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 호림박물관 개관 30주년 기념 <호림_문화재의 숲을 거닐다> 기 간 : 2012. 10. 18 – 2013. 04. 27 장 소 :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겨울은 한국 고미술전시가 많지 않은 때지만 간간히 보물들을 만날 기회는 있다. 1982년 호림 윤장섭 선생에 의해 건립된 호림박물관이 작년에 개관 30주년을 맞았고, 두 번째 기념전시로 지난 가을부터 호림이 자랑하는 유물들을 선보이는 특별전을 열고 있다.
호림박물관이 소장한 다수의 문화재 미술품 중에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것은 모두 54건. 이러한 문화재들을 수집하는 과정, 유물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서신, 특별히 개인적으로 애착을 가졌던 작품 등을 선보인다.
최순우 관장과 주고받은 편지
당시 윤장섭 회장이 손수 작성한 유물 구입 목록
<백자청화송옥문병>,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197호
한편 국내의 문화, 예술, 학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명사가 선정한 호림박물관 소장 명품 30선은 재치있는 큐레이팅. 명품 30선은 호림박물관 소장품 중 예술적 성취가 높고 학술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왜 이 명사가 이 작품을 명품으로 골랐을까를 생각하면서 감상하는 것도 흥미롭다.
이경윤 <시주도> 《산수인물화첩》 모시에 수묵, 23.3×22.2cm 유홍준 교수가 명품으로 고른 호림의 소장품 중 하나.
청자음각연화문팔각장경병 고려 12세기 높이 35.4cm 보물 1454호. 윤용이 교수가 명품으로 고른 호림의 소장품 중 하나.
분청사기박지연어문편병, 조선15세기, 국보 179호
백지묵서묘법연화경 국보 211호.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
호림박물관은 상태가 훌륭한 고려시대의 불경 필사본을 여러 점 소장하고 있다.
아름답게 장식된 표지와 단정한 글씨들, 정성스럽게 새겨진 변상도 등이 세월을 뛰어넘는 감동과 놀라움을 준다.
사립박물관의 특별전은 보통 수집가 개인의 미술품에 대한 애호를 칭송하는 것에 맞춰지게 마련. 스스로를 칭찬하는 분위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면 좀 꺼려질 수도 있겠지만 호림이 자랑하는 문화재들을 감상하는 기회는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개인이 이렇게 많은 문화재와 미술품을 수집하고 보관하고 전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까. 말하지 못한 노력과 고난들을 상상하면 그 정도의 자랑은 미덕으로 보아도 된다. 기왕에 있는 돈이라면 이런 데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