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국립중앙박물관 서화관 회화실 교체전시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서화관 회화실 기간 : 2012년 1월 31일(화)~ 5월 27일(일)
국립중앙박물관의 서화관에는 풍속화, 초상화, 산수화, 화조·동물화, 사군자화, 궁중장식화와 민화 등 화목에 따른 다양한 회화작품이 존재한다. 상설로 전시하고 있는 서화관의 회화실은 모두 다섯 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약 6개월마다 교체 전시를 진행한다.
2012년, 임진년을 맞이하면서 새로이 단장된 국립중앙박물관의 회화실!
어떤 작품들이 교체되었을지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더욱이 무료로 관람하는 상설 전시관에서 새로운 작품들을 93점이나 만나볼 수 있는 기회라니 생각지도 못했던 소중한 선물을 받은 기분마저 든다.
전시에서 가장 놓칠 수 없는 부분은 임진년을 맞아 전시하고 있는 <운룡도>이다. 조선시대에 용은 신통력을 발휘하여 귀신과 재앙을 막아 주는 존재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석경(石敬)필 <운룡도>와 대형의 걸개그림 <운룡도> 2점을 공개하고 있다.
석경(石敬)필 <운룡도>, 조선초기 15세기 중엽~16세기 전반, 종이에 엷은 채색
석경필 <운룡도>는 용을 역동적으로 표현하였다. 여의주를 앞발로 쥔 채 구름 속으로부터 몸을 부분적으로 드러낸 모습에서 힘찬 새해를 반갑게 맞이하는 듯하다.
작자미상<운룡도>,조선 19세기, 종이에 색
또한 대형의 걸개그림 <운룡도>는 먹구름 속을 뚫고 몸을 틀며 승천하는 용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섬세한 필선으로 묘사하여 힘차고 활동적인 용의 모습에서 웅장한 기상이 느껴지는 듯하다. 작품 상단에 끈이 매달려 있는 점에서 아마도 실제로 정월 초에 궁궐이나 관청의 대문 등에 귀신과 재앙을 물리치기 위해 사용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신윤복 <싸움닭>, 조선 1808년, 종이에 엷은 색 신윤복 <아기업은 여인>, 조선 18세기, 종이에 엷은 색
<운룡도>의 옆에 위치하고 있는 싸움 닭 두 마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로 여인을 주제로 한 풍속화가로 유명한 신윤복, 같이 전시되고 있는 <아기업은 여인>과는 사뭇 다른 주제의 신윤복의 <싸움닭>이다. 신윤복의 작품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소재인지라 더욱 매력적이게 다가온다. <싸움닭>은 붉은 수탁과 검은 수탁 두 마리가 싸움을 하는 도중의 소강상태를 표현한 것으로 붉은 수탁은 기회를 노려 점점 검은 수탁에게 다가가고, 검은 수탁은 바닥을 보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긴장감이 돌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윤두서 <진단타려도陳摶墮驢圖>,조선 1715년, 비단에 색
인물화실에서는 고사인물화로서 전시 되고 있는 작품으로 윤두서(尹斗緖)의 <진단타려도陳摶墮驢圖>가 눈에 띄는데 화려한 청록산수화풍으로 그려진 것이다. 이 작품은 진단의 고사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 조광윤이 송宋 태조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 나귀에서 떨어졌다는 내용으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이 작품은 숙종이 친히 감상하고 시를 지어 화면의 위쪽에 단정히 써내려간 기록이 있기에 더욱 관심이 가는 작품이다.
