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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한 재료에 최상의 세공기술이 더해진 보물들-<금은보화-한국 전통공예의 미>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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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금은보화(金銀寶貨)- 한국 전통공예의 미
기 간 : 2013.03.28.~2013.06.02
장 소 : 삼성미술관Leeum


한국의 전통 금속공예품이 지닌 찬란한 아름다움을 조명한 삼성미술관리움의 <금은보화-한국 전통공예의 미> 展은 우리 미술의 화려함과 정교함에 초점 맞춰진 기획전시로, 말 그대로 '보물'들의 향연이다. 플래시를 터뜨리지만 않으면 사진 찍는 것을 허가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에 작품을 담아가며 감상하고 있었다. 



은제도금 주자. 고려 12세기, 은에 도금, 높이 34.3cm, 보스턴미술관
현존하는 유일한 고려시대 은제 주자로, 고려 금속공예의 정수를 보여준다. 
몸체는 대나무줄기가 나란히 붙어있는 모양이고, 손잡이도 대나무 모양으로 만들었다.
주구는 죽순과 대나무줄기로, 주구 끝은 국화 모양의 덮개가 달려있다.
굽과 몸체 면에 화문, 당초문, 연꽃문 등을 볼 수 있고 몸체 위의 뚜껑에는 크고작은 연꽃들이 겹쳐 있으며
맨 위에 끼고 뺄 수 있는 형태로 봉황이 얹어져 있다.


왕족이나 귀족의 화려한 생활을 그대로 드러내는 보물들은 그 목적이나 쓰임이 어떠했든간에 해당 시기의 문화적 경제적 역량의 결합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재료를 귀하게 여겼고 어떤 모양이 상서롭다 생각했는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손길을 준 작품들은 시간이라는 터널을 지나면서 더욱 빛을 발하게 되었다.


은제도금 장도집, 고려 12세기, 은에 도금, 길이 20.2cm, 국립중앙박물관


옛 무덤에서 나온 금 장신구들과 유리공예품들을 보면, 왕의 권력, 세공기술의 발달상황, 시대의 미적 감각, 외국과의 문물 교류 등 다양한 모습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상감유리구슬. 신라 5~6세기, 유리, 옥, 길이 24cm, 국립경주박물관, 보물 634호.
미추왕릉 C지구 4호분에 묻힌 여성의 가슴팍에서 나온 이 유물은 마노, 벽옥, 수정, 유리구슬 등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남색 유리구슬은 내부에 흰색, 노란색, 녹색, 파란색 등 다양한 색의 꽃과 오리 등 문양을 상감하였는데
서역 유리처럼 사람 얼굴 모습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전시에서 강조된 것은 재료와 기술의 만남. 금이나 은, 각종 보석 등의 값비싸고 귀한 재료에 최상의 세공 기술이 더해져 각종 미술품으로 현현(顯現)된 것들을 볼 수 있다.


은제도금 타출 조문 표형병, 고려 12세기, 은에 도금, 높이 11.1cm, 국립중앙박물관
표주박 모양의 병은 중국 북방지역에서 11세기에 유행한 것으로 고려에서도 제작되었다.
이 작은 표형병은 고려시대 표형병 중 문양과 형태가 가장 아름답다. 봉황, 덩굴줄기, 포도송이같은 꽃 등
다양한 문양을 타출로 새겼다.


전시는 고대 고분미술과 고려시대의 금속공예품을 통한 권위와 화려함, 불교미술품을 통해 볼 수 있는 장엄함, 재료 자체의 아름다움이 드러난 작품들, 장인들의 세공 실력이 잘 드러난 놀라운 작품들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전통 공예품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금제 환두태도, 신라 5~6세기, 금, 길이 13.8cm, 보물 776호
무덤에 묻힌 사람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한 의구인 큰 칼의 손잡이 부분이다.
고리 내부에 두 마리 용이 서로 목을 감고 있는 형상이 표현되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하여 경주, 공주, 춘천 등의 국립박물관과 통도사성보박물관, 호림박물관, 보스턴미술관에서도 작품을 대여해 와 전체 작품 수가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주제와 시각,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많이 보아왔던 신라의 왕관이나 장신구 등도 최상의 것들만 모아놓고 좋은 조명하에서 보니 섬세한 부분이 더욱 강조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 흥미롭다.


영친왕비 앞꽂이 및 떨비녀, 20세기초, 옥, 은에 도금, 진주, 유리. 국립고궁박물관


특히 눈에 띈 것은, 최근 몇 년간 리움이나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볼 수 있었던 화려한 테크놀로지의 도움이다. 놀라운 해상도의 작품 확대 이미지를 최신 모바일 기술을 능가하는 터치스크린 고화질 디스플레이 기기를 아낌없이 설치하여 본 작품과 함께 자세히 감상이 가능하도록 배치하였다. 전시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본 작품보다 기기를 통해 감상하는 시간이 더 길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


감지금은니 대방광불화엄경 권31. 고려 1337년, 감색저지에 금은니, 변상도 19.0x35.9cm 국보 215호
작품 아래쪽의 터치스크린에서 작품의 일부분을 확대 이동 선택하면 위쪽의 대형 고화질 스크린에서
 큰 이미지로 볼 수 있다. 이미지 자체의 해상도와 화면 화질 모두 훌륭하다.


작품이 오히려 테크놀로지에 살짝 주눅 든 형국. 본 작품을 눈으로 보고 느끼는 감동을 감쇄시키지 않으면서도 공간이나 감각의 제약을 넘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테크놀로지를 적절히 사용하는 균형점을 찾았으면 더욱 바람직하지 않을까.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1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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