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이왈종 서울전 장소: 갤러리 현대(강남) 기간: 2012.3.13~4.1
전통을 잇다: 현대 한국미술 |
|
이왈종<제주생활의 중도> 장지위에 혼합, 194x256cm, 2010
제주에서 생활하며 작업을 하는 이왈종의 작품은 회화와 조각, 부조, 도조 등 다양하고 다채롭다. 매일의 지속되는 제주에서의 일상이 고스란히 그림 안으로 들어와 있다. 자신의 몸과 자연의 생명체도 구분 없이 얽혀있으며 매크로한 세계와 마이크로한 세계가 매순간 통합된다.
'작업과 일상은 맞물려 선회한다.‘진리는 고고한 완성의 경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성의 불완전성 속에 내재하는 것’이란 사실을 일러주는 듯도 하다. 그것이 결국 삶이고 작업이기도하다.
<제주생활의 중도> 장지위에 혼합, 207 X 232cm, 2010
이왈종의 그림은 거대한 자연과 뭇생명체 안에서 세계, 우주를 관조하고 조용히 은거하는 이의 몸을 보여준다. 흡사 조선시대 인물산수화를 보는 듯 하다. 일상의 고요한 삶이 최고의 행복임을 그 그림들은 일러준다.그는 우주 가운에 홀로 고요하다.
<제주생활의 중도> 장지위에 혼합, 130x162cm, 2010
이왈종의 그림은 자연과 교감하고 온 생명체와 통섭하는 자신의 마음의 열락을 가시화하고 있다. 커다란 나무를 배경으로 작은 집에 좌정하거나 누워서 독서를 하거나 차를 마시거나 일상의 삶을 분류한다.그 곳에서 그는 허황된 진리를 추구하지 않고 그저 구체적인 삶의 지속을 추구한다, 반복한다. 일상성의 예찬이고 생활이 그림이 되고 있다.
또한 그의 그림 속에는 모든 생명체가 활력적으로 살아 움직이고 조화를 이루고 있다. 번성하고 노래하고 약동하며 피어나기를 거듭한다. 그것은 음과 양의 왕성한 교류 내지는 조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 생명력은 남과 여. 한 쌍의 꽃과 사슴, 새, 물고기 등으로 그려진다. 지상의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이 윤회하며 살아가는 영원한 힘이자 기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의 시각화다.
<제주생활의 중도> 장지위에 혼합, 150 X 231cm, 2010
결국 그가 새긴 이 이미지는 일종의 파라다이스이자 도원경이다. 자연과 뭇생명들과 교감하며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고요한 삶을 추구하는 이의 모습에서 작가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 것도 같다. 그림 속에는 언제나 작가 자신과 생활공간, 친구들과 자연풍경, 여러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이 변함없는 소재들은 약간의 변주를 거느리고 헤아릴 수 없이 반복된다. 마치 우리네 일상이 그렇게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듯이, 변함없이 흘러가듯이 말이다. 진정한 일상성의 찬미이자 생생불식하고 영원히 순회하는 우주자연의 이치 안에서 유한한 인간의 목숨이 무엇이어야 하는 가를 일러주고 있다.
글: 박영택 교수(경기대학교,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