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2013년 12월 10일 - 2014년 3월 2일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에 들어서면 어디로 발길을 옮기든 유물들을 볼 수 있기에 상설전시인지 특별 전시인지는 그리 중요치 않다. 그럼에도 특별전시임을 염두하고 봐야하는 이유는 전시의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 또한 무료관람이기에 특별 전시인지 상설전시인지 머릿속으로 나누어 지지 않지만 “도교”라는 주제를 가지고 기획된 전시인 만큼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현세기복 종교라 할 수 있는 도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은 삼국시대인데 도교문화에는 전통신앙은 물론 당대 유행했던 사상이나 유교, 불교사상까지 있어 유물을 통해 도교문화적 요소를 변별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전시되어 있는 유물의 다양성에 눈이 즐거우면서도 각 유물이 도교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궁금증을 갖게 한다.
백제금동대향로 (국보 제287호)
김홍도, <군선도>
이정, <수노인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도석인물화는 신들이 가진 능력이나 지물을 통해 분별해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하선고와 영지버섯을 단 남채화, 흰 당나귀를 거꾸로 타고 책을 보는 장과로, 판을 치고 있는 조국구, 대나무 통을 든 한상자, 뿔소를 타고『도덕경』을 든 노자, 천도복숭아를 든 동방삭, 걸어 다니면서도 글을 쓰는 문창, 머리를 깎은 종리권, 두건을 쓴 여동빈, 호리병을 든 이철괴 등 김홍도의 작품을 통해 보는 팔선(八仙)과,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수노인, 두꺼비를 탄 신선 유해섬, 돌에게 소리쳐 양이 되게 했다는 황초평 등 영원히 죽지도 늙지도 않는 신선들은 삶은 예나 지금이나 선망의 대상이다.
복숭아 모양 연적
동방삭이 들고 있는 복숭아는 서왕모의 과수원에서 3000년에 한번 열린다고 하여 영지버섯과 함께 장수를 의미하는 대표적인 상징물이며 복숭아나무 또한 귀신 쫓는 신력을 지닌 것으로 간주되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복숭아는 이번 전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모티프이며 이와더불어 서왕모 관련 유물도 다양하다.
일월오봉도
무령왕릉출토 동물무늬 거울 (국보 제161호)
그런가하면 알고서 봐야 이해가되는 유물도 있는데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동물무늬 거울이 그러하다. 도교에서는 요괴임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얼굴을 비춰 확인하거나 발뒤꿈치를 비춰 인식했다고 하는데 왕의 경우 얼굴 쪽과 발쪽에서 두 점이 출토되어 두 가지 식별법 모두 동원되었음을 알 수 있다.
두꺼비와 토끼무늬 수막새
<관우도>
도교가 하나의 종교로 정착하진 못했지만 로또당첨의 꿈과 같이 한 순간에 상황을 바꿀 수없던 시절, 그저 불로장생과 수복강녕만을 바랐던 소박한 옛 사람들에게는 도교문화가 담긴 예술품은 크나큰 의지이자 표출되는 하나의 방법이었음을 알 수있다. 유물을 통해 도교의 흔적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살펴보고 전시관람 후 마련된 소원의 벽에 바람하나쯤 남기며 새해 소원을 바라보는것도 좋을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