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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하산방 골동상인의 살아있는 역사 - <우당 홍기대 조선백자와 8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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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14년 1월 10일(금) - 2014년 1월 19일(일)
장소 : 평창동 가나아트 센터 1,2층 전시장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는 오는 1월 10일부터 1월 19일까지 특별기획전 <우당 홍기대 조선백자와 80년>을 개최한다. 일제 강점기 이후 고미술상인 <구하산방>의 주인으로서 한국 미술시장의 한 복판에서 수많은 거래를 해 온 한국 미술시장의 산 증인 우당 홍기대(93) 선생의 손을 거쳐간 특별한 작품들이 일반에 공개된다. 

백자철화시문병, 백자청화매죽인물문 각병, 백자 청화진사 괴석초화문 사각 주전자 등 자료적 가치가 뛰어나고 개성 넘치는 도자, 회화 등의 작품 육십 여 점이 전시되는 이번 전시는, 도자와 평생을 함께하면서 겪었던 여러 사건과 주요 작품들, 그와 생을 함께했던 소품들을 담은 회고록 『우당 홍기대 조선 백자와 80년』의 출간에 맞춘 것이다. 

전시되는 작품 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로 백자 철화시문 병이 있다.  철화 백자 중에 병의 몸통에 선을 하나 그어 병에 묶인 끈을 나타낸 백자 철화승문 병(보물 1060호)이 오랫동안 걸작으로 찬사를 받았는데, 그 작품처럼 병에 묶인 끈을 나타내었으면서 시문까지 더해진 철사 병이 바로 이것이다. 이 병은 홍기대 선생이 30년도 더 전에 만났던 작품이다. 당시 인사동 수도약국 근처에 새로 문을 연 가게에 우연찮게 들어온 물건으로, 가게 주인이 높은 값을 그냥 물러섰더니 오히려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며 적극 다가오는 바람에 결국 선생의 손에 들어왔던 작품이다.

이 병의 매력은 철사로 그린 병의 끈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술병의 운치를 더해 주는 시. 이백의 술과 관련된 시로 유명한 ‘술을 기다리는데 오지 않네(待酒不至)’이다. 오언율시 중 앞쪽 네 구만을 솜씨 좋은 행서체로 적어 놓았다. 시의 내용은 이렇다.

玉壺繫青絲 옥호춘병에 푸른 끈 매고
沽酒來何遲 술 사러 가더니 어찌 이리 늦는고
山花向我笑 산꽃이 나를 보고 웃고 있으니
正好含杯時 참으로 술 마시기 좋은 때로다

전시장에서 눈길을 끄는 또다른 작품은 백자 청화시문 접시로, 백자에 글씨로 홈을 판 뒤, 거기에 청화안료를 그려 넣은 정성이 가득한 기법이 들어 있다. 


크기가 40cm가 넘는 청화 백자 병 하나도 인상적이다. 홍기대 선생이 좋아하는 백자 중에 고졸한 멋의 그림들이 들어있는 것들이 많은데 이 또한 그렇다. 18세기 관요에서 구운 백자로, 다른 어떤 병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 그려져 있다. 매화나무 아래에 한 인물이 지팡이를 짚고 서 있는 것이다. 마치 매화를 감상하는 듯한 포즈이다. 이 역시 어설픈 듯해서 관요에서도 이런 그림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이다. 서울 올림픽을 하던 해의 봄에 이 각병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또, 조선 유일의 신사임당 초상화로 여겨지는 그림 하나도 관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윗부분에 ‘덕수이씨열로부인신사임당영지(德水李氏冽老夫人申師任堂影之)’라고 쓰여 있는데, 발견 당시 미술계가 시끄러웠으나 이를 회피하는 바람에 신사임당 초상화로 알려지지 못했다가 이번에 공개된 것이다.


우당 홍기대 선생은 1921년 충북 충주에서 출생, 독립운동을 하던 아버지의 만주 망명으로 인해 14살이 되던 해에 당시 지필묵 상점이면서 고미술상을 겸하던 구하산방의 점원으로 들어가 고미술을 접하게 되었다. 해방 후 구하산방을 인수하고 전문적인 고미술 상인의 길을 걸으면서 국내외 주요 컬렉터들의 컬렉션을 도왔다. 한국 도자, 특히 조선백자에 매료되어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작은 골동과 고미술품들을 수집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 그의 손을 거쳐간 명품과 특별한 소품들이 세상에 첫 선을 보인다. 홍기대 선생은 현재 구하산방 경영을 넘겨주고 일선에서 은퇴하였으나, 도자를 보는 눈을 원하는 많은 이들에게 경험을 나누어 주고 있다. 




SmartK C.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2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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