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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1년 그 해 여름 어느날-<무령왕릉을 격물(格物)하다>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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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명 : 무령왕릉을 격물(格物)하다 장 소 : 국립공주박물관 기 간 : 2011. 12 .20 - 2012. 2. 19


1971년 여름, 무령왕릉은 1500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열악한 상황에서 발굴조사 작업은 하룻밤 새에 막을 내렸지만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 수는 적지 않으며, 백제의 문화를 보여주는 데 있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무령왕릉은 유일하게 무덤의 주인공이 알려진 유적으로 올해는 무령왕릉이 발굴된 지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국립공주박물관은 상설전시를 통해서도 무령왕릉 출토 유물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지만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유물을 선보이는 특별전을 기획하여 무령왕릉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전시를 알리는 현수막과 전시장 입구에서 볼 수 있는 붉은 색 모형은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왕비의 베개를 모티프로 한 것이다.

             
                                       비의 목관 단측판                                          왕의 목관 단측판

 
왕의 베개와 발받침

 

 
  왕비 베개                                                                 왕비 발받침

무령왕과 왕비의 베개 등의 부장품은 목관 안에서 발견되었는데, 목관은 일본에서만 분포하는 금송으로 만들어져 다이 백제와 왜(倭)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준다. 반면 왕비의 베개나 발받침은 한반도에서 자생하는 나무로 만들어진 점이 흥미롭다.

 

 
금제귀고리, 국보 제157호.                                                  금제꽃모양장식

어디서든 반짝이는 것은 눈에 띄는 법. 살짝 어두운 전시실 조명 아래 금제장식품이 영롱한 빛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금제관장식은 평상시의 사용, 특수한 의식용, 또한 단순히 죽은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가설 등 다양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러한 궁금증 뒤로 관장식을 꽂은 왕비의 아름다운 모습이 상상 속에서 아른거린다. 왕과 왕비에게 직접 착장되는 장신구류는 금 순도가 거의 순금에 가깝다는 성분분석 결과에 따라 백제에서 금제품을 만들때 제련 또는 정련의 공정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왕비의 관장식, 국보 제 156호. 

발굴 당시 한쪽이 유실된 것으로 생각됐던 왕비의 관장식은 최근 정리과정에서 꽂이 조각이 확인되어 원형을 찾을 수 있었는데, 모두 금으로 만들어진 왕의 관장식과는 달리 꽂이 부분을 청동으로 만들어 차이를 보인다.

   
금동제신발과 금동제 신발조각

실제로 신기에 무리가 있어보이는 금동제신발은 장례용으로 만들어진것으로 주로 삼국시대의 대형고분에서 출토된다. 왕비의 신발은 왕의 신발과 크기나 모양은 유사하지만 금동판을 은판 위에 덧대어 제작한 왕의 신발과는 달리 은판대신에 금동판을 사용하였다. 발견 당시에는 양쪽 뒤꿈치 부분이 부식되어 유실된 것으로 여겨졌으나 바작 잔존물 정리 과정에서 파편들이 새로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무령왕릉 내부의 연꽃무늬 벽돌

                     
                                  관못(사각형장식)                                 관못 (꽃모양장식)                                             

이번 전시에서의 핵심은 용도가 새롭게 확인되었거나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유물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글자, 연꽃무늬, 연꽃격자무늬, 봉황 등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 무령왕릉 입구를 막고 있던 벽돌은 발굴 당시의 것들이며, 이 외에 관못 등을 볼 수 있다.


왕비 시상

왕비의 시상屍床(주검받침: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시신을 관에 안치할 때 사용하는 판)또한 처음으로 공개되는 유물인데 시상은 나무로 제작되기 때문에 쉽게 부패되어 국내에서 남아있는 예는 평양 채협총, 나주 신촌리 9호분 계관만 확인된다.

       
왕 목걸이(흑옥)
흑옥은 고대 식물이 물에 흘러 퇴적되어 토양의 압력을 받아 오랜세월동안 화석화되어 만들어진 보석의 일종이다.

   
동물모양장식(흑옥)

이 외에도 흑옥黑玉으로 확인된 목걸이[頸飾]와 동물모양 장식[獸形佩飾], 유리구슬 등의 장식품과 더불어 과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한 직물에 이르기까지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데 규모가 작은 전시임에도 눈길을 끄는 유물은 마치 무한대인 것만 같다.

       
               왕의 장식손칼 과 X-ray사진                                   왕비의 장식손칼 과 X-ray사진
손칼은 30cm 미만의 작은 칼로 호신용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었다.

무령왕릉은 부근에 거주하는 사람 이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유년 시절에 소풍이나 수학여행의 장소로 찾아본 경험이 있는 장소이기도 한데, 어릴 때는 그저 박물관이겠거니 반짝이는 저 귀고리가 왕과 왕비의 것이겠거니 하며 잠시 동안 눈에만 담았지만 이제는 백제의 역사를 마음에 담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덧붙여진다.

이번 전시는 무령왕릉이 무령왕의 무덤뿐만이 아닌 동시에 왕비의 무덤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해주는데, 상설전에서 전시되고 있는 왕에 관련된 유물과 함께 새롭게 발견되고 연구한 왕비에 관련된 유물들을 전시하여 무령왕릉 전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또한 다양한 분석 결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그림설명과 다양한 영상자료는 무령왕릉에 대해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비록 하룻밤새에 발굴조사는 끝났지만 40주년이 되는 동안까지도 연구 과제를 남긴 무령왕릉의 발굴품들을 보며 우리 유물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은 무한하다는 생각을 다시한 번 해본다.

*전시정보
관람료 : 무료
사진촬영 가능 (단, 플래시를 터트리지 않아야 한다.)

 

글/사진 스마트K
업데이트 2024.11.22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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