<남구만초상(南九萬 肖像)>조선 18세기 초, 국립중앙박물관 보물1484호
모형으로 재현한 영당影堂에서는 초상화를 전시하고 있는데 특히 남구만南九萬(1 629∼1711) 초상은 마치 살아있는 듯한 생생한 모습과 얼굴의 미묘한 음영처리가 돋보이며, 정면으로 그려진 것이 특징이다. 엄숙한 분위기마저 느껴지는 이 작품은 얼굴을 윤곽선이 거의 없는 듯한 몰골기법과 얼굴을 전체적으로 미묘한 선염을 구사하며 높낮이를 표현하는 기법을 사용하였는데 이러한 기법을 통해 그리기 어려운 정면상을 소화했을 정도로 초상화 기법이 성숙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전 홍세섭 <유압도(遊鴨圖)>, 조선 19세기, 비단위에 수묵
화조영모실에서 주목할 부분은 홍세섭洪世燮(1832∼1884)의 <영모도> 8폭을 모두 전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작품의 소재는 오리, 백로, 따오기, 기러기, 까치 등으로 각각 두 마리씩 갈대, 수초, 매화 등과 함께 그려졌다. 홍세섭의 작품은 전통적인 새 그림을 소재로 하면서도 새로운 시각과 참신한 화면 구성을 보여주는데 그러한 표현기법이 가장 잘 돋보이는 작품이 <유압도(遊鴨圖)>이다. <유압도>는 두 마리의 물오리가 헤엄을 치고 그 수면에 포물선의 물결이 일고 있는데 먹의 농담으로 물결이 퍼지는 모양을 나타내고, 그 물결의 윗 부분에 짙은 먹을 떨어뜨려 반점을 찍음으로 인하여 오리가 마치 진짜 헤엄치는 듯한 속도감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정면 위에서 내려다 본 부감법으로 그려진 것이다.
<진하도> 1738년경, 비단에 색, 153.0 X 462.4cm
또한 궁중장식화실에서는 <진하도陳賀圖>가 전시되고 있다. <진하도>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조사하여『조선시대 궁중행사도I-서화유물도록 18집』(국립중앙박물관, 2010년)을 통해 소개되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정조가 1783년 장헌세자(莊獻世子)와 혜경궁 홍씨에게 존호를 올리는 행사를 기념하여 제작된 병풍이다. 마치 ‘월리를 찾아라’에서 많은 사람들 속에 숨어있는 ‘월리’를 찾듯이 어좌를 중심으로 한명 한명 줄지어 도열한 관원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도 소소한 흥밋거리이다. 또한 궁중화원의 손길이 느껴지는 섬세한 묘사력과 중간 중간 구사된 금 안료, 화사한 채색을 통한 궁중행사도의 진면목을 통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안견<사시팔경도(四時八景圖)>조선 15세기 중엽,비단에 엷은색 양팽손<산수도(山水圖)> 종이 위에 수묵
한편 산수화실은 2월 7일(화)부터 유물을 교체하였다.
조선초기 안견의 <사시팔경도>와 함께 그의 영향을 받은 작품인 전傳 양팽손(梁彭孫)의 <산수도>를 함께 전시한다. <사시팔경도(四時八景圖)>는 조선 초기 안견파 화풍의 한 전형을 나타낸다. 모두 여덟 폭으로 이루어졌으며, 각 폭에 각각 사계의 변화를 차이가 큰 필법과 묵법으로 예리하게 묘사하였다. 안견파 산수화에서 한결같이 두드러지는 풍경과 물체 사이에서 펼쳐지는 수면과 안개 등에 의해 확산되는 공간 ,한쪽 끝 부분에 치우친 편파 구도, 풍경과 물체가 따로따로 떨어져 있으면서도 조화된 통일을 이루는 구성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이외에도 물고기 그림으로 유명했던 장한종(張漢宗)의 <어해도魚蟹圖> 8폭과 조선의 3대 묵죽화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수운 유덕장(柳德章)의 <묵죽도墨竹圖> 2폭 등 임진년 새해를 맞아 다채로운 유물들이 교체 전시되고 있다. 이렇게 새로이 단장된 국립중앙박물관 서화관의 회화실은 새로운 유물들을 통해 다른 시각으로 한번 더 우리나라 회화의 전통과 변모 양상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또한 한국 전통회화에 담긴 격조를 통해 미적 가치를 느끼고 옛 화가들의 예술정신을 이해하고, 우리 문화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이다.
*전시정보
국립중앙박물관 야간개장 “큐레이터와의 대화” 프로그램 운영
○ 일시 : 매주 수요일 A시간(18:30~19:00) / B시간(19:30~20:00)
○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선사․고대관, 중․근세관, 기증관, 서화관, 조각․공예관, 아시아관)
○ 관람료 : 상설전시관(무료)
○ 셔틀버스 운영 : 단체 20명 이상(편도), 무료, 버스 예약(02-2077-9033 구달회)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www.museum.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