 그라운드를 말처럼 누비던 선수들의 모습이 어렴풋해질 무렵 다시 말의 해가 돌아왔다.

말이 가지고 있는 힘찬 이미지는 모든 이들에게 새해를 활기차게 맞을 수 있도록 희망을 꿈꾸게 하는데, 올해는 힘찬 기상과 용맹스러움의 상징인 청마의 해라 하여 벌써부터 기대감을 갖게 한다. 말은 12지지 중 일곱 번째로 시간으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계절은 여름, 음력 5월을 뜻한다고 한다.
  


마문장경호 부분, 삼국시대


매 해마다 그 해를 상징하는 동물에 관한 전시가 기획되었듯 올해도 어김없이 말에 관련한 전시가 여러 곳에서 진행중이다. 유물에 반영된 동물을 통해 그 동안 몰랐던 의미나 특성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는 기회가 되며 선조들의 동물에 관한 시각을 볼 수있어 흥미롭기도 하다. 그리고 유물에 관한 정보가 없더라도 익숙한 동물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보는 재미 또한 솔솔하다. 

 







말과 관련한 전시중 부산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작은 전시는 많은 유물이 진열되어 있지는 않지만 말띠 해를 맞아 말이 가진 상징을 확인하는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말에 관련한 많은 유물을 살펴보다보면 말, 동물 그 자체로만 인식되지 않을까 하는 지나친 염려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즐길수 있는 전시는 꽤 괜찮은 시간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강필주, <유마도>

조선시대에 그려진 말 그림을 보다보면 화보를 참고하여 나무 아래에 있는 말을 그리거나 말굽 박는 장면을 그린 작품, 말을 감식하는 장면을 소재로 한 작품, 시대 상황에 맞게 교통수단으로 서의 말의 모습 등 다양하다. 근대작가 강필주의 <유마도>는 버드나무 아래 두 마리의 말을 그린 작품으로 각기 다른 모습의 말이 서로 반대방향을 보고 있다. 강필주의 전하는 작품 수가 그리 많지 않은 가운데 이 작품 외에 말을 그린 작품이 더 전하고 있어 함께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민간신앙과 무속에서 말은 사악한 기운을 막는 액막이 동물로 인식되는데 무속에서 섬기는 신을 나타낸 <무신도>에서 말은 장군을 태우는 승용의 역할과 더불어 주위의 사악한 기운을 차단하는 수호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말을 무신(武神)으로 여겨 제사를 지내기도 했고, 쇠나 나무로 만든 마상으로 악귀나 병마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하니 말이 벽사의 효력을 가진 동물로 인식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청자마형용, 고려시대



마형토우, 조선시대


백자철화마형명기, 조선시대





백자철화인마형명기, 조선시대



마치 작은 인형과도 같은 형용과, 토우, 그리고 무덤에 함께 부장하는 용도로 제작된 명기는 작은 사이즈이지만 눈, 코, 귀, 입, 그리고 안장까지 표현되어 있고 입체감까지 더해져 있어 눈길을 끈다.

 


마형대구, 원삼국시대-삼국시대





가죽이나 천으로 된 허리띠의 양끝을 걸어 고정시키는 금속인 대구는 대부분 청동으로 만들어졌는데, 호랑이 모양의 호형이나 마형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동물을 소재로 하였기에 동물형 대구라고도 하며 북방유목민족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패, 1624년



관원들의 신분증명서인 마패는 한 면에는 자호와 연·월 및 상서원인(尙瑞院印)이라는 글자를 새겼고 다른 한 면에는 관원의 등급에 따라 말의 마리 수를 다르게 새겼다고 하니 마패에 새겨진 말 한 마리의 가치는 실제 말 만큼이나 크나큰 의미였을 것이다.

전시의 타이틀에서 표현했듯 신성한 영혼의 조력자인 말은 하늘과 교통하는 신성한 영물, 사악한 기운을 맞는 액막이 동물로 인식되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의미들이 많이 잊혀지지 않았나 싶다.

새해가 시작되기 전과 시작된 후에만 동물이 가진 의미를 부여하고 기대 할 뿐, 시간이 지나 한 해를 마무리 할 즈음, 처음 계획이 실행되지 않은 채 잊혀지듯 그 해를 상징했던 동물 또한 잊혀진다. 연초에 그 해 동물관련 전시를 보고나면 동물에 부여했던 의미나 빗대어 기대했던 계획들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지 않을까?.. 각 지역마다 동물관련 기획된 전시들이 꽤 있으니 전시를 보며 구정이 지나고 느슨해진 계획을 다시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24.10.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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